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간접흡연 민원 76%↑…준칙의 실효성은
경기도가 2026년 10월 23일 공동주택 간접흡연 대응 절차를 포함한 관리규약 준칙 18건의 개정 검토안을 공개했다. 의견수렴은 11월 2일까지다. 2022~2025년 민원 증가율과 현행 법령을 대조해 지방 준칙이 바꿀 수 있는 절차와 넘기 어려운 강제력의 경계를 짚었다.
경기도가 23일 공동주택 간접흡연 대응 절차를 구체화하는 내용을 포함해 관리규약 준칙 18건을 손보는 방안을 내놨다. 도는 11월 2일까지 의견을 받은 뒤 올해 12월 개정안을 마련하고,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2027년 3월 제24차 준칙을 시행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절차는 확정 고시가 아니라 의견수렴 단계다.

3년 새 1만3232건 늘어난 민원
개정 논의가 시작된 배경에는 빠르게 불어난 민원이 있다. 경기도가 집계한 공동주택 관리주체의 간접흡연 민원은 2022년 1만7409건, 2023년 2만1148건, 2024년 2만8583건, 2025년 3만641건이다. 3년 사이 1만3232건 늘었고, 증가율을 계산하면 76.0%다. 2025년 증가율은 전년 대비 7.2%로 낮아졌지만 민원 규모 자체는 3만 건을 넘어섰다.
민원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피해의 원인과 책임이 곧바로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담배 연기는 환기구와 창문, 복도 등 여러 경로로 이동할 수 있고 냄새를 감지한 지점과 흡연 장소가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신고를 받은 관리사무소가 어떤 항목을 확인하고, 어느 범위에 안내하며, 같은 문제가 되풀이됐을 때 무엇을 기록할지를 정하는 것이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도는 표준 사실조사서로 발생 시간과 장소, 유입 경로 등 민원 내용을 확인하고 피해가 의심되는 동이나 라인에 금연 안내방송과 예방 안내문을 내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동주택 금연구역 지정 신청과 별도 흡연공간 설치 방안도 논의 대상이다. 간접흡연 외에도 관리 종사자 처우, 동별 대표자 선거, 전자투표, 안전·소방, 회계감사 등 모두 18건이 검토 목록에 올라 있다.
| 연도 | 민원(건) | 전년 대비 |
|---|---|---|
| 2022 | 17,409 | - |
| 2023 | 21,148 | 21.5% |
| 2024 | 28,583 | 35.2% |
| 2025 | 30,641 | 7.2% |
준칙은 절차를 만들지만 과태료를 만들지는 못한다
관리규약 준칙은 공동주택이 자체 관리규약을 고칠 때 참고하는 표준이다. 민원 접수 뒤 조사와 안내, 재발 시 후속 조치를 같은 순서로 진행하도록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 아파트마다 처리 방식이 달라 생기는 혼선을 줄이고, 관리주체가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는 불신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준칙이 세대 내부 흡연에 새로운 과태료나 강제조사 권한을 주는 것은 아니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상 피해 입주자는 관리주체에 사실 확인과 흡연 중단 권고를 요청할 수 있고, 관리주체는 조사를 할 수 있다. 흡연자로 추정되는 입주자는 권고에 협조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사적 공간에서의 흡연을 직접 처벌하는 조항은 아니다. 관리규약이 상위법에 없는 제재권을 새로 만들 수 없다는 뜻이다.
공용공간은 조건이 다르다. 복도와 계단,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전부 또는 일부는 세대주 절반 이상의 동의를 받아 지방자치단체에 금연구역 지정을 신청할 수 있다. 이렇게 지정된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면 1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모든 아파트 공용공간에 과태료가 자동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지정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오래된 피해 분포가 던지는 경고
국민권익위원회가 2014년 공개한 민원 분석에서는 베란다·화장실 등 집 내부 피해가 53.7%, 계단·복도 등 공용부분이 31.9%, 건물 밖 저층 인접 구역이 12.6%였다. 12년 전 자료여서 현재 분포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다만 피해가 사적 공간 경계에서 많이 보고됐다는 점은 공용공간 금연구역 지정만으로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
별도 흡연공간도 설치 자체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위치와 바람길, 주거동과의 거리, 배기 방향을 검토하지 않으면 연기가 다른 동이나 저층 세대로 옮겨갈 수 있다. 설치 전후 민원 위치와 빈도를 비교하고, 문제가 커지면 위치를 조정하거나 운영방식을 바꾸는 평가 절차가 함께 있어야 한다.
처리 건수보다 재발률을 봐야
준칙의 실효성을 판단하려면 ‘몇 단지가 규약을 고쳤는가’보다 처리 결과를 측정해야 한다. 민원 접수부터 첫 안내까지 걸린 시간, 사실조사 실시율, 조사 거부·불응 사유, 같은 동·라인의 30일 안 재접수율, 금연구역 지정 뒤 공용공간 재발 건수를 익명으로 집계할 필요가 있다. 흡연자를 특정해 공개하는 방식은 사생활 침해와 주민 갈등을 키울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조사서도 증거를 확정하는 문서라기보다 대응 기록으로 설계해야 한다. 냄새 감지 시각과 지속시간, 창문·환기시설 가동 상태, 공용공간 확인 결과를 같은 형식으로 남기면 반복 민원의 패턴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불확실한 추정을 특정 세대의 위반 사실처럼 기록하면 분쟁을 더 키울 수 있다. 당사자에게 기록의 목적과 보관기간, 이의제기 절차를 알리는 장치가 필요하다.
관리사무소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안내문에 나눠 적는 것도 중요하다. 사실조사와 중단 권고, 예방 방송은 가능하지만 세대 내부 강제 진입이나 즉시 과태료 부과는 어렵다. 공용공간은 금연구역 지정 여부에 따라 제재 가능성이 달라진다. 이 차이를 설명하지 않으면 주민은 조사에 협조하고도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행정의 무대응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지방 준칙 다음은 국가 기준
경기도 개정안은 민원 처리의 출발선을 맞추는 조치다. 하지만 사적 공간 사이로 이동하는 연기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방법, 공동주택 분쟁조정 절차에 간접흡연을 명확히 포함할지, 반복 피해에 어떤 중재수단을 둘지는 지방 준칙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중앙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측정·조정 기준을 보완해야 지방의 절차가 실질적 구제와 연결될 수 있다.
의견수렴 단계에서 확인해야 할 질문은 세 가지다. 표준 조사서가 관리주체의 업무를 과도하게 늘리지 않는가, 피해·가해 추정 세대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보호하는가, 처리 뒤 재발 여부를 어떤 지표로 공개할 것인가다. 준칙 개정의 성패는 문구를 추가한 단지 수가 아니라 반복 민원이 실제로 줄었는지로 평가해야 한다.
참고자료
- 경기도, 공동주택 간접흡연 예방 등 관리규약 준칙 개정 추진. 의견 수렴 (경기도, 2026-10-23)
- 경기도, 공동주택 간접흡연 민원 처리기준 만든다…피해조사·세대 안내 강화 (경기도, 2026-09-22)
- 이웃 간 분쟁 해결 > 분쟁의 발생 > 생활 속 분쟁 > 간접흡연 피해 분쟁 (본문)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법제처)
- 간접흡연 피해 ‘베란다·화장실 등 집 내부’가 제일 많다 (국민권익위원회, 2014-11-10)
- 공동주택 실내 간접흡연 피해방지 방안 (국민권익위원회, 20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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