발행일: 2026.10.18 (일)
의료/제약

자스케이드 허가…폐기능 회복 아닌 감소 지연에 초점

자스케이드정 국내 허가를 계기로 52주 임상과 2026년 전체 추적 분석을 대조했다. 폐활량 감소 지연과 폐기능 회복·생존 연장 확정은 다르며, 기존 치료제와 직접 비교한 시험도 아니다. 병용약 확인과 안전성, 실제 공급·비용 정보의 후속 확인 필요성을 짚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15일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자스케이드정(성분명 네란도밀라스트)을 수입 희귀의약품으로 허가했다. 기존 약과 다른 기전의 선택지가 국내 허가 문턱을 넘었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핵심 임상 결과는 굳어진 폐를 원래대로 되돌렸다는 것이 아니라, 폐활량이 줄어드는 속도를 늦췄다는 내용이다.

연합뉴스도 15일 허가 사실과 치료기회 확대에 대한 식약처의 기대를 보도했다. 허가 소식을 환자의 관점에서 읽으려면 무엇이 개선됐고 무엇은 아직 단정할 수 없는지 구분해야 한다. 52주 폐활량 평가와 이후 장기 추적 결과, 병용약에 따른 차이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폐기능 검사용 호흡관과 마우스피스, 검사 장비
폐기능 검사 장비. 2009년 미국 시애틀에서 촬영된 자료사진으로, 기사 속 임상시험 장비나 해당 약 제품이 아니다. 크기 조정·WebP 변환. 사진: Joe Mabel / 위키미디어 공용(CC BY-SA 3.0)

새 기전이지만 폐의 흉터를 되돌렸다는 뜻은 아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원인을 뚜렷하게 찾지 못한 상태에서 폐 조직에 흉터가 생기고 단단해져 호흡이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미국폐협회는 이미 생긴 손상은 되돌릴 수 없고 병이 진행하지만 일부 약물이 진행을 늦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치료 성과를 ‘완치’나 ‘폐 재생’으로 바꿔 부르면 환자가 기대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다.

식약처 보도자료를 수록한 e보건소에 따르면 네란도밀라스트는 포스포디에스테라제4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섬유화와 염증 관련 신호에 작용한다. 식약처는 이 약을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인 GIFT 제16호로 지정해 심사했다고 밝혔다. 신속심사 이력은 도입 경로를 설명하는 정보이지, 다른 치료제보다 효과가 크다는 비교 결과는 아니다.

52주 뒤 폐활량은 늘어난 것이 아니라 덜 줄었다

2025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 발표된 FIBRONEER-IPF 3상 시험은 1177명을 무작위 배정해 네란도밀라스트 18mg 또는 9mg을 하루 두 차례 투여한 군과 위약군을 비교했다. 등록 당시 77.7%는 닌테다닙이나 피르페니돈을 복용 중이었다. 연구비는 베링거인겔하임이 지원했다.

주요 평가변수는 52주째 노력성 폐활량(FVC)의 기저치 대비 변화였다. 보정 평균은 18mg군 -114.7mL, 9mg군 -138.6mL, 위약군 -183.5mL였다. 18mg군과 위약군의 차이는 68.8mL였지만, 세 군의 평균값이 모두 음수라는 점이 중요하다.

FVC는 숨을 최대한 들이마신 뒤 힘껏 내쉴 수 있는 공기의 양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허가 설명에서 이 지표의 감소가 위약보다 작았다고 밝혔다. 68.8mL는 시험 집단 사이의 평균 차이이지, 모든 환자의 폐활량이 그만큼 회복된다거나 수명이 같은 비율로 늘어난다는 뜻이 아니다.

시험 구조상 기존 항섬유화제를 일괄 대체하라는 결론도 낼 수 없다. 기존 약을 쓰는 환자와 쓰지 않는 환자가 함께 포함됐고, 새 약과 기존 약을 단독으로 맞붙여 어느 쪽이 우월한지 평가한 직접 비교시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치를 읽을 때 용량뿐 아니라 어떤 배경 치료 위에서 얻은 결과인지 확인해야 한다.

