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구매는 ‘발견’보다 ‘검증’…전시장 힘 여전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2026년 10월 15일 공개한 소비자 2200명 조사에서 최종 검토 차량의 80.9%가 초기 후보에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와 AI가 비교를 돕지만 전시장 방문·시승 경험률은 78.1%로 가장 높았고, 26.0%는 계획보다 높은 금액을 지출했거나 지출할 것으로 답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지난 15일 최근 3년 안에 수입차를 샀거나 구매를 고려한 만 25~59세 소비자 2200명을 온라인으로 조사해 공개한 결과, 최종 구매 검토 차량의 80.9%는 처음 후보군에 들어 있던 차였다. 수입차 구매가 낯선 브랜드를 폭넓게 발견하는 긴 탐색보다, 이미 아는 2~3개 브랜드와 모델을 온라인 정보와 시승으로 확인하는 짧은 검증에 가깝다는 뜻이다.

짧은 여정, 강한 초기 후보
협회는 구매 여정을 인지, 인공지능(AI) 탐색, 온라인·소셜·지인 탐색, 전시장 방문·시승, 금융·견적 비교, 계약·인도의 6단계로 나눴다. 인지와 구매를 뺀 네 단계 가운데 응답자가 경험한 단계는 평균 2.06개였다. 처음부터 예산과 차급, 차종, 사양을 놓고 후보를 좁힌 뒤 필요한 확인만 하는 흐름이다.
이 결과에서 가장 먼저 읽히는 것은 브랜드 인지도의 진입 장벽이다. 최종 검토 차량 10대 중 8대 이상이 초기 후보였다는 사실은 구매 직전 광고만으로 전혀 새로운 브랜드가 선택 목록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신생 브랜드에는 단기 할인보다 평소 안전성, 품질, 서비스 경험을 축적하는 일이 더 중요해진다. 기존 강자에게도 인지도만으로 계약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짧아진 여정 안에서 비교 대상이 된 뒤 탈락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시장 규모도 이 경쟁을 키운다. KAIDA가 국토교통부 등록 기준으로 집계한 9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은 3만4904대로 전월보다 17.1%,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늘었다. 1~9월 누적은 27만9729대로 전년 동기보다 24.1% 증가했다. 다만 협회 통계는 회원사 승용차 등록이 기준이며 병행수입과 중고차는 빠진다. 계약 건수가 아니라 실제 신규 등록 대수라는 점도 구분해야 한다.
유튜브가 좁히고 전시장이 확정한다
디지털 채널이 강해졌지만 물리적 접점은 사라지지 않았다. 단계별 경험률은 전시장 방문·시승이 78.1%로 가장 높았고 온라인·소셜·지인 탐색 63.0%, 금융·견적 비교 45.1%, AI 탐색 19.5%가 뒤를 이었다. 영상과 검색으로 후보를 좁히더라도 고가 내구재의 마지막 판단은 좌석, 시야, 승차감, 조작감처럼 화면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요소에 달려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AI를 제외한 정보 채널 가운데 유튜브 이용률은 63.1%, 적극 활용도는 79.8%였다. 유튜브 이용자는 리뷰·시승기 78.7%, 실제 차주의 후기·장기 사용기 53.1%를 주로 참고했다. 제조사가 제공하는 완성도 높은 홍보물만큼 사용 뒤 드러나는 불편, 유지비, 서비스 경험이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브랜드가 통제할 수 없는 후기까지 구매 과정의 핵심 자료가 되면서 품질 문제나 사후 서비스의 대응 속도도 판매 경쟁력의 일부가 됐다.
