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10.17 (토)
그린에너지

미국, 기존 송전선에 DPA 최대 5000만달러…290MW 증용 실험

미국 에너지부는 10월 16일(현지시간) 버지니아와 웨스트버지니아의 기존 송전선로에 첨단 전선과 실시간 선로용량 산정 기술을 적용하는 사업에 국방물자생산법(DPA) 자금을 최대 5000만달러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8개월 동안 애팔래치안파워의 버지니아 송전망 용량을 약 290MW 늘리는 것이 목표다.

미국 에너지부는 10월 16일(현지시간) 버지니아와 웨스트버지니아의 기존 송전선로에 첨단 전선과 실시간 선로용량 산정 기술을 적용하는 사업에 국방물자생산법(DPA) 자금을 최대 5000만달러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버지니아 에너지부가 주도하고 애팔래치안파워 등이 참여하는 이 사업은 48개월 동안 애팔래치안파워의 버지니아 송전망 용량을 약 290메가와트(MW) 늘리는 것이 목표다.

미국 애팔래치아 지역에서 크레인이 H형 송전 구조물을 정비하는 모습
미국 애팔래치아 지역의 AEP 송전 구조물 유지보수 장면. 이번 버지니아·웨스트버지니아 사업 현장과 직접 관련 없는 자료사진이다. 사진: dankeck / Flickr(CC0 1.0)

철탑을 더 세우기보다 기존 통로에서 290MW 추가

사업의 두 축은 ‘고성능 전선 교체’와 ‘동적 선로용량 평가’다. 첨단 재도체화는 기존 철탑과 선로 통로를 활용하면서 더 높은 온도를 견디고 처짐이 적은 전선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새 송전선 부지를 처음부터 확보하는 것보다 토지·인허가 절차를 줄일 수 있다.

동적 선로용량 평가(DLR)는 풍속, 기온, 일사량과 전선 처짐 등을 센서로 측정해 그때그때 안전하게 보낼 수 있는 전력량을 다시 계산한다. 송전선의 고정 용량은 보수적인 기상 조건을 전제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바람이 전선을 식히거나 기온이 낮을 때 실제 여유가 생기면 DLR이 이를 운전에 반영한다. 다만 더운 날 바람이 약하면 추가 여유가 줄어드는 만큼, 항상 같은 폭의 용량을 보장하는 발전설비와는 다르다.

에너지부는 이 조합이 통상적인 송전망 보강보다 1~4년 빠르게 290MW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발표상 용량은 ‘추정치’이고 사업은 ‘제안된 48개월 프로젝트’다. 실제 준공 시점과 최종 증용 폭, 총사업비 가운데 연방자금 이외의 분담 구조는 발표문에 공개되지 않았다. 최대 5000만달러도 집행 완료액이 아니라 지원 상한이다.

미국 버지니아·웨스트버지니아 송전망 증용 사업 핵심 수치
미국 버지니아·웨스트버지니아 송전망 증용 사업 핵심 수치

데이터센터 수요 30GW인 PJM에서 0.29GW의 의미

사업지는 미국 최대 전력시장인 PJM 권역의 핵심 병목과 맞닿아 있다. PJM은 13개 주와 워싱턴DC에 걸쳐 전력망을 운영하며 북부 버지니아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집적지를 포함한다. 로이터는 PJM이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에서 약 30기가와트(GW)의 추가 수요가 생길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이번 사업의 290MW는 0.29GW다. 지역과 산정 범위가 달라 두 수치를 직접 상쇄할 수는 없지만, 단일 증용 사업만으로 권역 전체 수요 증가를 감당할 수 없다는 규모 차이는 분명하다.

송전망 지연은 발전소 쪽에도 병목을 만든다. 같은 보도는 송전설비 증설이나 보강 필요 때문에 PJM에서 37.7GW의 신규 발전원이 막히거나 늦어졌다는 자연자원보호협회 분석을 인용했다. PJM은 2026년 2월 신뢰도 보강을 중심으로 122억달러 규모의 추가 송전 개선을 권고했다. 기존 선로 증용은 수년 안에 급한 용량을 확보하는 도구이지만, 장거리 간선망 신설과 지역 간 전력 교환을 대신하는 해법은 아니다.

