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덤핑 조사 368건으로 역대 최대…경제안보 관점 수입규제 재정비 필요
전 세계 반덤핑 조사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경제안보 관점에서 국내 수입규제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 세계적으로 자국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수입규제 조치가 급증하면서, 우리나라의 수입규제 제도를 경제안보 관점에서 재정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공개한 '수입규제 관련 관세정책 확산에 대응한 제도개선 연구'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적으로 시행된 반덤핑 관세 조사는 총 368건에 달했다. 이는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설립 이래 최대 규모다. 글로벌 통상 환경이 보건 위험, 전쟁, 핵심 자원 수출 통제, 기술 패권 경쟁 등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직면하며 수입규제를 적극적인 무역 제재 수단으로 활용하는 추세가 반영된 결과다.
미국·EU·일본 등 주요국, 국가 안보 앞세워 규제 강화
주요국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수입규제 수단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WTO 규범 외에도 무역확정법 제232조와 무역법 제301조, 국제비상경제주권법(IEEPA) 등을 활용해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강력한 관세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이러한 제도를 무역 제재의 핵심 수단으로 운용한다.
유럽연합(EU)은 WTO 규범을 기반으로 하되, 2023년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기 위한 적극적 무역 구제 제도인 '반강제 수단(ACI)'을 도입하며 대응력을 높였다. 일본 역시 과거에는 수입규제에 보수적이었으나, 2010년대 중반부터 대중국 반덤핑 관세 부과를 늘려왔다. 특히 2022년에는 '경제 안전 보장 추진법'을 신설해 정부 직권 조사에 의한 수입규제가 가능하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우리나라 제도, '우회 덤핑' 대응 및 '국가 안보' 개념 보완 과제
우리나라는 그동안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반덤핑 관세를 많이 부과받은 국가로서 상대적으로 수입규제 조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중국과 동남아시아로부터의 덤핑 수출 및 우회 덤핑이 증가함에 따라, 자국 산업 보호와 경제안보 차원의 적극적인 정책 활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구에서는 향후 반덤핑 관세 부과가 늘어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관리하기 위해 재정경제부의 역할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생산 기업의 피해뿐만 아니라 해당 물품을 중간재로 사용하는 기업의 여건, 국내 물가 및 시장 구조, 통상 협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법적 제도 보완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현재 대외무역법은 무역 제한 조치 시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이나 심의, 항소 등의 절차가 충분히 규정되어 있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가트(GATT) 제21조가 규정하는 '국가 안보 예외'의 핵심인 군수물자 관련 산업 활동이나 국제 위기 대응 등이 법령에 명확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한계로 꼽혔다.
이에 따라 연구에서는 국가 안보 관련 핵심 용어를 정비하고, 판단 주체와 절차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의사결정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계 통상 질서가 국가 안보 중심의 경제 정책으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국가 안보 개념을 반영한 법적·제도적 기반 강화가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출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유튜브 「글로벌 수입규제 확산,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줌인리서치 EP.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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