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기장촬영소, 시범운영 앞두고 지점 설치
영화진흥위원회가 10월 2일 부산기장촬영소 운영 사업용 지점 설치를 의결하고 28일 회의 결과를 공개했다. 11월 1일 시범운영을 시작하는 853억원 규모 공공 촬영소의 시설·지원 조건과 남은 운영 과제를 살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부산기장촬영소의 시범운영을 앞두고 운영 사업을 위한 지점 설치를 의결했다. 영진위가 10월 28일 공개한 제17차 임시회의 자료에 따르면 위원 9명은 10월 2일 서면 의결에 참여해 ‘부산기장촬영소 운영 사업을 위한 지점설치’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공공 종합촬영소가 건물 준공 단계를 넘어 별도 운영 거점을 갖추는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시점은 촉박하다. 촬영소의 시범운영은 11월 1일부터 2027년 3월 31일까지 5개월간 예정돼 있다. 운영규정 제정안의 의견수렴 기간은 10월 26일 끝났고, 지점 설치 의결 사실은 시범운영 사흘 전인 10월 28일 공개됐다. 2027년 상반기 정식 개관까지 남은 기간은 시설의 크기를 알리는 단계보다 대관·안전·비용 체계를 실제 제작 현장에 맞게 다듬는 시험대에 가깝다.

남양주 매각대금 853억원, 부산에 새 거점
부산기장촬영소는 2019년 운영을 마친 남양주종합촬영소의 기능을 잇는 공공 제작 인프라다. 영진위 웹진이 공개한 사업 내역을 보면 촬영소는 2024년 5월 착공해 약 28개월 뒤인 2026년 8월 준공했고, 9월 사용 승인을 받았다. 총사업비는 토지 매입비 193억원과 건축비 660억원을 합친 853억원이다. 재원은 2016년 매각된 남양주종합촬영소 매각대금으로 충당됐다.
전체 대지면적은 15만8412㎡, 건축 연면적은 1만2631㎡다. 실내 스튜디오 3개 동과 야외촬영장 4곳, 세트 제작·보관을 위한 아트워크, 야외촬영 지원시설을 배치했다. 실내 스튜디오 가운데 가장 큰 1동은 4563㎡로 안내돼 있으며, 2동은 3253㎡, 3동은 2379㎡다. 야외촬영장 1은 2만7258㎡로 가장 넓고 나머지 세 곳도 각각 7910㎡, 7080㎡, 5180㎡다.
| 날짜 | 내용 |
|---|---|
| 2026년 8월 | 촬영소 준공 |
| 2026년 9월 | 사용 승인 |
| 2026년 10월 2일 | 영진위, 운영 사업용 지점 설치 원안 의결 |
| 2026년 10월 6~26일 | 운영규정 제정안 의견수렴 |
| 2026년 11월 1일~2027년 3월 31일 | 5개월 시범운영 |
| 2027년 상반기 | 정식 개관 예정 |
첫 작품은 대관료 면제, 실비는 제작사 부담
시범운영은 대규모 장편영화 한 편을 먼저 받아 시설과 운영 절차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영진위 공모문은 순제작비와 세트 규모가 크고, 시범운영 기간에 2개월 이상 장기 대관을 확정한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제시했다. 선정작은 스튜디오 1·2와 야외촬영장 1~4의 대관료를 전액 감면받는다. 다만 냉난방비, 실제 사용한 전기료, 폐기물 처리비 같은 실비는 제작사가 부담한다.
대관료 면제는 개관 초기 제작사를 유치하는 강한 유인이다. 동시에 공모문은 선정작에 세트 시공부터 본 촬영, 철거와 원상복구까지 단계별 안전 의무를 부과했다. 시설 사용 만족도와 결함을 담은 피드백 보고서 제출, 운영 프로세스 개선 자문 참여도 요구한다. 첫 작품은 단순한 입주자가 아니라 운영 시스템을 검증하는 시험 참여자인 셈이다.
