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식 원료 넓히고 ‘간 주의’끼리 못 섞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3일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의 혼합 기준을 강화하면서 영양성분 원료와 제조 선택지는 넓히는 내용의 고시 개정안 2건을 행정예고했다. 제품을 만드는 문은 넓히되 여러 제품을 겹쳐 먹을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은 더 촘촘히 막겠다는 설계다. 의견 제출 기한은 12월 23일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3일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의 혼합 기준을 강화하면서 영양성분 원료와 제조 선택지는 넓히는 내용의 고시 개정안 2건을 행정예고했다. 제품을 만드는 문은 넓히되 여러 제품을 겹쳐 먹을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은 더 촘촘히 막겠다는 설계다. 의견 제출 기한은 12월 23일이다.

한날 나온 두 개정안, ‘안전’과 ‘선택’의 두 축
식약처 공고 제2026-513호는 다수 제품과 복합 기능성 원료를 함께 섭취하는 현실을 안전 기준에 반영했다. 간 질환 관련 주의사항이 붙은 기능성 원료끼리는 한 제품에 섞어 쓰지 못하게 하고, 기능성 원료를 ‘기타원료’로 사용할 때 허용량은 해당 원료 일일섭취량의 30% 미만으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기능성을 앞세우지 않은 부원료 형태로 우회해 성분을 더하는 길을 좁히는 조치다.
2025년 재평가 결과도 반영된다. 녹차추출물과 알콕시글리세롤 함유 상어간유의 섭취 주의사항을 신설하거나 고치고, 테아닌은 인정된 기능인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 완화’와 다르게 쓰이는 사례를 막도록 주의 문구를 강화한다. 소비자가 봐야 할 것은 원료 이름 하나가 아니라 같은 기능과 같은 주의사항이 여러 제품에서 겹치는지다.
공고 제2026-512호는 제조 선택지를 넓히는 축이다. 마그네슘·철·엽산 제조에 쓸 수 있는 원료로 구연산마그네슘, 구연산제일철, 메틸테트라히드로엽산칼슘 3종을 추가한다. EPA·DHA 함유 유지의 제조방법을 확대하고, 뮤코다당·단백 원재료에는 철갑상어와 홍어의 연골조직을 더한다. 인삼·홍삼 농축액의 세균수 단위는 부피 기준 mL에서 무게 기준 g으로 바꾼다. 점도가 높은 농축액의 시험 편의를 높이려는 조정이다.

| 구분 | 현행 | 개정안 | 소비자·업계가 볼 점 |
|---|---|---|---|
| 프로바이오틱스 | 일일섭취량 1억~100억 CFU | 1억 CFU 이상 | 상한 삭제는 고함량 섭취 권장이 아님 |
| 기타원료 사용 | 기능성 원료 일일섭취량 미만 | 일일섭취량의 30% 미만 | 부원료 형태의 중복 사용 제한 강화 |
| 영양성분 원료 | 기존 허용 원료 | 마그네슘·철·엽산 원료 3종 추가 | 제품 선택 폭 확대 가능 |
| 주의사항 | 기존 문구 | 녹차추출물 등 3종 보완 | 표시와 중복 섭취 여부 확인 |
100억 CFU 상한 삭제, ‘더 많을수록 좋다’는 뜻 아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프로바이오틱스 일일섭취량 기준이다. 현행 ‘1억~100억 CFU’에서 100억 CFU 상한을 없애 ‘1억 CFU 이상’으로 바꾸는 안이다. CFU는 살아 있는 미생물 수를 나타내는 집락형성단위다. 고함량 제품 수요와 국제 흐름을 반영해 제조 자율성을 넓히겠다는 취지지만, 식약처는 이 조정이 소비자에게 고함량 제품 섭취를 권장하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구분은 광고 문구를 읽을 때 중요하다.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보충제정보실은 시중 프로바이오틱스에 1회분당 10억~100억 CFU가 흔하고 500억 CFU 이상 제품도 있지만, CFU 수가 높은 제품이 낮은 제품보다 반드시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기대 효과는 총량만이 아니라 균주, 대상 질환, 연구된 용량과 보관 과정에서 살아남은 균 수에 좌우된다. 숫자가 커졌다는 사실만으로 효능의 우열을 정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이번 안이 확정되면 ‘100억 CFU’는 규정상 천장이 아니라 제품별 표시값이 된다. 소비자는 전면의 큰 숫자보다 기능성 내용, 균주명, 일일섭취량, 보관법과 주의사항을 함께 봐야 한다. 중증 질환이 있거나 면역 기능이 약한 사람은 더 조심해야 한다. 미국 국립보완통합건강센터는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대체로 안전 사용 이력이 있지만, 중증 환자나 면역저하자에게서는 유해 영향 위험이 더 크다고 정리한다.
