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10.26 (월)
글로벌 한류

LA 1만6000명·상담 400건…한류의 다음 지표는 계약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K-프리미엄 소비재전에 1만6000여 명이 방문하고 400건 이상의 수출 상담이 진행됐다. 관람객과 상담 수를 넘어 계약·선적·재주문으로 성과를 추적해야 한다.

한국무역협회는 2026년 10월 2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사흘간 열린 ‘2026 LA K-프리미엄 소비재전’에 현지 관람객 1만6000여 명이 찾고 수출 상담이 400건 이상 진행됐다고 밝혔다. K-팝과 체험 프로그램이 소비자를 불러 모았고, 북미·중남미 유통기업을 한자리에 연결했다는 점은 확인됐다. 다만 상담이 실제 계약과 재주문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항공기에서 내려다본 미국 로스앤젤레스 도심 전경
2022년 촬영된 미국 로스앤젤레스 도심 전경. 이번 행사 현장과는 다른 시점의 자료사진. 사진: ItzAPotato2009 / 위키미디어 공용(CC0 1.0)

85개 기업과 120여 바이어, 한류가 만든 만남의 밀도

행사는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 매직박스에서 열렸다. 한국무역협회와 엑스포럼이 공동 개최했으며, 화장품·패션·식품·생활용품 분야 국내 기업 85개사가 120개 부스를 운영했다. 북미에서 K-프리미엄 소비재전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어 쪽에는 미국 한인 식료품 체인 H마트, 세계 4000개 이상의 뷰티 매장을 보유한 샐리뷰티, 멕시코 유통체인 델솔을 포함해 미국·캐나다·멕시코의 유통기업 120여 개사가 참여했다. 이들은 참가기업과 1대1 방식으로 400건 이상의 상담을 진행했다.

공개된 최소 수치로 단순 계산하면 바이어 한 곳당 평균 상담은 약 3.3건, 참가기업 한 곳당 평균 상담은 약 4.7건이다. ‘400건 이상’과 ‘120여 개사’라는 반올림 수치를 나눈 값이므로 정확한 성과 지표가 아니라 만남의 밀도를 가늠하는 참고치다. 그래도 단순 전시를 넘어 복수의 거래 상대를 탐색할 기회가 마련됐다는 사실은 보여준다.

2026 LA K-프리미엄 소비재전 주요 규모. 방문객과 바이어·상담 건수는 ‘여·이상’ 기준이다. 출처: 한국무역협회, 2026년 10월 25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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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공개 수치확인되는 의미아직 확인할 것
현지 관람객1만6000여 명B2C 현장 관심구매 전환율·객단가
국내 참가기업85개사공급기업 참여 폭기업별 상담·계약 편차
현지 유통기업120여 개사북미·멕시코 바이어 접점유통채널별 후속 협상
수출 상담400건 이상거래 탐색 활동상담액·계약액·재주문

팬미팅과 시식이 ‘입구’, 유통 바이어가 ‘출구’

행사의 설계는 한류 콘텐츠와 상품 체험을 같은 동선에 배치한 데 특징이 있다. 관람객은 K-뷰티 메이크업쇼, 조리 시연과 시식, 가수 에일리 팬미팅, K-팝 커버댄스 경연 등에 참여했다. 행사 공식 안내는 방문객이 사전 또는 현장 등록 뒤 배지를 받아 입장하도록 했고, 운영 시간은 첫 이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마지막 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공지했다.

현장을 취재한 로스앤젤레스 지역 매체 프레즌스 뉴스는 관람객이 서울소스의 고추장 기반 소스를 시식하고, 커피 추출 시연과 스킨케어 제품 전시를 살펴봤다고 전했다. ‘K-Beauty Meets Melanin’ 세션에서는 서로 다른 피부톤을 고려한 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을 다뤘다. 이는 한류를 단순한 무대 이벤트에 머물게 하지 않고 제품의 맛·사용감·현지 적합성을 확인하는 체험으로 옮긴 장면이다.