지원 조건에는 2027년 상반기 개관식에 주요 제작진이 참여하고 촬영소 홍보에 협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심사 배점에도 감독과 주요 배역의 인지도, 언론보도 가치가 5점 반영됐다. 그러나 공공 촬영소의 성패를 첫 작품의 화제성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반복 대관률, 스튜디오 가동일수, 안전사고 건수, 지역 인력 고용과 숙박·운송 등 부산권 제작지출이 함께 공개돼야 시설 투자 효과를 검증할 수 있다.
‘큰 공간’보다 중요한 운영의 빈칸
10월 29일 현재 영진위 시설 안내 페이지는 대관 ‘절차’의 세부 내용을 향후 추가한다고 표시하고 있다. 운영규정 제정안의 의견수렴은 끝났지만, 제작사가 일정과 비용을 비교할 수 있는 정식 대관료표, 신청·승인 소요기간, 취소·원상복구 기준이 한 화면에 정리돼 있지는 않다. 시범운영 과정에서 이 빈칸을 얼마나 빨리 채우는지가 정식 개관의 실질적인 준비도를 보여줄 지표다.
대형 촬영소는 세트 면적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1000평급 스튜디오에서 장기간 촬영하려면 전력과 공조, 크레인·탑차 진입, 세트 제작과 폐기, 숙련 스태프 이동이 한 묶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부산기장촬영소는 남부권에서 대규모 실내 세트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지상 장점이 있지만, 수도권 제작사에는 장비와 인력을 옮기는 추가 비용이 생긴다. 부산의 로케이션 지원, 지역 제작사·기술인력 데이터베이스, 숙박·교통 패키지를 대관과 연결해야 ‘공간 공급’이 실제 제작 유치로 이어질 수 있다.
영진위가 2023년 연구에서 제시한 생산유발 837억5100만원, 부가가치유발 374억300만원, 취업유발 약 889명은 건립에 따른 예상 효과다. 이미 발생한 실적이 아니다. 정식 개관 뒤에는 전망치와 실제 지표를 분리해 공개할 필요가 있다. 시설별 가동률과 대관 수입, 감면액, 이용 작품 수, 지역 내 지출액을 매년 같은 기준으로 공시해야 853억원 투자의 성과를 독자가 판단할 수 있다.
이번 지점 설치 의결은 공사 완료 뒤 운영 주체를 행정적으로 세우는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5개월 시범운영의 목적은 개관을 선언하는 데 있지 않다. 첫 작품이 겪은 예약·세트·안전·정산 문제를 기록하고 규정과 요금에 반영하는 데 있다. 부산기장촬영소가 남양주의 ‘대체 시설’을 넘어 남부권 제작 생태계의 거점이 될지는 11월부터 쌓일 운영 데이터가 말해줄 것이다.
참고자료
- 영화진흥위원회, ‘2026년 제17차 위원회 임시회의’(2026.10.28 공개): https://www.kofic.or.kr/kofic/business/intr/findConferenceInfoList.do
- 영화진흥위원회, ‘부산기장촬영소’ 시설 안내: https://www.kofic.or.kr/kofic/business/intr/introKBGStudio.do
- 영화진흥위원회, ‘부산기장촬영소 시범운영 론칭 작품 지원 사업 모집 공고’(2026.09.22): https://www.kofic.or.kr/kofic/business/board/selectBoardDetail.do?boardNumber=4&boardSeqNumber=75681
- 웹진 한국영화, ‘새로운 영화·영상 제작 거점으로의 출발-부산기장촬영소를 가다’(2026.10.06): https://magazine.kofic.or.kr/webzine/web/2883/pdsView.do
- 부산광역시, ‘부산촬영소 본격 착공, K-콘텐츠를 세계로 쏘아 올리는 전초기지로!’(2024.07.18): https://www.busan.go.kr/nbtnewsBU/1636789
- 영화진흥위원회, ‘KOFIC 연구 2025-09 부산기장촬영소 운영 활성화 방안 연구’(2025.09.22): https://www.kofic.or.kr/kofic/business/rsch/findPolicyDetail.do?boardNumber=39&policyNo=7646
0댓글
현재 댓글 작성이 비활성화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