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10.25 (일)
스타트업

창업도시 6곳에 4년 600억…투자 쏠림 바꿀까

중소벤처기업부가 2026년 10월 22일 비수도권 10개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창업도시 6곳을 추가 선정하는 공모를 시작했다. 4년간 600억원을 직접 지원하지만, 비수도권 벤처투자는 국내의 25.6%에 그치고 그중 40.9%가 대전에 집중돼 있다. 선정 도시 수보다 기업의 정착률과 민간 후속투자를 성과지표로 삼아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6년 10월 22일 비수도권 10개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 추가 공모를 시작해 2027년 1월 6곳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선정 지역에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사업화 자금과 성장지원 프로그램에 총 600억원을 직접 지원한다. 비수도권 벤처투자가 올해 상반기 두 배로 늘었지만 국내 투자액의 약 4분의 1에 그친 만큼, 이번 사업의 성패는 예산 집행액보다 창업기업의 지역 정착과 민간 후속투자로 판단해야 한다.

스리랑카 콜롬보 핀테크 월드컵 지역대회에서 참가자가 청중에게 발표하는 모습
스타트업이 투자자와 청중 앞에서 사업을 설명하는 피칭 행사 모습. 국내 창업도시 공모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 PortCCX / 위키미디어 공용(CC BY-SA 4.0)

10곳이 6자리 경쟁…연 150억원 직접 지원

추가 공모 대상은 상반기에 먼저 지정된 대전·대구·광주·울산을 제외한 비수도권 10개 광역자치단체다. 지방정부가 지역의 특화산업, 대학·연구기관, 실증 인프라와 정주 여건을 묶은 계획을 11월 말까지 내면 서류평가와 현장평가, 최종 심의를 거친다. 평가단은 창업생태계 역량과 추진전략뿐 아니라 지방정부의 실행 의지와 지역 혁신주체의 참여도 확인한다.

직접 지원 예산은 6개 도시를 합쳐 연 150억원, 4년간 600억원 규모다. 단순히 똑같이 나누면 도시당 연평균 25억원이지만 실제 배분이 균등하다고 확정된 것은 아니다. 팁스(TIPS), 지역성장펀드, 엔젤투자허브 등 기존 사업도 연계한다. 따라서 선정 지역이 받는 정책 자원의 전체 규모를 직접 지원 600억원만으로 계산해서도 안 된다.

정부가 지난 4월 내놓은 원계획의 범위는 더 넓다. 2026년 4500억원 규모 지역성장 모펀드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3조5000억원 규모 자펀드를 조성하고, 창업기업 전용 연구개발과 팁스, 규제자유특구, 국·공유재산을 활용한 업무·주거 공간을 연결한다. 목표는 2030년까지 글로벌 창업생태계 100위권 도시 5곳을 만드는 것이다.

비수도권 투자 두 배 늘어도 국내의 25.6%

공모가 풀어야 할 문제는 최근 투자통계에 동시에 나타나는 성장과 집중이다. 중기부의 벤처투자회사·조합 기준 집계에서 2026년 상반기 비수도권 투자액은 1조6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4.7% 늘었다. 수도권은 3조972억원으로 49.9% 증가했다. 증가율만 보면 비수도권의 회복이 더 빠르다.

2022~2026년 각 상반기 수도권·비수도권 벤처투자 추이. 단위는 억원. 2026년 비수도권 비중 25.6%는 수도권·비수도권 합계에서 계산했다. 출처: 중소벤처기업부, 2026년 8월 19일.
동영상 전용 페이지에서 보기
2022~2026년 상반기 권역별 벤처투자액(단위: 억원)
구분2022년2023년2024년2025년2026년
수도권30,61415,13318,74620,65830,972
비수도권7,0254,8286,5265,20110,647

그러나 2026년 상반기 국내 투자액을 수도권과 비수도권 합계 4조1619억원으로 놓으면 비수도권 비중은 25.6%다. 수도권은 74.4%다. 이 계산은 해외 투자 3672억원을 빼고 국내 소재 기업끼리 비교한 값이다. 또한 벤처투자회사·조합만 포함한 지역별 통계이므로 신기술사업금융사·조합까지 합친 전체 신규 벤처투자 8조8676억원과 분모가 다르다.

