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재 넘어 금융·기획까지"... 에너지 시장, 한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 될까
한국의 전력망 운영 능력과 기자재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 조달력과 사업 기획력을 갖춘 에너지 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의 에너지 산업이 제조업 중심의 성장을 넘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사업권을 확보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망 운영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금융 조달력과 현지 시장을 이해하는 사업 기획력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망 운영 능력과 기자재 경쟁력
유튜브 채널 '언더스탠딩'에 공개된 영상에서 COR에너지인사이트 권효재 대표는 한국 전력망의 경쟁력을 언급했다. 권 대표는 한국의 전력망이 복잡도와 단일 규모 면에서 세계적으로 매우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전 시간이 세계적으로 매우 짧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운영 노하우는 향후 해외 시장 진출 시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의 진입이 제한적인 상황 속에서 한국의 에너지 기자재 경쟁력은 매우 극대화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진정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자재 판매를 넘어, 해외 전력 시장의 규칙을 이해하고 사업을 기획하는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국내 전력 시장이 정부와 한국전력 중심으로 운영되는 단순한 체계이기 때문에, 국제적인 시장 변화와 규칙을 익힐 수 있는 '훈련장'이 부족하다는 점을 한계로 꼽았다.
일본 종합상사 모델과 글로벌 금융 조달의 중요성
해외 대형 에너지 프로젝트의 핵심은 거대 자본을 동원하는 금융 능력에 있다. 권 대표는 일본의 5대 종합상사가 국제화된 금융력을 바탕으로 에너지, 자원, 식량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온 사례를 언급했다. 일본계 은행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 사업자들에게 최적의 조건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한국은 현재 국내 금융 시장을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달러나 유로화로 자금을 조달할 때는 주로 해외 은행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권 대표는 향후 백조 단위에 달하는 대규모 에너지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금융 조달의 '스케일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규모가 커질수록 수십 개의 은행이 참여하는 금융 조달 세레모니가 필요하며, 이러한 대규모 자본 조달 경험이 곧 기업의 역량이 된다는 것이다.
비공개 노하우 축적을 위한 인력 양성과 해외 진출 전략
에너지 산업의 특성상 대형 프로젝트의 계약 조건과 수수료 구조는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된다. 권 대표는 이러한 정보는 직접 현장에 참여하여 사업을 수행해야만 얻을 수 있는 '고급 비즈니스 노하우'라고 설명했다. 미국 기업과 맺는 계약의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직접 참여하여 경험을 쌓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권 대표는 미국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같은 해외 사업을 한국 기업의 역량을 키우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능한 인력을 해외 특수목적법인(SPC) 등에 파견하여 현지 디벨로퍼와 함께 일하며 협상 및 관리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국가적 자산이 된다는 주장이다. 권 대표는 일본이 1980년대 엔고 상황을 활용해 해외 자산을 매입하고, 이후 현지 인력을 통해 조직을 국제화한 사례를 언급하며, 한국도 제조 경쟁력에 금융과 기획력을 결합해 해외 에너지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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