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만명 지원, 400명 경연…창업 사다리의 관문
중소벤처기업부가 2026년 10월 20일 ‘모두의 창업 2기’를 출범시켜 약 9만3000명 중 1만명을 1라운드에 선발했다. 정부 계획상 지역 오디션은 2200명, 대국민 경연은 400명으로 좁혀진다. 확대된 진입문이 실제 사업화로 이어지는지는 단계별 진출률·매출·투자·지역 분포와 보안 이행을 공개해야 판단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026년 10월 20일 서울 마포구 스타트업벤처캠퍼스에서 ‘모두의 창업 2기’ 출범식을 열고 1라운드를 통과한 1만 명의 보육을 시작했다. 약 9만3000명이 지원해 9.3대 1의 경쟁을 거쳤다. 진입문은 1기보다 넓어졌지만, 정부가 예고한 다음 단계까지 계산하면 1만 명 가운데 2200명만 지역 오디션에 가고 400명만 대국민 경연에 오른다. 정책의 성패는 출범 인원보다 각 관문에서 아이디어가 사업과 매출, 투자로 바뀐 비율을 얼마나 투명하게 보여주느냐에 달렸다.

지원자는 47.7% 늘고 1차 선발문도 넓어졌다
2기 신청자는 정부가 밝힌 약 9만3000명이다. 1기 신청자 6만2944명과 비교하면 약 3만56명, 47.7% 늘었다. 1라운드 선발 인원은 1기 5000명에서 2기 1만 명으로 두 배가 됐다. 이에 따라 단순 선발률은 1기의 약 7.9%에서 2기 약 10.8%로 높아졌다. 신청이 크게 늘었지만 선발 정원이 더 빠르게 늘어 첫 관문은 수치상 완화된 셈이다.
선발된 1만 명은 200만 원의 창업활동자금과 일대일 멘토링, 인공지능 솔루션을 지원받는다. 모든 선발자에게 200만 원이 동일하게 지급된다고 단순 계산하면 활동자금 규모는 200억 원이다. 이는 사업 전체 예산이나 후속 사업화 자금과 같은 뜻은 아니다. 정부 발표는 시제품 제작과 시장 검증에 쓰는 뒤 단계 자금을 별도로 구분한다. 활동자금이 실제로 어떤 실험에 쓰였고 매출·고객 검증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를 나눠 볼 필요가 있다.
트랙은 일반·기술 8000명과 로컬 2000명으로 구성됐다. 정부 계획은 전체 선발자의 80% 이상을 예비창업자, 70% 이상을 비수도권 참여자로 뽑도록 했다. 숫자로 환산하면 각각 최소 8000명과 7000명이다. 두 집단은 겹칠 수 있으므로 합쳐 1만5000명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예비창업자이면서 비수도권인 참여자가 얼마나 되는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다음 단계 진출률이 같은지를 공개해야 할당제가 실제 기회 확대로 작동했는지 판단할 수 있다.
| 단계 | 인원 | 직전 단계 대비 | 지원자 대비 |
|---|---|---|---|
| 신청 | 약 9만3000명 | - | 100% |
| 1라운드 선발·보육 | 1만 명 | 약 10.8% | 약 10.8% |
| 지역 오디션 | 2200명 | 22.0% | 약 2.4% |
| 대국민 경연 | 400명 | 약 18.2% | 약 0.43% |
1만 명 출범보다 중요한 ‘2200명 이후’
정부의 8월 추진계획에 따르면 1만 명은 170여 개 전문 보육기관에서 멘토링과 아이디어 검증을 거친다. 다음 지역 오디션 정원은 2200명이다. 1라운드 선발자의 22%다. 여기서 대국민 경연에 오르는 인원은 400명으로 다시 줄어든다. 지역 오디션 참가자의 18.2%, 최초 선발자의 4%, 전체 지원자의 약 0.43%다.
이 축소 자체가 문제라는 뜻은 아니다. 공공 창업지원은 제한된 재원을 가능성이 높은 팀에 단계적으로 집중할 수밖에 없다. 다만 각 단계의 평가 기준과 탈락 뒤 경로가 분명해야 한다. 정부는 2기에 멘토 3명이 참여하는 다면평가, 생성형 AI를 활용한 표절·작성 검증, 재도전 이력 우대 등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평가의 일관성과 이의제기 절차, AI 검증에서 오탐이 발생했을 때 사람의 재심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참여자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1기와 2기의 규모를 나란히 보면 집행 역량도 점검 대상이다. 1기는 5000명에서 지역 오디션 1100명, 대국민 경연 200명으로 좁혀지는 구조였다. 2기는 세 단계 모두 정확히 두 배다. 참여기관도 1기 100여 곳에서 2기 170여 곳으로 늘었지만 선발자는 두 배가 됐다. 단순 평균으로 보면 기관 한 곳이 맡는 선발자는 1기 약 50명에서 2기 약 59명으로 늘어난다. 기관별 배정은 같지 않겠지만, 멘토 수와 상담시간이 함께 늘지 않으면 ‘일대일’이라는 이름과 실제 밀도가 달라질 수 있다.
