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입찰 1.1GW로 두 배…인증은 가동 전까지
한국전력거래소가 2026년 9월 22일 공고한 육지 ESS 중앙계약시장 물량을 1,100MW·6,600MWh로 확대했다. 신제품은 입찰 때 제작사 보증서로 인증 자료를 대체할 수 있지만 상업운전 전까지 정식 인증서와 시험성적서를 내지 못하면 계약이 취소된다.
한국전력거래소가 지난 9월 22일 공고한 2026년 육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이 11월 11일 마감된다. 공고 물량은 최대방전용량 1,100MW, 저장용량 6,600MWh로 전년 제2차 육지 입찰보다 120% 커졌다. 입찰 당시 인증을 마치지 못한 신제품도 제작사 성능보증서와 인증 취득 계획으로 참여할 수 있지만, 상업운전 전까지 인증서와 시험성적서를 내지 못하면 계약이 취소된다.

두 배 넘은 6시간형 ESS
이번 공고는 2028년에 필요한 육지 ESS를 대상으로 한다. 한 사업이 제시할 수 있는 규모는 10MW 초과 100MW 미만이며, 1MW당 6MWh를 함께 갖춘 6시간형 설비다. 전체 공고 물량을 정격으로 한 번 충전하면 6,600MWh를 저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준공기한은 2029년 2월이다.
직전 육지 입찰인 2025년 제2차 공고는 500MW·3,000MWh, 준공기한 2027년 12월이었다. 이번에는 최대방전용량과 저장량이 각각 2.2배가 됐다. 다만 공고 물량이 그대로 낙찰되는 것은 아니다. 적격 제안 물량의 경쟁률이 1.15대 1에 못 미치면 선정 물량을 줄일 수 있고, 발전사업 허가나 계통 검토에서 탈락하면 해당 물량은 다음 공고로 넘어갈 수 있다.
| 구분 | 최대방전용량 | 저장용량 | 준공기한 |
|---|---|---|---|
| 2025년 제2차 | 500MW | 3,000MWh | 2027년 12월 |
| 2026년 | 1,100MW | 6,600MWh | 2029년 2월 |
| 변화 | 120% 증가 | 120% 증가 | 14개월 연장 |
인증 면제 아닌 ‘검증 시점’의 문제
공고의 기본 원칙은 인증 의무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력변환장치(PCS)는 각각 KC 62619와 KC 62477-1 등에 따른 인증을 요구한다. KC 인증 범위를 넘는 용량의 전지 시스템은 KS C IEC 62619 또는 그와 동등 이상 성능을 보증하는 시험성적서를 내야 한다. 비리튬계 흐름전지도 KS C IEC 62932 등에 따른 성능·안전 요건과 공인기관 자료가 필요하다.
예외는 ‘신제품 설비’에 한정된다. 입찰할 때 한국배터리산업협회나 공인시험기관의 인증서·시험성적서를 아직 받지 못했다면 제작사 성능보증서로 관련 서류를 대신할 수 있다. 이때 인증 취득 수행계획서를 함께 내야 하고, 상업운전 개시 전에는 정식 자료를 전력거래소에 제출해야 한다. 제출하지 않으면 계약 취소 사유가 된다.
따라서 이 조항을 안전 인증 자체의 면제로 해석하면 정확하지 않다. 입찰 참가 단계의 문턱을 늦춰 신제품의 경쟁 기회를 열되, 실제 가동 전에 최종 검증을 끝내게 하는 구조다. 같은 예외는 2025년 제2차 육지 입찰에도 들어 있었다. 올해 갑자기 생긴 규제 완화라기보다 물량이 120% 확대된 시장에서 기존 유예 구조가 더 큰 규모로 적용되는지가 핵심이다.
