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10.25 (일)
그린산업

호주 가는 녹색기업 8곳…82% 시장의 계약 조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국내 녹색기업 8곳을 이끌고 호주 멜버른 시장개척에 나선다. 호주의 재생전력 확대 목표가 만드는 기회와 현지조달·지역사회 기여라는 실제 수주 조건을 짚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5일 국내 녹색기업 8곳과 함께 26일부터 31일까지 호주 멜버른에서 ‘2026년 호주 그린·에너지 녹색산업 시장개척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수소 생산·충전, 인공지능 기반 에너지 관리, 폐열 활용, 전력손실 저감, 기체분리막, 재제조 배터리 소재 기술을 현지에 소개한다. 호주의 재생전력 확대 목표는 분명한 기회지만, 전시회 상담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려면 현지조달과 지역사회 기여까지 준비해야 한다.

8개사, 28~29일 멜버른서 바이어 만난다

시장개척단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환경산업협회, 포스코인터내셔널 등과 함께 움직인다. 핵심 일정은 28~29일 멜버른 컨벤션전시센터에서 열리는 ‘올 에너지 오스트레일리아 2026’ 한국관 운영이다. 참가 기업들은 현지 바이어·발주처와 일대일 수출상담과 기술교류를 진행한다.

전시회 주최 측은 올해 행사에 490곳이 넘는 공급업체와 500명 이상의 발표자가 참여한다고 안내한다. 전기차 기반시설, 에너지 관리, 전력망·네트워크가 별도 전시 구역으로 구성된다. 국내 기업이 내놓는 에너지관리·전력손실 저감 기술은 이 구역의 수요와 직접 맞닿아 있다. 다만 이 참가 규모는 주최 측 홍보 수치이며 국내 기업의 계약 가능성을 뜻하지 않는다.

호주 멜버른 에핑의 친환경 기술교육센터 건물 외관
호주 멜버른 에핑에 있는 친환경 기술교육센터. 시장개척단 행사 현장과는 무관한 자료사진. 사진: John Englart (Takver) / Flickr(CC BY-SA 2.0)

29일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주호주 한국대사관 멜버른 분관, 한국환경산업협회, 포스코인터내셔널, 빅토리아주 정부가 참여하는 한·빅토리아주 에너지 포럼도 열린다. 라이트브릿지, 월드에너지, 터보윈, 에이비알 등 4개사는 수소·에너지 효율·자원순환 분야 기술과 제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국 82%, 빅토리아 95%…숫자가 만드는 시장

호주 연방정부는 2030년 재생전력 비중 82%를 목표로 한다. 호주 기후변화·에너지·환경·수자원부에 따르면 현재 호주의 양대 전력망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는다. 목표 달성을 뒷받침하는 용량투자제도(CIS)는 2030년까지 신규 설비 40GW를 공급하도록 설계됐다. 구성은 재생에너지 발전 26GW와 필요할 때 전력을 내보낼 수 있는 청정 조정가능 설비 14GW다.

CIS는 정부가 장기 수입의 불확실성을 일부 떠안는 방식으로 민간 투자를 유도한다. 호주 정부는 2024~2027년 입찰을 통해 약 730억호주달러의 전력 부문 투자를 지원할 것으로 본다. 발전량이 늘수록 저장장치, 수요 관리, 전력망 안정화와 효율 기술의 가치가 커지는 구조다. 한국 기업의 배터리·에너지관리·전력손실 저감 기술이 겨냥할 지점도 여기에 있다.

행사 개최지 빅토리아주는 목표가 더 가파르다. 주 정부 자료상 2024/25 회계연도 재생전력 비중은 42.4%였다. 법정 목표는 2030년 65%, 2035년 95%다. 에너지저장 설비 목표도 2030년 최소 2.6GW, 2035년 최소 6.3GW로 정해졌다.

빅토리아주의 2024/25 회계연도 재생전력 발전 비중 42.4%와 법정 목표인 2030년 65%, 2035년 95% 비교. 단위: 전력 생산 중 비중(%). 자료: 빅토리아주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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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빅토리아주 에너지 전환 주요 목표
구분기준 시점목표단위
호주 재생전력2030년82%
호주 CIS 신규 설비2030년40GW
빅토리아 재생전력2030년65%
빅토리아 재생전력2035년95%
빅토리아 저장설비2035년6.3 이상GW

기술 목록은 양국 협력 의제와 맞는다

한·호주는 2024년 12월 ‘기후·에너지 녹색경제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호주 정부가 공개한 우선 협력 분야는 재생수소, 청정에너지 기술, 녹색금속, 핵심광물, 탄소관리 기술이다. 이번 시장개척단의 수소·기체분리막·재제조 배터리 소재는 이 의제와 겹친다. 일회성 전시보다 기존 정부 간 협력 틀에 실증과 구매 프로젝트를 연결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반면 기술 적합성만으로 사업을 따낼 수는 없다. 호주 CIS는 입찰 평가에서 전력망 신뢰도와 배출 감축, 가격 효과뿐 아니라 원주민 공동체와의 이익 공유, 지역사회 참여, 현지 공급망과 고용, 환경 영향 최소화도 본다. 2026년 9차 입찰부터는 원주민 공동체에 지분 또는 수입의 5% 이상을 공유하겠다고 약속하는 프로젝트를 위한 별도 물량도 둔다.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이 얼마나 효율적인가”와 함께 “호주에서 누구와 만들고 운영할 것인가”를 답해야 한다. 현지 인증과 계통연계 기준, 유지보수 거점, 현지 부품 조달, 원주민·지역사회와의 협력 방식을 수출 제안서에 넣어야 한다. 재제조 배터리 소재라면 원료 추적과 품질보증, 수소 설비라면 안전기준과 장기 공급계약 구조가 거래의 전제다.

성과는 상담 건수보다 후속 단계로 봐야

정부 발표는 수출상담과 사업 기회 발굴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아직 계약액이나 실증사업은 확정된 것이 없다. 행사 종료 뒤에는 상담 건수만 발표하기보다 비밀유지계약, 기술검증, 현지 실증, 구매의향서, 본계약을 구분해 공개해야 한다. 서로 구속력이 다른 문서를 한데 묶어 ‘수출 성과’로 표현하면 실제 진척을 판단하기 어렵다.

이번 파견의 첫 번째 성과표는 호주 현지 파트너 확보 여부다. 두 번째는 빅토리아주의 전력망·저장·산업효율 수요에 맞춘 실증 일정, 세 번째는 인증과 조달 절차를 통과할 구체적 계획이다. 8개사가 전시장에서 받은 관심을 반복 주문과 장기 운영 매출로 바꿀 수 있는지는 귀국 뒤 6개월과 1년 후에 다시 확인해야 한다.

참고 자료

#호주 #녹색산업 #에너지전환 #재생에너지 #빅토리아주 #수출
이
이강부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수입차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국산차, 사회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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