기존 송전망을 늘리는 세 가지 선택지
방식무엇을 바꾸나강점제약
동적 선로용량센서·기상자료로 허용용량을 실시간 계산설치가 빠르고 기존 자산 활용기상과 운영체계에 따라 여유가 변동
첨단 재도체화기존 철탑의 전선을 고성능 제품으로 교체새 통로 없이 상시 용량 확대 가능공사 중 정전·자재 조달·구조물 적합성 점검
신규 송전선철탑·변전소·선로 통로를 새로 건설대규모·장거리 전송에 유리부지, 인허가, 비용분담과 주민 수용성

DPA가 발전소가 아닌 전선 기술로 향한 이유

이번 발표의 정책적 특징은 송전선과 전력제어 장비를 국가안보 자산으로 다룬 점이다. 백악관은 4월 20일 대통령 결정문에서 변압기, 송전선과 도체, 변전소, 고압 차단기, 전력제어 전자장치, 보호계전기, 전기강판 등을 국방에 필수적인 산업자원·핵심기술로 규정했다. 국내 생산능력 부족과 긴 조달기간, 수입 의존을 이유로 DPA 303조에 따른 구매약정과 금융지원을 허용했다. 이후 관련 예산 10억달러가 마련됐고, 이번 5000만달러 사업이 그 집행 사례로 제시됐다.

이는 전력망 확충을 단순한 환경정책이 아니라 군사시설, 정부기관, 제조업과 데이터센터의 공급 안정 문제로 재정의한 것이다. 다만 ‘국가안보’라는 명분이 곧 경제성을 입증하지는 않는다. 에너지부는 혼잡 완화와 전기요금 인하 효과를 제시했지만, 발표문에는 예상 혼잡비용 절감액이나 이용률, 수혜자별 비용분담, 실패 시 환수조건이 담기지 않았다. 편익은 실증 결과와 규제기관의 비용 심사를 거쳐 확인해야 한다.

빠른 증용과 장기 간선망을 함께 봐야

첨단 선로기술은 이미 다른 지역에서도 시험 중이다. 로이터는 테네시강유역개발공사가 13마일 송전선에서 DLR 등을 시험하고 있으며, 업계가 전선 코팅과 고온·저처짐 도체를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2025~2035년 신뢰도 유지를 위해 매년 약 5000마일의 고용량 송전선을 새로 지어야 하지만 2024년 건설 실적은 888마일이었다는 에너지부 추산도 소개됐다. 이 간극이 기존 선로를 더 효율적으로 쓰는 기술의 시장을 키운다.

그럼에도 운영자가 날씨 자료와 센서 오차를 실시간 급전 시스템에 신뢰성 있게 반영하지 못하면 DLR의 이론상 여유는 실제 용량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재도체화도 철탑 강도와 변전설비가 새 전선의 용량을 받아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사업의 성패는 290MW라는 목표 숫자뿐 아니라 계절별 가용용량, 고장률, 혼잡비용, 정전시간, 단위 MW당 총비용을 공개하는 데 달렸다.

버지니아 실증은 ‘새 선로가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과 ‘아무 조치 없이 기존 망을 과부하시키는 것’ 사이에 중간 선택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48개월 뒤 확인해야 할 것은 기술이 작동했는지만이 아니다. 추가된 290MW가 어느 시간대에 실제 제공됐는지, 데이터센터와 주민 중 누가 비용을 부담하고 편익을 얻었는지, 같은 방식이 다른 지역에도 재현 가능한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그래야 국방물자생산법 자금이 일회성 실증을 넘어 송전망 병목을 줄이는 표준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참고 자료

#미국 전력망 #송전망 #국방물자생산법 #DPA #동적 선로용량 #DLR #첨단 재도체화 #AI 데이터센터 #PJM #버지니아
이
이강부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수입차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국산차, 사회 기사도 함께 씁니다.

기자의 다른 기사 ›
저작권자 ⓒ 트렌드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0댓글

현재 댓글 작성이 비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