안전 25점, 최종 점수로는 12.5점
가격과 비가격 평가는 각각 50점씩이다. 비가격 항목 안에서 화재·설비 안전성은 100점 중 25점으로, 계통연계와 산업·경제 기여도와 같은 비중이다. 비가격 점수를 최종 50점으로 환산하므로 안전 항목이 최종 총점에 주는 최대 영향은 12.5점이다. 안전 항목 점수가 배점의 40%에 못 미치는 사업은 낙찰자 선정에서 제외된다.
세부 평가는 배터리 소재의 화학·물리적 특성, UL 9540A 관련 증빙, 화재 예방·감시 체계, 고장 발생 때 파급 방지와 복구 계획을 본다. 전기저장시설 화재안전성능기준(NFPC 607)과 한국전기설비규정 준수 확약도 요구한다. 전력거래소는 관련 인증서뿐 아니라 화재보험 보장범위를 확인할 수 있는 계약서·확약서·의향서·견적서도 필수 서류로 제시했다.
국가기술표준원이 2019년 KC 62619를 만든 이유는 ESS 발화·화재 재발 방지였다. 이 기준은 산업용 리튬이차전지의 국제기준 IEC 62619를 국내 기준에 맞춘 것이다.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은 배터리관리시스템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고장과 운용 오류까지 살피는 기능안전성 검토를 KC 62619의 시험 업무로 안내한다. 제작사 보증서와 공인시험기관의 시험성적서가 같은 성격의 문서가 아닌 이유다.
가동 전 검증을 추적할 장치가 관건
선정 뒤에도 여러 관문이 남는다. 낙찰자는 발표일로부터 9개월 안에 발전사업 허가를 받지 못하면 낙찰이 취소된다. 계통관리 변전소 또는 ESS 연계 필요성이 인정되는 변전소에 접속해야 하며, 발전사업 허가 과정의 계통 검토에서 연계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우선협상대상 지위도 잃을 수 있다.
운영 조건도 길다. 연간 383회 이상, 15년 동안 모두 5,745회 이상 충·방전해야 한다. 계약기간 말 보증수명은 70% 이상, 연도별 운전효율의 최저 평균은 65% 이상이어야 한다. 입찰 서류상의 성능 약속과 2029년 실제 설비가 같은지를 확인하는 준공·시운전 검증이 사업 성패를 가르게 된다.
공고문은 선정 결과를 입찰자에게 개별 통지하고, 필요하면 낙찰사와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할 수 있다고 적었다. 그러나 ‘필요하면’ 공개하는 방식만으로는 신제품이 어떤 보증서로 선정됐고 언제 정식 인증을 마쳤는지 외부에서 연속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전력망 안정화라는 공익 목적과 대규모 장기계약의 성격을 고려하면 낙찰·허가·인증·시운전 단계별 확인 결과를 같은 기준으로 공개하는 것이 시장 신뢰를 높이는 방법이다.
ESS는 재생에너지 출력이 남을 때 전기를 저장하고 수요가 높을 때 공급해 계통 변동성을 줄이는 설비다. 1.1GW 규모 확대는 계통 유연성을 키우는 기회인 동시에, 서류상 계획을 실제 안전 성능으로 전환해야 하는 관리 과제이기도 하다. 쟁점은 신제품을 일률적으로 배제할지 여부가 아니라, 입찰 단계의 한시적 대체를 가동 전 공인 검증과 투명한 사후관리로 확실히 연결할 수 있느냐다.
참고 자료
- 2026년 ESS 중앙계약시장(육지) 경쟁입찰 공고 — 한국전력거래소(2026년 9월 22일)
- 2025년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육지) 경쟁입찰 공고 — 한국전력거래소(2025년 11월 27일)
- 전기저장시설의 화재안전성능기준(NFPC 607) — 국가법령정보센터(2026년 5월 4일 시행)
- 전기용품 안전기준(KC 62619 산업용 리튬이차전지 안전) 제정고시 — 국가기술표준원(2019년 10월 21일)
- 기능안전성 —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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