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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09.25 (금)
의료/제약

비대면 약 배송 확대 논의…36조 의약품 유통 시장의 주도권 싸움으로 번지나

비대면 약 배송 확대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36조 원 규모의 의약품 유통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정부와 약사계의 갈등 및 산업적 영향력을 분석한다.

비대면 약 배송 확대 논의…36조 의약품 유통 시장의 주도권 싸움으로 번지나
안경을 쓴 남성이 실내에서 손을 움직이며 설명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와 연계된 약 배송 서비스의 확대 논의가 시작되면서, 의료 접근성 향상이라는 정부의 입장과 플랫폼 종속 및 안전성을 우려하는 약사계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특히 이번 논의는 단순한 수령 방식의 변화를 넘어, 거대한 의약품 유통 시장의 주도권이 누구에게 향할 것인가라는 산업적 쟁점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약 배송 확대 논의와 이해관계자 간의 대립

정부는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비대면 약 배송 대상 확대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현재는 섬, 벽지, 장애인 등 일부 환자만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시행 중인 비대면 약 배송을 전체 비대면 진료 환자로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의 핵심이다. 정부는 약국이 조제한 정보를 플랫폼에 제공하는 체계를 고도화하여, 환자가 처방받은 약이 어느 약국에 있는지까지 연결하는 시장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다만 조제약의 품질 관리와 복약 지도, 환자의 실제 수령 여부 확인 등 안전성 확보를 위한 방안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는 플랫폼 종속성과 안전 문제를 근거로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영상 속 설명에 따르면, 약사계는 플랫폼이 특정 약국이나 약을 상단에 노출하는 등의 방식으로 공급자를 통제하는 '플랫폼 종속'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조제 과정의 품질 관리와 약물 오남용 가능성 등 안전성 문제도 주요 쟁점이다. 시민단체 간에도 의견은 갈린다. 환자 단체들은 수령 방식의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며 찬성하는 반면, 보건의료 단체들은 의약품 오남용과 건강보험 재정 부담, 의료 데이터의 플랫폼 집중 등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36조 의약품 유통 시장과 비만 치료제의 영향력

비대면 약 배송 논의의 이면에는 거대한 자본의 흐름이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기준 국내 의약품 유통 시장의 매출 규모는 약 36조 원에 달하며, 상위 10개 업체의 비중이 42.8%를 차지할 정도로 집중도가 높다. 특히 비만 치료제와 같은 '블록버스터' 약제의 성장은 이러한 유통 시장의 변화를 가속화하는 변수로 꼽힌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비만 치료제 시장은 2024년 대비 4.4배 성장하는 등 급격한 팽창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비급여 시장으로서 매우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유통 권력의 이동 가능성도 주목된다. 전국 약국의 약 80%와 거래하는 대형 도매업체의 경우, 강력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특정 의약품의 판매량을 증대시키는 등 마케팅 채널로서의 영향력을 이미 입증한 바 있다. 결국 비대면 약 배송 논의는 단순히 약을 전달하는 방식을 정하는 문제를 넘어, 제조부터 환자에게 전달되기까지의 전 과정에서 시장 주도권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라는 산업적 권력 투쟁의 성격을 띠고 있다.

산업 변화에 따른 주요 기업의 움직임

의료 시스템의 변화와 비대면 시장의 확대 가능성은 관련 기업들의 행보와도 연결된다. 비만 치료제 시장의 성장에 따라 자체 개발한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상용화를 준비 중인 한미약품이 주목받고 있으며, 이 회사는 평택 바이오 공장을 통한 생산력 확보를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마운자로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GC녹십자웰빙 역시 해당 약제의 판매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는 등 시장 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약 배송 확대 논의가 초기 단계인 만큼, 향후 정부의 정책 방향과 보안 장치 마련 여부에 따라 시장의 구체적인 모습은 달라질 수 있다.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이 결합된 새로운 의료 시스템이 구축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업적 변화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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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임상우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경제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기업소식, 금융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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