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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0.18 (일)
경제

"수출 1억 달러 시절 법에 머물러"…K-방산 성장의 발목 잡는 '내수용' 제도

대한민국 방산 수출이 200억 달러 시대를 맞이했지만, 이를 규율하는 법과 제도는 과거 1억 달러 시절에 머물러 있어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요구에 대응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수출 1억 달러 시절 법에 머물러"…K-방산 성장의 발목 잡는 '내수용' 제도
안경을 쓴 남성이 마이크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 유튜브 영상 캡처)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해야 할 법과 제도는 과거 내수 중심의 틀에 갇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무기 체계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수준을 넘어,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등 복잡해진 수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혁신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가 전한 이 영상에는 한국 방산의 눈부신 성장 이면에 가려진 제도적 병목 현상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과제들이 담겨 있다. 법무법인 일촌의 방산·항공우주 전략센터 전문가들은 한국 방산이 직면한 현실적인 한계를 짚으며, 현재의 법 체계가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주국방 모델에 멈춘 법령, '수출 산업' 전환에 걸림돌

한국 방위산업의 성장 모델은 오랫동안 '자주국방'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1970년대 국방과학연구소 설립 이후, 외국 무기를 우리 기술로 대체하는 데 집중하며 성장해 왔다. 우리 군이 사용하는 무기 체계를 신속하게 개발하고 납기하는 것이 핵심이었으며, 이에 맞춰 법과 제도 역시 국내 군용 무기 공급에 최적화되어 발전했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을 거치며 전장 환경이 급변하고, 무기 체계의 수요가 단순 완제품 구매에서 현지 생산 및 유지·보수(MRO) 협력으로 확장되면서 기존 모델은 한계에 부딪혔다. 최용선 수석은 "우리의 방위산업 법 체계는 과거 1세대 성장 전략인 내수 중심 모델에 맞춰져 있다"며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는 무기 체계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방위사업법의 근간이 수출 규모가 1억 달러 수준이었던 2006년 시절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현재 한국의 방산 수출액은 150억~200억 달러 규모에 달하며, 향후 '방산 4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매년 250억 달러 이상의 수출이 필요하다. 산업의 규모는 수백 배 커졌지만, 이를 규율하는 법적 틀은 여전히 과거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의미다.

"동맹국에 재수출하고 싶다" 구매국의 요구, 제도적 한계에 막혀

수출 방식의 변화는 구체적인 계약 협상 과정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과거에는 완제품을 특정 국가에 납품하는 것으로 계약이 종료됐으나, 최근 구매국들은 기술 이전이나 다자간 협력을 요구하는 추세다. 김난형 변호사는 최종 사용자 증명서(EUC, End User Certificate)를 예로 들며 현행 제도의 허점을 설명했다.

현행 법령상 EUC는 무기를 구매한 국가가 제3자에게 이전하거나 재수출할 때 반드시 대한민국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무기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지만, 구매국 입장에서는 자국의 안보 상황에 따라 동맹국에 무기를 지원하고 싶을 때마다 한국 정부의 허락을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김 변호사는 "구매국이 자신의 동맹국에게도 무기를 제공하고 싶어 하는 것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합리적인 요구일 수 있다"며 "하지만 현행 법령은 이러한 다자간 수출에 대한 규정이 미비해, 계약 협상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고 말했다. 구매국이 한국으로부터 무기를 수입한 뒤, 인접한 위험 국가에 무기를 지원하여 자국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고 싶어도 매번 한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계약 진행의 걸림돌이 된다는 설명이다.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지적재산권' 규제가 변수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공장을 건설하고 공동 생산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원천 기술을 보유한 한국 정부와 국방과학연구소(ADD)의 권한과, 현지에서 응용되어 만들어진 새로운 지적재산권(IP) 간의 충돌이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예를 들어 폴란드에서 한국의 기술을 응용해 현지 환경에 맞춘 변형 모델(예: 폴란드형 K2 전차)을 만들 경우, 이 제품이 기존 제품과 질적으로 얼마나 다른지에 따라 수출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 만약 원천 기술의 변형으로 간주된다면 다시 한국 정부의 엄격한 통제를 받아야 한다. 국방과학연구소가 보유한 원천 기술의 실시권을 기업에 넘겨 생산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해외에서 현지 환경에 맞춰 응용된 무기 체계가 만들어질 경우 이에 대한 책임과 권한이 다시 정부의 통제 영역으로 들어오게 된다.

최용선 수석은 "유럽처럼 무기 체계가 블록화되고 변화 속도가 빠른 상황에서, 우리 제도가 이러한 변주를 허용하지 못하면 글로벌 공급망에서 소외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주변의 전장 환경이 3개월 단위로 급격히 변화하는 상황에서, 제도가 이러한 기술적 변주와 현지화 요구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공급망 진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한국 방산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업의 기술력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국제 환경과 구매국의 요구를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인프라 구축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최준영 박사의 지구본 연구소 유튜브 「무기 수출 강국이 된 한국, 법과 제도는 아직 내수용? [방산 특집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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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우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경제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기업소식, 금융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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