장바구니에서는 ‘제품 수’보다 성분 중복을 계산해야
안전 기준 강화의 출발점은 한 제품만 따로 보는 소비가 줄었다는 데 있다. 장 건강, 체지방, 피로, 스트레스 등 서로 다른 목적의 제품을 동시에 먹어도 부원료나 기능성 원료가 겹칠 수 있다. 제도는 제조단계의 혼합을 제한하지만, 소비자가 서로 다른 완제품을 한꺼번에 섭취하는 상황까지 자동으로 차단하지는 못한다.
한국소비자원이 2025년 체지방 감소 건강기능식품 12개를 시험한 결과, 기능성분 함량은 모두 관련 기준을 충족했지만 비타민·무기질 등이 함께 든 제품이 있어 영양성분 중복을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같은 기능성 제품을 함께 먹을 때의 주의 표시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새 기준의 ‘혼합 금지’만 믿기보다 집에 있는 모든 제품의 기능성분표를 나란히 놓고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
첫째, 제품마다 ‘영양·기능정보’에서 기능성 원료와 하루 섭취량을 적는다. 둘째, 간 질환 관련 주의 문구가 있는 원료가 두 제품 이상에 겹치지 않는지 본다. 셋째, 프로바이오틱스는 총 CFU만 합산해 많고 적음을 판단하지 말고 균주와 인정 기능을 확인한다. 넷째, 의약품을 복용하거나 간 질환·면역저하 등 기저질환이 있으면 구매 전에 의사나 약사에게 전체 제품 목록을 보여 주는 편이 안전하다.
아직 확정 규정 아니다…12월 23일까지 의견 수렴
두 문서는 10월 23일 나온 행정예고다. 즉시 시행된 최종 고시가 아니다. 식약처는 개인과 단체의 찬반 의견과 이유를 12월 23일까지 받는다. 의견 수렴 뒤 문구나 시행 시점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업체는 최종 고시를 기준으로 원료 조달과 표시 변경 일정을 잡아야 한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규제를 한 방향으로만 풀거나 조이는 것이 아니다. 영양성분 원료와 제조법은 넓히고, 복합 섭취와 간 관련 주의사항에는 제동을 건다. 소비자에게 남는 판단 기준도 선명하다. 새 원료나 더 큰 숫자보다 내게 필요한 기능인지, 이미 먹는 제품과 겹치지 않는지, 주의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다.
참고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일부개정고시(안) 행정예고(공고 제2026-512호. 2026.10.23), https://www.mfds.go.kr/law/board/boardDetail.do?brdId=data0009&menuKey=33&seq=44303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일부개정고시(안) 행정예고(공고 제2026-513호. 2026.10.23), https://www.mfds.go.kr/law/board/boardDetail.do?brdId=data0009&menuKey=33&seq=44304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안전관리 강화·영양성분 원료 확대 등 기준 정비(2026.10.23), https://www.mfds.go.kr/brd/m_99/view.do?company_cd=&company_nm=&itm_seq_1=0&itm_seq_2=0&multi_itm_seq=0&page=1&seq=50435&srchFr=&srchTo=&srchTp=&srchWord=
한국소비자원, 다이어트 건강기능식품 품질비교 결과, 체중 감소 기능성분 함량 기준은 충족하나 중복섭취 주의 필요해요(2025.5.21), https://www.kca.go.kr/home/sub.do?menukey=4004&mode=view&no=1003873095&page=22
미국 국립보건원 보충제정보실, Probiotics - Health Professional Fact Sheet(2025.3.25), https://ods.od.nih.gov/factsheets/Probiotics-HealthProfessional/
미국 국립보완통합건강센터, Probiotics: Usefulness and Safety, https://www.nccih.nih.gov/health/probiotics-usefulness-and-saf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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