비수도권 안에서도 편차가 크다. 대전은 4359억원으로 비수도권 투자액의 40.9%를 차지했다. 부산 1264억원, 충북 1012억원이 뒤를 이었고 전남은 106억원이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전남 404.4%, 충북 343.9%처럼 높게 보이지만 기준 금액이 작으면 소수 대형 투자만으로도 비율이 크게 뛸 수 있다. 한 해 증가율과 총액만으로 생태계가 넓어졌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상위 100위 목표, 공간보다 성과지표가 먼저

정부는 기존 4개 선도 도시에서 8월부터 사업화 자금, 창업교육, 기술 실증과 개방형 혁신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추가 6곳은 이 선도모델의 운영 기간이 길지 않은 상태에서 선정된다. 아직 첫 4곳의 기업 유입, 매출, 고용, 후속투자 성과를 장기간 비교할 수 없으므로 새 지역의 계획서와 기존 인프라가 평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지난 5월 지역기업의 초기 공동사업화 참여, 스타트업 ‘실증권’, 지역 대학의 간접출자, 액셀러레이터·벤처캐피털의 지역 정착, 실증에서 조달과 판로로 이어지는 체계를 제안했다. 같은 연구진은 공간 조성만이 아니라 선택형 정주지원과 창업생태계 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모가 건물과 행사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으려면 이런 연결 구조를 계획 단계에서 확인해야 한다.

글로벌 창업생태계 100위권 목표도 단일 투자액으로 달성 여부를 가릴 수 없다. 스타트업 게놈의 2026년 신흥 생태계 순위는 성과 27.5%, 자금조달 30%, 시장 접근 15%, 인재·경험 17.5%, 인공지능 클러스터 5%, 연구개발 역량 5%를 반영한다. 자금은 중요하지만 고객과 해외시장, 인재 유지, 엑시트와 후속 성장까지 함께 측정한다.

따라서 선정 협약에는 사업 시작 전 기준선과 해마다 공개할 공통지표를 넣을 필요가 있다. 지역 밖에서 들어온 창업기업 수와 3년 생존·정착률, 지역 대학 졸업자의 창업기업 취업률, 민간 투자 매칭액, 첫 투자에서 후속 투자로 이어진 비율, 실증 뒤 공공조달·민간매출 전환액이 핵심이다. 기존 지역 기업의 주소지만 옮기거나 같은 기업이 여러 사업에 중복 참여한 경우는 따로 표시해야 순유입 효과를 알 수 있다.

예산의 추가성도 공개해야 한다. 지역성장펀드와 팁스 등 연계사업 금액, 지방비와 민간자금, 기존 사업을 창업도시 명칭 아래 묶은 금액을 구분해야 한다. 그래야 600억원이 새로 만든 기회인지, 원래 있던 지원을 재배치한 것인지 판단할 수 있다. 도시별로 같은 지표를 공개하면 선정되지 않은 유사 지역과 성과를 비교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 공모는 지역이 산업과 인재를 바탕으로 직접 전략을 짠다는 점에서 일률적인 중앙 지원보다 진전된 방식이다. 하지만 지역 투자 증가세가 이미 대전 같은 일부 거점에 집중된 만큼, 새 6곳을 고르는 것만으로 다핵 구조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2030년 성적표에서 확인해야 할 숫자는 ‘10개 도시 지정’이 아니라 창업기업이 지역에서 고객을 만들고 투자받아 계속 머문 비율이다.

참고자료

#창업도시 #지역창업 #벤처투자 #비수도권 #지역성장펀드 #팁스 #스타트업생태계
이
이강부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수입차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국산차, 사회 기사도 함께 씁니다.

기자의 다른 기사 ›
저작권자 ⓒ 트렌드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0댓글

현재 댓글 작성이 비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