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정서교육 6→17차시…늘리기 전 정할 성과표
교육부가 한국형 사회정서교육 우수사례 첫 공모 접수를 시작했다. 2027년 연 17차시 확대를 앞두고 국내 시범 설문과 국내외 메타분석을 대조해 필요한 성과측정 기준을 짚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환경보호원은 26일부터 11월 4일까지 전국 초·중·고·특수학교 교원과 교육전문직을 대상으로 첫 ‘한국형 사회정서교육 우수사례 공모전’ 작품을 접수한다. 선정된 10개 사례는 사례집과 성과공유회를 통해 확산된다. 교육부는 현재 연간 6차시인 사회정서교육을 2027년 17차시로 늘릴 계획이다. 수업시간이 약 2.8배가 되는 만큼, 좋은 사례를 모으는 것과 별개로 효과를 어떻게 비교·검증할지부터 정해야 한다.
첫 공모전, 10개 사례가 전국 모델이 된다
한국형 사회정서교육(K-SEL)은 일부 위기 학생을 대상으로 한 상담이나 치료가 아니라 모든 학생에게 제공하는 보편적 예방교육이다. 자기인식·관리, 소통·협력, 책임, 마음돌봄을 학교생활 속에서 익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담임활동과 교과수업, 창의적 체험활동에 끼워 넣을 수 있어 별도 교과를 만드는 방식과는 다르다.
이번 공모전은 현장에서 이미 운영한 사례를 발굴하는 단계다. 서류심사로 10개 작품을 고른 뒤 발표심사를 거쳐 최종 순위를 정한다. 교육부 장관상과 상금을 주고 우수사례집도 발간한다. 공모 일정과 수상작 숫자는 명확하지만, 수상 사례가 다른 학교에서도 같은 효과를 내는지는 별도의 검증 문제다.

교육부는 올해 초 학교급별 발달 단계에 맞춘 콘텐츠 144종을 개발·보급하고 전국 단위 선도교사 1,500명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콘텐츠는 숏폼·카드뉴스 120종과 영상 24종으로 구성되며, 에듀넷 공유 서비스를 통해 학교와 가정에서 활용하도록 했다. 이는 자료가 부족해 수업을 못 하는 문제를 줄이는 공급 측 장치다.
6차시에서 17차시로…시간보다 실행 품질
연간 운영시간은 현행 6차시에서 2027년 17차시로 11차시 늘어난다. 증가율로는 183.3%다. 수업 횟수가 늘면 감정 인식과 갈등 조정 같은 기술을 반복 연습할 기회도 많아질 수 있다. 하지만 시수 확대 자체가 효과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 항목 | 기준 시점 | 규모 | 확인할 지표 |
|---|---|---|---|
| 연간 운영시간 | 현재 | 6차시 | 학생 참여율·결석률 |
| 연간 운영시간 | 2027년 | 17차시 | 사전·사후 변화와 지속성 |
| 맞춤형 콘텐츠 | 2026년 | 144종 | 학교급·교과별 실제 활용률 |
| 선도교사 | 2026년 | 1,500명 | 연수 이수 뒤 수업 충실도 |
| 공모전 선정작 | 2026년 11월 | 10개 | 다른 학교 재현 가능성 |
국제 연구는 사회정서교육의 가능성과 조건을 함께 보여 준다. 2023년 국제 학술지 ‘아동발달’에 실린 메타분석은 53개국 424개 연구, 57만5,361명의 학생과 252개 프로그램을 종합했다. 참여 학생은 대조집단보다 사회정서 기술과 태도, 행동, 학교 안전·분위기, 또래 관계, 학업 성취에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동시에 프로그램 내용과 실행 방식, 지역 맥락, 실행 품질에 따라 결과 차이가 컸다.
같은 분석을 소개한 예일대 연구진은 순서가 있고, 학생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며, 특정 기술에 집중하고, 목표를 명시한 프로그램에서 효과가 더 강했다고 설명했다. 교사가 직접 운영한 프로그램의 성과도 확인됐다. 결국 ‘몇 차시 했는가’보다 차시 사이의 연결, 학생의 실제 연습, 교사의 피드백, 학교 전체 분위기가 성패를 가른다는 뜻이다.
국내 근거는 긍정적이지만 설계 한계도 있다
교육부가 공개한 2025년 시범운영 설문에서는 사회정서역량 점수가 초등학교 3학년 71.4점에서 81.4점, 중학교 2학년 70점에서 75점, 고등학교 2학년 74.2점에서 81.3점으로 올랐다. 조사 대상은 교사연구회 소속 학생 1,176명이다. 방향은 긍정적이지만, 자기보고 설문이고 비교집단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국 확대의 인과효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국내 연구만 모은 2022년 메타분석도 비슷한 과제를 지적했다. 연구진은 국내 동료평가 논문 22편, 약 23개 프로그램을 분석해 전체 효과크기 0.27을 확인했다. 다만 통계분석, 측정도구, 대조집단 설계, 프로그램 충실도, 외적 타당도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운영 횟수와 회기 길이도 효과 차이를 설명하는 변수였다.
따라서 17차시 확대 전 평가 틀은 최소 세 층으로 나눌 필요가 있다. 첫째, 수업 직후에는 자기인식·감정조절·관계기술 변화를 본다. 둘째, 학기 단위로 출결, 학교생활 적응, 또래 갈등과 도움 요청 행동을 추적한다. 셋째, 6개월 이상 지나 효과가 유지되는지 확인한다. 학교급과 지역, 특수교육 여부, 이주배경 등 학생 조건별 결과도 따로 공개해야 평균값 뒤의 격차를 볼 수 있다.
수상작보다 필요한 것은 공통 측정표
우수사례 공모는 교사가 만든 수업 아이디어를 빠르게 공유하는 데 유용하다. 그러나 수상작은 본질적으로 잘 운영된 사례를 골라 보여 주기 때문에 평균적인 학교의 실행 난도를 대표하지 못한다. 사례집에는 활동 방법뿐 아니라 준비시간, 교사 연수시간, 학생 참여율, 중도 이탈, 예상 밖의 부작용과 수정 과정도 함께 담겨야 한다.
교육부가 2027년 17차시 확대를 전국 정책으로 굳히려면 2026년은 사례 수집의 해이자 측정 기준을 표준화하는 해가 돼야 한다. 공모전 수상작 10개를 ‘성공’으로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같은 지표로 여러 학교를 비교하고 다음 학기까지 추적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정서교육이 행사성 마음돌봄을 넘어 학생의 일상과 학교 문화에 남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참고 자료
- “마음도 배워야 자란다” 2026년 한국형 사회정서교육 우수사례 공모전 개최 — 교육부·대한민국 정책브리핑(2026년 10월 22일)
- 2026학년도 모든 학교에서의 사회정서교육 확대를 위한 맞춤형 현장 지원 강화 — KDI 경제교육·정보센터·교육부(2026년 1월 28일)
- 학생 마음건강 지원 개선 방안 발표 — 교육부(2025년 12월 31일)
- The state of evidence for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A contemporary meta-analysis of universal school-based SEL interventions — Child Development·PubMed(2023년 7월 13일)
- The quality and effectiveness of Social-Emotional Learning (SEL) intervention studies in Korea: A meta-analysis — PLOS ONE·PubMed(2022년 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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