투자·특허 성과는 건수와 분모를 함께 공개해야
중기부는 출범 발표에서 진행 중인 1기 참여자 가운데 투자 유치와 특허출원 등 가시적 성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일 보도자료에는 투자 유치 기업 수와 금액, 특허 출원 건수, 전체 참여자 대비 비율이 제시되지 않았다. 사례가 있다는 사실과 사업 전체의 효과는 다르다. 5000명 중 몇 명이 법인을 만들었는지, 시제품을 완성했는지, 첫 매출과 고용을 만들었는지까지 분모와 함께 공개해야 2기 확대의 근거가 된다.
독립적인 사후평가에는 단기 행사 지표와 기업 성과를 분리하는 설계가 필요하다. 멘토링 횟수, AI 솔루션 이용률, 오디션 진출률은 집행 지표다. 법인 설립, 생존, 매출, 고용, 민간투자, 후속 정부지원 의존도는 결과 지표다. 선정팀만 추적하면 원래부터 준비도가 높은 팀을 뽑은 효과와 프로그램이 만든 효과가 섞인다. 비슷한 평가점수를 받았지만 경계선에서 탈락한 지원자 집단과 6개월·12개월 뒤 성과를 비교하면 정책의 추가 효과를 더 정확히 볼 수 있다.
지역 할당 역시 최종 단계까지 이어지는지 봐야 한다. 1라운드에서 비수도권 비중 70%를 맞춰도 지역 오디션과 대국민 경연, 투자 단계에서 수도권 쏠림이 재현될 수 있다. 단계별 지역 비중과 트랙별 진출률, 지원금 수령액, 민간투자 유치액을 공개하면 ‘선발의 지역 균형’이 ‘성장의 지역 균형’으로 연결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보안 보완 약속도 성과표에 포함돼야
2기 출범에는 보안이라는 별도의 평가축도 있다. 중기부는 7월 3일 2기 모집 일정 조정이 플랫폼 보안점검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외부 전문기관과 함께 보안을 강화한 뒤 모집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8월 계획에는 국정원 보안성 검토와 행정안전부 사전협의가 반영됐다고 적었다. 실제 모집은 8월 20일부터 진행됐다.
보안 검토를 마쳤다는 선언만으로 신뢰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지원서에는 창업 아이디어와 경력, 연락처 등 민감한 정보가 담길 수 있다. 보관 기간, 접근 권한, 외부 멘토와 운영기관에 제공되는 범위, 탈락자 정보의 파기 시점, 사고 발생 때 통지 절차를 참여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생성형 AI를 평가 보조에 쓴다면 지원서가 모델 학습에 재사용되지 않는지와 외부 전송 여부도 명시할 필요가 있다.
이번 2기는 신청자와 선발자 모두 1기보다 크게 늘었다. 넓어진 진입문은 창업을 고민하던 사람에게 작은 실험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제 확인해야 할 숫자는 1만 명이라는 출범 규모가 아니다. 200만 원이 고객 검증으로 이어진 비율, 2200명과 400명으로 좁혀지는 과정의 공정성, 탈락자의 재도전률, 1년 뒤 생존과 매출, 그리고 보안 약속의 이행 여부다. 이 지표를 공개할 때 ‘모두의 창업’은 대형 모집 행사를 넘어 검증 가능한 창업정책이 될 수 있다.
참고자료
- 중소벤처기업부, 「9.3만 명의 도전, 1만 명의 새로운 출발 「2차 모두의 창업」 본격 출범」 (2026년 10월 20일)
- 중소벤처기업부, 「도전의 문은 넓히고, 지원은 두텁게 「2차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추진계획」 발표」 (2026년 8월 13일)
- 중소벤처기업부, 「6.2만 명의 열기, 도전부터 재도전까지 「모두의 창업」이 혁신의 길을 이끈다」 (2026년 5월 22일)
- 창업진흥원,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세부관리기준(개정본) 안내_'26.6.23.개정」 (2026년 8월 20일 최종수정)
- 중소벤처기업부,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는 보안 강화를 통한 신뢰 회복 후 2기 모집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2026년 7월 3일)
- 연합뉴스, 「중기부, '2차 모두의 창업' 출범식…“창업 전 과정 뒷받침”」 (2026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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