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10.12 (월)
공공기관

KOTRA 해외 안전망, 3월 입찰 기준 무역관 40%만 기본 대상

KOTRA 해외 파견 직원 피해 9건 중 7건이 중동에 집중된 가운데, 올해 3월 입찰 기준 종합 안전서비스 기본 대상은 당시 128개 무역관 중 51개소에 그쳤다. 한시적으로 확대된 전 지역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과 2027년 예산 감소가 남긴 과제를 짚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해외 파견 인력 안전망이 넓어진 해외 조직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MBC 보도와 올해 3월 KOTRA 입찰 제안요청서 내용을 종합하면, 긴급 의료·보안 이송을 포함한 종합 서비스의 기본 대상은 당시 전 세계 128개 무역관 가운데 51개소로 제한됐다. 올해 해외 파견 직원 피해 9건 중 7건이 중동에 몰린 상황에서, 위험지역만 선별하는 방식이 급변하는 지정학적 위험을 충분히 감당하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국제공항 출국 안내 표지와 여행객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국제공항의 출국 구역. 기사 속 사건과 직접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 vobios / Flickr(CC BY 2.0)

피해 78%가 중동…안전서비스 기본 대상은 40%

MBC가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올해 KOTRA 해외 파견 직원 피해는 9건이며 이 가운데 7건이 중동에서 발생했다. 비율로는 77.8%다. 두바이에서는 직원 자택 인근에 드론 파편이 떨어졌고, 쿠웨이트에서는 직원이 드론 공격 위험에 노출된 사례가 전해졌다. 피해 건수만으로 위험의 크기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충돌이 장기화한 지역에서 위험이 현실의 인명·재산 문제로 번졌다는 점은 분명하다.

반면 지난 3월 제안요청서에서 종합 안전서비스의 기본 대상은 특수지·위험지역 51개 무역관이었다. 당시 전체 128개소의 39.8%다. 나머지 지역은 위기 발생 시 20명 한도로 지원하도록 설계됐다. 단순 계산하면 77개소, 전체의 60.2%는 종합 서비스 기본 대상 밖에 놓였던 셈이다. 이후 입찰 참여 업체가 전 지역 서비스를 제안해 현재는 한시적으로 범위가 넓어졌지만, 계약이 끝나면 41개국 주재원은 긴급 이송 서비스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 보도의 핵심이다.

KOTRA 해외 파견 안전망 관련 핵심 수치
KOTRA 해외 파견 안전망 관련 핵심 수치
KOTRA 해외 파견 직원 피해와 종합 안전서비스 범위. 비율은 공개된 건수로 계산했다. 사건별 피해 정도는 반영하지 않았다.
KOTRA 해외 안전망 관련 공개 수치
항목공개 수치계산·의미
2026년 해외 파견 직원 피해9건사건별 피해 정도는 별도
중동 발생 피해7건전체의 77.8%
3월 입찰 기준 무역관128개소당시 제안요청서 기준
종합 서비스 기본 대상51개소전체의 39.8%
기본 대상 밖 무역관77개소전체의 60.2%

‘위험지역’ 고정 목록으로는 돌발 충돌 대응 어렵다

이번 문제는 단순히 보험 가입 대상을 몇 명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긴급 의료·보안 서비스는 현지 병원 연결, 구급 이송, 보안 차량, 대피 경로 확보처럼 사고 직후 시간을 다투는 기능을 묶는다. 서비스를 위험지역에만 집중하면 평상시에는 예산을 아낄 수 있지만, 위험도가 낮다고 분류된 곳에서 쿠데타·테러·무력 충돌·대형 재난이 갑자기 발생할 때 공백이 생길 수 있다.

국제표준 ISO 31030은 조직 출장의 위험관리를 출발 전 평가부터 실시간 정보, 긴급 대응, 사후 검토까지 이어지는 과정으로 본다. 특정 국가 명단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위협과 취약성을 계속 확인하고, 조직 내부 자원이나 외부 지원으로 실제 대응할 능력이 있는지 판단하라는 취지다. 해외 무역관처럼 현지 근무가 상시 이어지는 조직에는 출장자보다 더 안정적인 대응 체계가 요구될 수 있다.