FIBRONEER-IPF 52주 FVC 변화: 18mg군 -114.7mL, 9mg군 -138.6mL, 위약군 -183.5mL — NEJM, 2025년 5월 18일 발표
FIBRONEER-IPF 52주 FVC 변화: 18mg군 -114.7mL, 9mg군 -138.6mL, 위약군 -183.5mL — NEJM, 2025년 5월 18일 발표
FIBRONEER-IPF의 52주 FVC 변화 — 기저치 대비 보정 평균, 단위: mL
시험군배정 인원FVC 변화95% 신뢰구간
18mg 하루 2회392명-114.7-141.8 ~ -87.5
9mg 하루 2회392명-138.6-165.6 ~ -111.6
위약393명-183.5-210.9 ~ -156.1

자료: Richeldi 등, 「Nerandomilast in Patients with Idiopathic Pulmonary Fibrosis」(NEJM, 2025년 5월 18일 온라인 발표). 모든 값은 감소를 뜻하며, 시험 용량은 개인 복용 지침이 아니다.

장기 추적의 생존 신호, ‘효과 확정’과는 거리

2026년 2월 공개된 미국호흡기중환자의학저널의 전체 추적 분석에서는 급성 악화·호흡기 원인 입원·사망을 묶은 핵심 이차 평가변수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18mg군의 위약 대비 사망 위험비는 0.66으로 수치상 낮았지만, 95% 신뢰구간은 0.41~1.08로 차이 없음에 해당하는 1을 포함했다.

이 결과를 ‘사망 위험을 34% 줄였다’고 확정적으로 전달하면 불확실성이 사라진다. 연구진도 수치상 낮은 사망 위험과 복합 평가변수의 효과 부재를 구분했다. 폐활량 보존에서 확인한 이점과 생존에 관한 신호를 같은 수준의 증거로 취급하지 않는 것이 균형 잡힌 해석이다.

효과와 함께 봐야 할 설사·체중·병용약

미국의 2025년 12월 개정 허가문서는 설사, 체중 감소, 식욕 감소 등을 주요 이상반응으로 제시한다. 특히 닌테다닙과 함께 사용한 환자에서 설사가 더 흔했다고 설명한다. 효과가 있는 약이라도 오래 복용할 수 있는지는 부작용과 기존 치료의 부담에 영향을 받는다.

피르페니돈과의 병용도 별도로 다뤄진다. 같은 미국 문서는 피르페니돈이 네란도밀라스트 노출을 낮추며, 병용 환자에서 9mg을 하루 두 차례 투여한 용량의 효과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이는 환자가 스스로 증량·감량하거나 기존 약을 끊을 근거가 아니라, 의료진이 현재 약과 국내 허가사항을 확인해야 할 이유다.

허가 뒤에도 남는 환자의 확인 사항

미국폐협회는 약물 외에도 환자 상태에 맞춘 활동과 영양 관리, 처방에 따른 산소치료를 질환 관리의 일부로 안내한다. 새 약의 허가가 기존 관리와 경과 관찰을 불필요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같은 진단을 받았더라도 실제 치료 선택은 폐기능, 동반질환, 다른 약과의 조합을 바탕으로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식약처 보도자료는 허가 사실과 작용기전, 신속심사 이력을 알리지만 국내 공급 시작일과 환자 부담액, 건강보험 적용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 발표만으로 ‘곧바로 저렴하게 처방받을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실제 도입과 비용에 관한 정보는 별도로 확인해야 할 후속 과제다.

환자와 보호자는 새 치료로 기대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기존 약을 유지하거나 병용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부작용이 생기면 어떻게 대응할지를 진료 때 확인할 필요가 있다. 허가의 가치는 선택지가 늘었다는 데 있다. 그 선택을 실질적인 치료 기회로 연결하려면 효과의 크기와 한계, 안전성, 접근성에 관한 설명이 함께 따라야 한다.

참고 자료

#자스케이드 #네란도밀라스트 #특발성 폐섬유증 #IPF #FIBRONEER-IPF #폐활량
이
이강부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수입차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국산차, 사회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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