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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1.08 (일)
인터뷰

"일본 로봇 주도권, 후쿠시마 사고 때 미국으로 넘어갔다"

공경철 카이스트 교수가 일본 로봇 산업의 쇠퇴 원인과 AI 시대 로봇 제어 패러다임의 변화, 그리고 피지컬 AI 생태계의 미래를 분석했다.

"일본 로봇 주도권, 후쿠시마 사고 때 미국으로 넘어갔다"
노란색 가디건을 입은 남성이 마이크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티타임즈TV 유튜브 영상 캡처)

로봇 산업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과거 정교한 동작을 반복하는 산업용 로봇 시대에서, 인공지능(AI)이 물리적 환경을 이해하고 부드럽게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 시대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양상이다. 이 과정에서 과거 로보틱스의 강자로 불렸던 일본의 입지가 좁아진 배경과 새로운 기술 주도권의 향방에 대한 분석이 나왔다.

티타임즈TV가 전한 공경철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의 인터뷰에는 로봇 기술의 역사적 흐름과 문화적 배경, 그리고 급변하는 AI 시대에 필요한 기술적 역량이 담겨 있다. 공 교수는 로봇 기술의 발전이 엔지니어들이 어린 시절 접했던 문화적 아이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적 낭만이 만든 기술, 그리고 일본 로봇의 위기

공 교수는 엔지니어의 성향이 그들이 감화된 문화 작품에 따라 결정된다고 분석했다. 터미네이터를 보고 자란 세대가 로봇의 위협(스카이넷)에 주목하며 "너는 세상을 파괴할 거니?"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아톰을 본 세대는 로봇을 친구로 인식한다. 마징가제트 세대는 재난 현장에 투입될 구원자로 로봇을 바라보며, 2000년대 이후 베어맥스(비키)나 소프트 로보틱스에 매료된 세대는 로봇을 '몽글몽글하고 따뜻한' 존재로 인식해 돌봄 로봇이나 환자 이송 로봇 개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은 실제 기술 개발의 방향성으로 이어졌다. 특히 일본 로보틱스의 아성이 무너진 결정적 계기로 공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꼽았다. 재난 현장에 투입될 로봇을 기대했던 세계의 시선이 쏠린 가운데, 일본의 로봇들이 방사능 환경을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미국이 그 주도권을 가져갔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달파 로보틱스 챌린지'를 통해 후쿠시마 원전과 유사한 미션을 제시하며 재난 극복 솔루션을 선점했고, 결과적으로 로봇 브랜드의 주도권이 일본에서 미국으로 넘어갔다.

일본이 기술적 리더십을 놓친 근본적인 원인은 제어 방식의 차이에 있다. 일본의 액추에이터와 제어 기술은 특정 동작을 매우 정교하고 단단하게 반복하는 데 특화되어 있었다. 그러나 AI 시대의 로봇은 딱딱한 위치 제어가 아니라, 환경에 맞춰 부드럽게 힘을 조절하는 '힘 제어(Force Control)' 방식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공 교수는 "일본의 기존 기술은 AI 시대에 어울리는 유연함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소재·부품 국산화와 피지컬 AI의 플랫폼 전략

과연 한국은 일본의 소재·부품 의존도에서 벗어났는가에 대해 공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과거에는 로봇이나 소재·부품 하면 일본을 떠올리는 것이 당연했으나,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는 한국 로봇 산업에 오히려 '하늘이 내린 기회'가 되었다는 평가다. 당시 한국 기업들은 액추에이터를 비롯한 핵심 부품의 내재화를 본격화했으며, 현재는 액추에이터 내부의 코일을 직접 감는 등 주요 부품을 국내에서 조달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엔젤로보틱스의 핵심 기술인 액추에이터와 제어 아키텍처는 향후 '피지컬 AI'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공 교수는 액추에이터가 단순히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것을 넘어, AI가 물리적 환경의 노이즈와 비선형성을 해결하고 정제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기초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AI 모델을 돌리기 위해 GPU와 쿠다(CUDA) 엔진을 제공하는 엔비디아의 역할과 유사한 맥락이다.

그는 미래 로봇 산업이 스마트폰 산업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폰이 다양한 앱을 통해 생태계를 확장했듯, 피지컬 AI 시대에는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의 로봇들이 등장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마이크가 스스로 움직이며 소리를 듣는 형태처럼 기술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일상에 스며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 로봇의 성능만큼이나 액추에이터, 제어 알고리즘, 데이터 센터와 같은 '플랫폼'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공 교수의 분석이다.

AI 시대, '특색 있는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살아남는다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미래 인재는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는가. 공 교수는 보편적인 지식보다는 '지방의 특색'과 같은 구체적인 전문성을 강조했다.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범용적인 인재보다는 특정 산업에 특화된 데이터와 환경을 다룰 줄 아는 능력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예를 들어, 제조 환경에 특화된 피지컬 AI를 공부하거나 농업 분야의 데이터를 얻어 이를 제어에 활용하는 식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공 교수는 "무조건적인 범용성보다는 특정 분야의 데이터를 얻고 이를 물리적 제어로 연결할 수 있는 특색 있는 전문성이 미래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출처: 티타임즈TV 유튜브 「“공부만 잘하는 친구는 앞으로 좀 힘들 겁니다” (공경철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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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임상우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경제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기업소식, 금융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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