KOTRA 조직망도 고정돼 있지 않다. KOTRA 공식 해외무역관 안내는 현재 10개 지역본부 아래 86개국 132개 해외무역관을 제시한다. 3월 입찰 당시 보도에 나온 128개소보다 네 곳 많다. 집계 시점이나 포함 범위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조직망이 확대될수록 안전서비스 대상과 예산도 함께 갱신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무역관 수만 늘고 보호 체계가 이전 기준에 머물면 새 거점이 곧 새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

내년 예산 5000만원 감소…‘전 지역 최소 보장선’이 관건

KOTRA 조직망지원팀 관계자는 MBC에 예산 제약으로 모든 지역을 포괄하기 어렵다며 전 지역 확대 필요성을 밝혔다. 그런데 안전 예산 증액 요청과 달리 내년도 관련 예산안은 올해보다 5000만원 줄었다고 보도됐다. 전체 예산 규모와 세부 산식이 공개 보도만으로 확인되지 않아 감소율을 계산할 수는 없다. 다만 한시적 업체 제안에 의존한 전 지역 서비스가 계약 종료 뒤에도 유지될지 불확실하다는 점은 예산 심사에서 따져야 할 대목이다.

비교 대상도 있다. 외교부는 모든 재외공관 근무 직원과 가족을 긴급 이송 서비스 대상으로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역관과 재외공관의 법적 지위와 근무 조건은 다르지만, 모두 국가 업무를 수행하는 해외 인력이라는 점에서 보호 수준의 격차가 합리적인지 설명이 필요하다. 위험도가 높은 지역에 추가 자원을 배분하더라도, 모든 파견자에게 24시간 연락·의료 자문·보안 이송·대피 지원의 최소 보장선을 두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환경을 일터의 기본 원칙이자 권리로 본다. 해외 근무도 예외일 수 없다. 특히 수출기업을 현장에서 지원하는 공공기관 직원의 안전이 흔들리면 개인 피해를 넘어 기업 상담과 공급망 대응, 현지 네트워크 유지에도 차질이 생긴다. 안전 투자는 복지성 비용이 아니라 공공서비스 연속성을 지키는 운영비라는 뜻이다.

국회와 KOTRA가 공개해야 할 세 가지

첫째, 51개 종합 서비스 대상의 선정 기준과 위험등급 갱신 주기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둘째, 현재 업체 제안으로 제공되는 전 지역 서비스의 정확한 종료 시점과 이후 대체 계획을 밝혀야 한다. 셋째, 2027년 예산안 감소분 5000만원이 어느 항목에서 줄었는지, 전 지역 최소 보장에 필요한 추가 재원이 얼마인지 제시해야 한다.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피해 9건의 구체적 인적·물적 피해 규모, 20명 한도 지원의 집행 방식, 41개국 주재원의 정확한 인원까지 확인하기 어렵다. 이 수치들이 공개돼야 예산의 적정성과 지역별 형평성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 KOTRA가 세계 시장의 불확실성을 분석해 기업을 돕는 기관이라면, 자체 인력의 위험도 같은 원칙으로 상시 측정하고 공개하는 것이 먼저다.

이번 사안은 ‘위험지역 몇 곳을 더 넣을 것인가’보다 ‘어느 지역에서 돌발 상황이 생겨도 최소한의 구조 체계가 작동하는가’를 묻는다. 중동에 집중된 실제 피해와 기본 서비스 대상 40%라는 숫자는 현행 선별 체계의 한계를 드러낸다. 국회의 예산 심사는 한시적 확대를 상시 안전망으로 바꿀 수 있는 분기점이다.

참고 자료

#KOTRA #해외무역관 #파견직원 #긴급이송 #산업안전 #중동 #공공기관 #ISO31030
이
이강부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수입차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국산차, 사회 기사도 함께 씁니다.

기자의 다른 기사 ›
저작권자 ⓒ 트렌드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0댓글

현재 댓글 작성이 비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