| 지표 | 비율 | 읽는 법 |
|---|---|---|
| 초기 후보 유지 | 80.9 | 최종 검토 차량 중 초기 후보 포함 비중 |
| 전시장 방문·시승 | 78.1 | 구매 여정 단계 경험률 |
| 온라인·소셜·지인 탐색 | 63.0 | 구매 여정 단계 경험률 |
| 금융·견적 비교 | 45.1 | 구매 여정 단계 경험률 |
| AI 탐색 | 19.5 | 구매 여정 단계 경험률 |
| 계획보다 높은 금액 | 26.0 | 실제 또는 예상 구매액이 계획 초과 |
AI는 ‘발견’보다 압축 도구
AI 탐색 경험률은 19.5%로 아직 다섯 명 중 한 명꼴이다. 응답자들은 성능·사양과 경쟁 모델을 비교하거나 흩어진 정보를 요약·정리하는 데 AI를 주로 썼다. 구매 초반에는 후보를 찾고 후반에는 최종 검증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AI가 브랜드 홈페이지나 시승을 대체했다기보다 비교표를 빠르게 만드는 보조 도구에 가까운 셈이다.
여기에는 정보의 기준 시점이라는 함정이 있다. 같은 모델명이라도 연식, 트림, 옵션, 보조금, 프로모션이 달라지면 가격과 사양이 바뀐다. AI 답변이 출처와 날짜를 제시하지 않으면 최신 공식 가격표, 인증 주행거리, 리콜 여부와 어긋날 수 있다. 소비자는 AI가 만든 비교표를 출발점으로 쓰되 계약 전에는 브랜드 공식 자료와 자동차리콜센터, 실제 견적서를 다시 대조할 필요가 있다.
26%의 예산 초과, 짧은 여정의 비용
짧은 구매 과정이 반드시 합리적 지출을 뜻하지는 않았다. 계획보다 실제 구매액이나 예상 구매액이 높았다는 응답은 26.0%였다. 처음 계획보다 상위 차급·트림 또는 다른 브랜드·모델로 바꿨다는 비중은 44.0%였다. 변경 이유는 오래 탈 차라 더 좋은 사양을 택했다는 응답 46.0%, 더 마음에 드는 디자인·사양 44.3%, 시승·실물 확인 뒤 상위 옵션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는 응답 35.5% 순이었다.
전시장과 시승이 중요한 만큼 이 지점에서 업셀링도 강해질 수 있다. 월 납입금만 비교하면 차량 가격, 금리, 선수금, 잔존가치, 만기 인수 비용이 흐려진다. 소비자는 후보마다 차량 가격과 취득세, 보험료, 보증 연장, 소모품, 충전 또는 유류비를 같은 보유 기간으로 맞춰 총비용을 비교해야 한다. 시승 전 ‘필수 사양’과 ‘포기 가능한 사양’을 적어 두면 현장에서 상위 트림으로 이동하는 이유를 확인하기 쉽다.
판매사에도 과제가 선명하다. 온라인에서 유입된 소비자가 전시장에 왔을 때 광고 문구를 반복하기보다 후보 간 차이와 유지비를 검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같은 기준의 시승 코스, 트림별 실차, 금융 총비용 표, 출고 뒤 서비스 절차가 짧은 여정의 신뢰를 좌우한다. 신생 브랜드라면 시승망과 서비스망을 함께 알리지 않고 제품 인지도만 높여서는 초기 후보에 들어가도 최종 선택까지 이어지기 어렵다.
해석은 방향성 중심으로
이번 조사는 실제 구매자와 구매 고려자를 함께 묶은 온라인 조사다. 공개 자료에는 조사 시기, 표본 할당, 응답자별 실제 구매·고려 비중, 표본오차가 제시되지 않았다. ‘계획보다 높은 금액’에도 실제 지출과 예상 지출이 함께 들어간다. 따라서 수치를 전체 수입차 구매자의 정확한 비율로 일반화하기보다 채널의 상대적 중요성과 구매 과정의 방향을 읽는 자료로 쓰는 편이 안전하다.
그 한계를 감안해도 메시지는 분명하다. 수입차 구매자는 알고 있던 소수 후보에서 시작하고, 유튜브와 주변 경험을 거쳐, 전시장과 시승에서 확정한다. AI는 비교를 빠르게 하지만 아직 실물 확인을 밀어내지 못했다. 브랜드에는 구매 이전의 긴 신뢰 축적이, 소비자에는 짧은 결정 속에서 총비용과 최신 공식 정보를 놓치지 않는 절차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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