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저평가 구간" 김영익 교수가 전망한 다음 주 시장 변수
코스피가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으나 경기 둔화로 인해 추세적 상승보다는 하락 국면 속 단기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국내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거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가 급락하며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시장이 추세적인 상승으로 돌아서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김영익 교수는 17일 '김영익의 경제스쿨'을 통해 최근 국내 금융시장 동향을 분석하며, 코스피가 이번 조정을 통해 저평가 영역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코스피를 일평균 수출액과 비교해 평가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지난 5월에는 코스피 시가총액이 통화량 대비 76%가량 과대평가되어 거품이 발생했으나, 이후 거품이 붕괴하며 10월 15일 기준으로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코스피가 일평균 수출액으로 평가했을 때 10월 15일 저평가 영역에 들어섰다"며 "이런 의미에서 코스피가 충분히 반등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IMF 성장률 전망 상향과 한국 경제의 위치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경제 전망 변화도 주요 변수로 꼽혔다. IMF는 지난 7월에 이어 10월 경제 전망을 수정하며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했다. 특히 AI(인공지능) 수혜를 받는 국가들의 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는데, 한국 역시 AI 수혜국 중 하나로 분류되며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지난 7월 2.6%에서 3.3%로 0.7%포인트 상향됐다. 이는 한국이 이번 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가장 높게 수정한 나라 중 하나라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 중동과 중앙아시아 지역은 성장률 전망을 낮췄다.
전체적인 세계 경제 흐름은 둔화 추세다.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세계 경제는 연평균 3.7% 성장했으나, 이후 2025년까지 2.9%로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0%로 전망했으며, 내년에는 3.4%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2008년과 2020년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지나치게 돈을 많이 썼고, 중앙은행이 돈을 푸는 과정에서 각 경제 주체의 부채가 많이 늘어났기 때문에 세계 경제가 과거 평균보다 낮은 성장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김 교수는 한국 경제의 중기적 흐름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1980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은 세계 평균 성장률(3.4%)의 두 배에 달하는 연평균 7%의 고성장을 기록했으나, 2010년 이후로는 세계 평균 성장률을 밑돌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올해와 내년도 한국은 세계 평균보다 약간 낮은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세계 GDP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고 짚었다.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가능성과 코스피 반등 전망
다음 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에 대해서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한국은행은 지난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2.5%에서 3.0%로 인상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점치기도 하지만, 김 교수는 이번 인상 사이클이 3.0%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 근거로 소비 위축과 고용 증가세 둔화를 들었다. 김 교수는 "반도체를 제외한 GDP 구성 요소인 소비를 살펴보면 이번 분기부터 GDP 추세 밑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상회하고 있지만, 이는 수요 측면보다는 유가 상승에 따른 공급 측면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장 금리는 이미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종료와 향후 경기 둔화 가능성을 선반영하며 9월 3.99%였던 국고채 3년물 평균 금리가 10월 중순 기준 3.96%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식시장에 대해서는 단기적인 반등은 가능하나, 이를 추세적 상승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HP 필터(HP Filter)를 활용한 추세 분석을 통해 "10월 15일 기준 코스피가 추세보다 약 24% 정도 밑으로 떨어져 있어 단기적인 반등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선행지수가 지난 7월을 정점으로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들어, "하락 국면 속에서의 반등일 가능성이 높으며 일정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또한 장단기 금리 차가 축소되는 현상에 대해 "앞으로 경기 둔화가 올 것이라는 채권 시장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금 흐름 측면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통화 및 유동성을 보면, 신 M2와 구 M2(수익증권 포함) 모두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다. 6월 12.2%였던 통화 증가율은 8월 9.9%로 낮아졌는데, 이는 금리 인상과 더불어 돈이 회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최근 주가 조정에 따라 주식시장으로 돈이 덜 들어오고 있으며, 고객 예탁금과 주식형 펀드 규모 자체가 많이 줄었다"며 "앞으로 주가가 오르려면 코스피 배당 수익률은 높아지고 은행 수신 금리는 낮아져야 하는데, 최근에는 오히려 배당 수익률이 떨어지고 은행 금리가 올라 돈이 은행으로 이동했다"고 진단했다.
미국 시장 리스크와 환율 변동성
해외 시장의 움직임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대목이다. 최근 미국 주식시장은 견조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김 교수는 미국 시장 내 AI 기업들의 리스크가 드러나고 있음에 주목했다. 특히 하이일드 국채 수익률과 국채 수익률 간의 '신용 스프레드'가 최근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김 교수는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것은 미국 주식시장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조만간 미국 시장에도 상당한 충격이 올 수 있으며, 이 경우 이미 충격을 받은 한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수는 있으나 결국 미국발 충격이 우리 시장에 다시 나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물가와 관련해서는 9월 소비자 물가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발표된 점을 언급하며, 유가 상승 영향으로 4분기 물가가 4% 안팎까지 높아질 수 있어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다만 그는 최근 소비 위축과 고용 둔화를 근거로 12월 금리 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며, 내년 상반기나 하반기 중에는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의 경우,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50원에서 1,340원 안팎까지 급락함에 따라 단기적인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환율이 하락 추세에 접어들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본인이 제시했던 적정 유인인 1,270원 선을 향해 접근해가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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