이 구조의 경제적 의미는 소비자 관심과 유통 의사결정을 한 장소에 묶는 데 있다. 소비자가 제품을 경험하는 동안 기업은 바이어와 가격, 공급량, 인증, 입점 조건을 논의할 수 있다. 특히 H마트 같은 한인 유통망뿐 아니라 샐리뷰티와 멕시코 델솔이 참여했다는 점은 행사의 목표가 교포 시장을 넘어 주류 뷰티·생활 유통망과 중남미 채널까지 확장돼 있음을 보여준다.

‘상담 400건’ 뒤에 붙어야 할 세 숫자

다만 상담 건수는 거래 성과와 같지 않다. 한 기업이 여러 바이어를 만날 수 있고, 제품 샘플을 전달하거나 조건을 논의한 단계도 상담 1건으로 잡힐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는 상담 총액, 현장 계약액, 일정 기간 뒤 실제 선적 또는 재주문으로 이어진 비율이 제시되지 않았다. 따라서 400건을 곧바로 수출 실적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성과를 판단하려면 최소 세 숫자가 뒤따라야 한다. 첫째는 상담액 대비 계약액 비율이다. 둘째는 계약 뒤 실제 통관·선적된 금액이다. 셋째는 첫 주문이 끝난 뒤 3개월 또는 6개월 내 재주문한 바이어 비율이다. 제품 체험이 화제가 됐는지보다 현지 유통 선반에 얼마나 오래 남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품목별 데이터도 필요하다. 화장품·식품·패션·생활용품은 미국 진입 요건과 구매 주기가 다르다. 화장품은 성분·표시와 피부톤 적합성, 식품은 통관·라벨과 냉장·상온 물류, 패션은 사이즈와 반품, 생활용품은 안전규격이 각각 거래의 병목이 될 수 있다. 전체 상담 건수만으로는 어느 품목이 실제 시장 진입 가능성이 높은지 구분하기 어렵다.

한류 수출의 다음 단계는 ‘팬 수’가 아니라 재구매

1만6000여 명의 방문은 K-팝과 K-푸드, K-뷰티를 한 장소에서 경험하려는 현지 수요가 존재한다는 신호다. 120여 개 유통기업과 400건 이상의 상담은 그 관심을 거래 언어로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두 수치는 서로 다른 단계의 성과다. 전자는 주목도, 후자는 판로 탐색을 가리킨다.

이제 관건은 행사 뒤다. 참가기업이 상담 상대에게 샘플·가격표·인증 자료를 제때 제공하고, 주최 측이 계약·선적·재주문을 추적해 공개해야 이번 행사의 정책 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 다음 행사에서 단순 방문객 수를 늘리는 것보다 품목별 후속 계약률과 현지 재구매 데이터를 축적하는 편이 기업의 의사결정에도 더 유용하다.

LA 행사는 한류가 사람을 모으는 힘과 그 관심을 바이어 미팅으로 연결하는 장치를 함께 보여줬다. 그러나 한류가 지속 가능한 수출 인프라가 됐는지는 400건의 상담 중 몇 건이 실제 매대와 반복 주문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할 때 비로소 판단할 수 있다.

참고 자료

  • 한국무역협회, 「무역협회, LA서 북미 첫 K-프리미엄 소비재전…현지 수출상담도」, https://www.kita.net/board/totalTradeNews/totalTradeNewsDetail.do%3BJSESSIONID_KITA%3D902BCAA1A8C066EF7DCDB9230D97B4A8.Hyper?no=105603&siteId=1
  • Korea Expo LA, “Visitor Guide”, https://en.usa.k-expo.org/visitor-guide
  • Presence News, “Korea Expo Showcases Korean Food, Beauty and Lifestyle Brands in Los Angeles”, https://presencenews.org/korea-expo-la-korean-food-beauty-lifestyle/
  • Wikimedia Commons, “Los Angeles Skyline; August 30, 2022”,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Los_Angeles_Skyline;_August_30,_202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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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부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수입차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국산차, 사회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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