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롱잔치 수준"…액션의 극한 구현한 영화 '퓨리어스'가 선사한 경이로움
무술 감독 출신 제작진과 전문 액션 배우들이 결합해 구현한 '퓨리어스'의 경이로운 맨몸 격투 액션을 분석한다.

액션 영화의 문법이 변화하고 있다. 화려한 CG나 컷 분할을 통한 편집 기술이 주를 이루는 최근의 흐름 속에서, 인간의 몸이 구현할 수 있는 물리적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액션이 등장했다. 영화 '퓨리어스'는 단순한 타격의 나열을 넘어, 배우들이 직접 설계하고 수행하는 맨몸 격투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무술 감독의 시선으로 분석한 '액션 만렙' 제작진의 집합체
영화 '퓨리어스'는 단순히 액션 장면을 수행하는 배우들을 넘어, 액션 시퀀스 자체를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이들이 모여 만든 작품이다. 감독 다니카기 켄지는 과거 '정무문' 시리즈의 무술 감독으로 활동하며 견자단의 액션을 구축했던 인물로, 이번 작품에서는 총감독으로서 액션의 설계도를 그렸다. 그는 '살파랑', '도화선' 등 견자단과 함께 작업해온 이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실사화 작품인 '바람의 검심'의 무술 감독을 맡기도 했다.

출연진의 면면 또한 이 영화의 정체성을 뒷받침한다. 주연을 맡은 샤마오(사묘)는 이연걸 주연의 영화 '영웅'에서 아역으로 출연했을 만큼 탄탄한 무술 실력을 갖춘 배우다. 그는 20편 이상의 액션 영화에 출연하며 무술 감독으로도 활동해온 경력이 있다. 함께 호흡을 맞추는 조 타슬림은 인도네시아 국가대표 유도 선수 출신으로, 영화 '레이드' 시리즈와 한국 영화 '검객'에서 빌런으로 활약하며 검증된 액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레이드' 시리즈의 배우이자 무술 감독인 야한 루히안, '가면라이더' 시리즈에 출연했던 이나가바 조이 등 액션 디자인이 가능한 '만렙' 제작진이 한데 모였다. 이들은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액션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바탕으로 영화를 완성했다.
할리우드식 편집을 거부한 '날 것'의 격투 시퀀스
이 영화가 기존 액션 영화들과 궤를 달리하는 지점은 촬영 방식과 연출의 밀도에 있다. 일반적인 할리우드 액션이 배우들의 동작을 세밀하게 나누어 촬영한 뒤 편집으로 이어 붙이는 방식을 취한다면, '퓨리어스'는 인물들이 맞붙는 긴 호흡의 합을 그대로 담아내는 데 집중한다. 주먹이 날아가는 장면, 얼굴 클로즈업, 타격 장면 등을 여러 컷으로 나누어 찍는 할리우드식 연출과 달리, 이 영화는 배우들이 직접 소화하는 긴 시퀀스를 보여준다.
이는 과거 성룡이 보여주었던 방식과 궤를 같이한다. 성룡은 인터뷰를 통해 시퀀스가 1분 30초가 넘어가면 다시 찍는다고 밝힐 만큼, 긴 호흡의 액션을 완성하기 위해 '될 때까지 한다'는 태도로 임해왔다. 80년대 당시 전 세계 관객들이 성룡의 액션에 충격을 받았던 이유도 이러한 촬영 방식에 있었다. '퓨리어스'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단순히 멋진 동작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현실적이고 처절하며 지독하게 싸우는 모습을 담아내며 관객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인물들이 뒤엉키는 경이로운 액션의 정점
특히 영화의 백미로 꼽히는 후반부의 액션은 경이롭다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압도적이다. 주인공들이 최종 빌런과 대치하던 중, 죽은 줄 알았던 중간 보스가 다시 일어서며 2대 1의 상황이 벌어지는 장면은 이 영화의 기술적 정점을 보여준다. 보통의 액션 영화라면 시각적 단순함을 위해 인물을 한 명씩 상대하도록 연출하겠지만, '퓨리어스'는 다섯 명의 인물이 뒤엉켜 싸우는 복잡한 상황을 빠른 속도감과 정교한 합으로 풀어내며 현실적이면서도 처절한 액션을 구현했다.
이 장면은 액션의 설계와 실행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목격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 다섯 명의 인물이 엉키는 상황에서도 눈을 쫓아가기 힘들 정도로 빠른 액션이 펼쳐지며, 이는 영화 외적으로도 제작진의 대단함을 느끼게 하는 요소다. 단순히 타격의 합을 맞추는 수준을 넘어, 인물들이 뒤엉키는 역동적인 움직임을 구현해낸 구성은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스토리를 넘어선 액션의 순수함, 새로운 경험의 제안
서사 구조는 전형적인 액션물의 틀을 따른다. 아내를 찾으려는 나빈(조 타슬림 분)과 딸을 납치당한 왕웨이(샤마오 분)가 공통의 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은 익숙한 흐름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스토리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액션이 아니라, 액션 그 자체의 물리적 충격과 에너지를 전달하는 데 목적을 둔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에 걸맞은 잔인함과 피가 낭자하는 처절함이 동반되지만, 이는 단순한 자극을 넘어 액션의 리얼리티를 확보하기 위한 장치로 작동한다. 액션의 설계와 실행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그 경이로운 과정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새로운 형태의 액션 경험을 갈구하는 관객들에게 '퓨리어스'는 기존의 합 맞추기식 액션과는 차원이 다른 몰입감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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