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하루 1만6000석 늘었지만 예매 149분…통합 코레일 첫 국감의 두 얼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3일 한국철도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9월 1일 시작된 KTX·SRT 통합 운행의 성과와 한계를 함께 점검했다. 코레일은 하루 평균 좌석이 약 1만6000석 늘었다고 밝혔지만, 추석 승차권 예매 대기시간은 최대 149.2분에 달했다. 통합의 성패를 공급량뿐 아니라 노선·시간대별 이용 편익과 디지털 서비스 안정성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과제가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3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철도 공공기관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지난 9월 1일 시작된 KTX·SRT 통합 운행의 효과와 운영 역량을 따져 물었다. 김태승 코레일 사장은 통합 뒤 열차 운행과 좌석 공급이 늘고 운임 부담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이 국감에서 제시한 하루 평균 좌석 증가분은 약 1만6000석이다. 그러나 같은 통합 시스템에서 치러진 추석 승차권 예매에서는 이용자 대기시간이 최대 149.2분까지 늘었다. 좌석을 더 만든 성과와 좌석을 배분하는 디지털 창구의 병목이 동시에 확인된 셈이다.

공급 확대는 예고한 범위 안…‘체감’은 더 쪼개 봐야
정부가 통합 직전 내놓은 계획은 평일 하루 1만5000석, 주말 최대 1만7000석을 추가하는 것이었다. 종전 공급량을 평일 약 23만석, 주말 약 25만석으로 잡으면 증가율은 약 6%다. 주말 운행 횟수는 26회 늘리고, 수서축 좌석은 약 30% 확대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국감에서 나온 하루 평균 1만6000석 증가는 사전 목표의 범위와 대체로 맞아떨어진다.
운임 측면에서는 기존 KTX 구간의 평균 운임을 종전 SRT 수준으로 약 10% 내리고 모든 열차에 5% 마일리지를 적용했다. 통합 앱 ‘코레일+’에서 경부선·호남선뿐 아니라 수서 출발 열차를 한 번에 검색하고 예약할 수 있게 된 점도 이용자가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변화다. 2016년 이후 나뉘어 있던 판매 창구와 회원 체계가 하나로 합쳐진 효과다.
다만 공급 좌석 총량만으로 통합의 성과를 확정하기는 이르다. 출퇴근 시간대와 금요일 저녁, 명절처럼 수요가 몰리는 구간에서 실제 매진률이 얼마나 낮아졌는지, 수서·서울·용산 등 출발역별 편익이 고르게 개선됐는지 공개 자료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늘어난 좌석이 수요가 많은 시간과 노선에 배치되지 않으면 전체 수치는 좋아져도 이용자가 느끼는 부족은 남을 수 있다. 코레일이 공개해야 할 다음 지표는 ‘하루 몇 석’이 아니라 노선·시간대별 좌석 공급, 예약 성공률, 매진까지 걸린 시간이다.

46억원대 증설 계획, 계약 전 멈춘 이유
통합 첫 명절 예매는 운영 역량의 약점을 드러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정희용 의원이 코레일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은 2025년 추석 예매 지연 뒤 예약발매시스템 개선 계획을 세웠다. 예산 46억3100만원을 투입해 데이터베이스 서버의 중앙처리장치(CPU)를 96코어에서 144코어로 50% 늘리고, 대기시간을 약 25분 줄인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사업은 올해 5월 계약 전에 중단됐다. 공급 예정 업체와 기술회의를 하면서 신형 CPU를 기존 장비와 함께 쓸 수 없고, 증설하려면 장비 전면 교체와 데이터베이스 재구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서비스 안정성을 위해 사업을 멈췄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1월 투자심의 단계에서 이런 호환성 위험이 검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심의위원 7명이 만장일치로 사업을 승인했지만 기술상 미흡 사항이나 보완 요구는 없었다는 것이 의원실 지적이다.
