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10.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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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약 8종 추가…11월 주문제조 권한 생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신생아·소아와 백혈병 환자 등에 필요한 의약품 8개 성분·제형을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새로 지정했다. 11월 12일부터는 공급 협조만으로 부족할 때 제조 주문과 직접 수입이 가능한 개정 약사법이 시행된다. 지정 건수보다 공급중단 일수와 재고, 병원 도착 시간을 공개해야 정책 효과를 검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일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 협의회 심의를 거쳐 신생아와 암환자 치료 등에 쓰는 의약품 8개 성분·제형을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새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목록에는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 치료제와 급성 백혈병 치료제처럼 대체가 쉽지 않은 약이 포함됐다. 다음 달에는 공급 협조만으로 부족할 때 정부가 제조를 주문하거나 직접 수입할 수 있도록 한 개정 약사법도 시행된다.

공립병원 약국의 조제대와 벽면 의약품 보관 선반
태국 나와 공립병원의 약국 내부. 이번 국내 지정 의약품이나 특정 제품과 무관한 자료사진. 사진: User:Mattes / 위키미디어 공용(퍼블릭 도메인)

신생아·소아 치료 관련이 8종 중 5종

신규 지정 품목은 환자군과 사용 목적이 다양하지만 신생아·소아 치료 관련 품목이 다섯 개로 가장 많다. 저영양 상태의 유·소아에게 쓰는 복합아미노산 수액주사제 6%·10%, 필수지방산 결핍증에 쓰는 복합지질 수액주사제 20%, 영유아·미숙아 철결핍빈혈 치료용 수산화제이철착염 시럽제가 포함됐다.

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에 사용하는 돼지폐추출물 주사제와 미숙아 무호흡증 치료용 카페인시트르산염 경구액제도 지정됐다. 나머지는 급성 골수성·림프모구성 백혈병 치료용 다우노루비신 주사제, 폐동맥고혈압 치료용 실데나필시트르산염 20mg 정제, 고혈압 치료용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정제다.

국가필수의약품 신규 8개 성분·제형을 주요 사용처로 분류했다. 신생아·소아 관련 5종, 백혈병 1종, 폐동맥고혈압 1종, 고혈압 1종이다. 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2026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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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필수의약품 신규 지정 8종
성분·제형주요 사용처
복합아미노산 수액주사제 6%·10%저영양 상태 유·소아의 아미노산 보급
복합지질 수액주사제 20%필수지방산 결핍증
수산화제이철착염 시럽제영유아·미숙아 철결핍빈혈
돼지폐추출물 주사제신생아 호흡곤란증후군
카페인시트르산염 경구액제미숙아 무호흡증
다우노루비신 주사제급성 골수성·림프모구성 백혈병
실데나필시트르산염 20mg 정제폐동맥고혈압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정제고혈압

여기서 ‘8종’은 제품 브랜드 수가 아니라 성분과 제형을 기준으로 한 품목 수다. 같은 성분이라도 함량과 투여 형태가 달라지면 공급 현장에서 서로 완전히 대체되지 않을 수 있다. 환자가 약국에서 임의로 바꿔 복용할 수 있다는 뜻도 아니다. 실제 대체 가능성은 허가사항과 처방, 환자 상태를 기준으로 의료진이 판단해야 한다.

지정은 경보등, 공급 보장은 별도 문제

약사법은 국가필수의약품을 국가 보건체계 유지에 필요하거나, 보건의료상 필수적이지만 대체제가 없거나 시장 기능만으로 안정 공급이 어려운 의약품으로 규정한다. 지정의 핵심은 중요성을 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급 위험을 정부 관리 대상으로 올리는 데 있다. 행정·재정·기술 지원과 공급 상황 점검, 관계 기관 협의의 근거가 된다.

그러나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과 병원 재고가 안정되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 원료 부족, 단일 제조소 의존, 낮은 채산성, 품질 문제,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가 겹치면 지정 뒤에도 공급 차질이 날 수 있다. 이번 식약처 발표에는 신규 8종의 제조·수입업체 수, 현재 재고, 최근 공급중단 일수, 대체 품목 보유 여부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정책 효과를 판단할 기준선은 아직 확인하기 어렵다.

환자 관점에서 필요한 지표는 목록의 크기보다 실제 이용 가능성이다. 품목별 정상 공급률, 공급중단·부족 일수, 국내 제조와 수입 비중, 원료 공급국 집중도, 의료기관 재고 부족 신고 건수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면 지정 전후를 비교할 수 있다. 공급이 회복됐는지, 단순히 다른 제품으로 수요가 이동했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11월 12일부터 제조 주문·직접 수입 근거

제도 변화는 11월 12일로 예정돼 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개정 이유에 따르면 협의회를 통한 협조 요청에도 국가필수의약품 등의 안정 공급이 어렵다면 식약처장이 제조업자에게 해당 의약품을 주문해 제조하도록 하거나 직접 수입해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긴다. 현재는 시행 전이므로 이번 8종 지정에 곧바로 이 권한이 적용됐다고 볼 수는 없다.

새 권한의 실효성은 발동 기준과 속도에 달렸다. 공급 부족을 어느 단계에서 감지하고, 협조 요청 뒤 얼마 동안 기다린 다음 주문 제조나 직접 수입으로 전환할지 명확해야 한다. 긴급 수입품의 품질 확인과 유통, 건강보험 적용, 의료기관 배분까지 이어지는 절차도 맞물려야 한다. 법적 수단이 생겨도 원료와 생산설비를 즉시 확보할 수 없다면 현장 도착까지 시차가 생긴다.

정부는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 협의회도 11월부터 민관 공동 구조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생산·수입·유통뿐 아니라 처방·조제·사용 단계의 단체가 참여하면 공급 문제를 공장 출하량만으로 판단하는 한계를 줄일 수 있다. 의료기관의 재고 부족과 대체 처방 부담을 조기에 포착하는 통로가 실제로 작동하는지가 관건이다.

해외도 목록보다 조달·재고·생산기반으로 이동

세계보건기구(WHO)의 2025년 필수의약품 표준목록은 520개가 넘는 의약품을 담고 있으며, 어린이용 목록에는 374개가 포함돼 있다. 다만 WHO 목록은 질병 부담과 공중보건 필요를 중심으로 각국의 조달·보험·생산 정책에 참고하도록 만든 것이고, 국내 국가필수의약품은 공급 취약성까지 법적 지정 요건으로 본다. 숫자를 단순 비교해서 어느 제도가 더 넓다고 판단할 수 없는 이유다.

유럽연합(EU)도 5월 핵심의약품법 잠정 합의에서 공공조달에 공급망 회복력 요건을 반영하고, 회원국 공동조달과 생산기반 확충을 추진하기로 했다. 가격만 낮게 받는 조달에서 벗어나 공급처 다변화와 비상 재고를 함께 보겠다는 방향이다. 한국의 주문 제조·직접 수입 권한도 같은 맥락에서 사후 대응 수단을 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8종 지정은 치료 대안이 좁은 환자군의 공급 위험을 정부 관리망에 넣었다는 의미가 있다. 다음 평가는 지정 건수가 아니라 부족 경보부터 생산·수입 결정, 병원 도착까지 걸린 시간으로 해야 한다. 품목별 공급 기준선과 대응 결과가 공개될 때 국가필수의약품 지정이 실제 치료 공백을 얼마나 줄였는지 검증할 수 있다.

참고 자료

#국가필수의약품 #의약품공급망 #신생아치료제 #백혈병치료제 #식품의약품안전처 #약사법 #주문생산
이
이강부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수입차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국산차, 사회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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