그 결과 9월 7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추석 승차권 예매의 일자별 최대 대기시간은 22.5분, 55.7분, 70.9분, 80.0분, 149.2분으로 길어졌다. 마지막 날에는 최장 2시간29분가량을 기다려야 했다. 서버 증설이 예정대로 됐더라도 대기시간이 정확히 25분 줄었을지는 실증되지 않았다. 그러나 투자심의 전에 장비 호환성과 전환 위험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공공기관의 정보기술 투자 절차를 다시 설계해야 할 이유가 된다.
‘통합됐으니 한 시스템’이라는 판단도 위험하다. 회원·결제·좌석 재고가 한 창구로 모이면 이용 편의는 커지지만 장애 때 영향 범위도 넓어진다. 평시 평균 접속량이 아니라 명절 최대 동시접속, 장애 전환 시간, 대기열 이탈률을 기준으로 용량을 시험해야 한다. 전면 교체가 필요하다면 단계별 전환과 이중화, 모의 부하 시험 결과를 외부 전문가가 검증한 뒤 다음 명절 전에 공개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3년 모니터링, 강제금 없는 약속을 성과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코레일과 SR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앞으로 3년간 운임, 좌석 공급, 서비스 수준을 국토교통부와 함께 점검하기로 했다. 심사 과정에서 노선별 여객운송 시장을 살폈고, 공식 브리핑에서는 양사가 겹치는 노선을 150개로 제시했다. 경쟁자가 하나로 합쳐지는 만큼 가격 인상과 서비스 저하 가능성을 사후에 보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번 승인은 시정조치를 붙인 조건부 승인이 아니다. 정부 설명대로라면 모니터링은 기관 간 업무협약을 토대로 진행되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공정거래법상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구조가 아니다. 결국 점검의 실효성은 얼마나 세분화된 지표를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미달 때 어떤 개선 일정과 책임을 붙이느냐에 달렸다.
| 항목 | 사전 계획 | 현재 확인 | 추가 공개 필요 |
|---|---|---|---|
| 좌석 공급 | 평일 +1만5000석, 주말 +1만7000석 | 하루 평균 약 +1만6000석 | 노선·시간대별 매진률 |
| 운임·적립 | 기존 KTX 평균 약 10% 인하, 5% 적립 | 9월 1일부터 적용 | 실제 결제 운임·적립 사용액 |
| 예약 시스템 | CPU 96→144코어, 대기 약 25분 단축 예상 | 호환성 문제로 사업 중단, 최대 149.2분 대기 | 부하 시험·장애 복구 지표 |
| 사후 관리 | 정부 3년 모니터링 | 조건부 승인 아님 | 공개 주기·미달 시 개선책 |
공개 성과표에는 최소한 네 묶음이 필요하다. 첫째, 노선·요일·시간대별 공급 좌석과 매진률이다. 둘째, 실제 결제 운임과 마일리지 사용액을 포함한 이용자 부담이다. 셋째, 앱·웹의 최대 대기시간, 오류율, 결제 실패율과 장애 복구시간이다. 넷째, 안전사고와 정시율, 민원 처리기간이다. 평균치만 제시하면 특정 노선의 악화가 다른 노선의 개선에 가려질 수 있으므로 분포와 최악 구간도 함께 보여줘야 한다.
통합은 끝난 행정 절차가 아니라 검증을 시작한 운영 실험에 가깝다. 정부는 2027년부터 좌석이 KTX-산천보다 약 90석 많은 신규 고속열차 31편성을 순차 도입하고, 평택∼오송 복복선화 등으로 공급을 더 늘릴 계획이다. 차량이 늘어도 예약 시스템과 선로 용량, 정비 인력이 따라오지 못하면 체감 개선은 제한된다. 첫 국감이 보여준 두 숫자, 좌석 1만6000석 증가와 예매 149.2분 대기는 통합의 성과와 취약점을 동시에 보여주는 기준선이다. 다음 평가는 ‘얼마나 합쳤나’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 누구의 이동이 얼마나 나아졌나’에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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