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 A01, 밤 9회 운행…야간경제 실험의 조건
서울시가 2026년 10월 22일 오후 7시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을 평일 야간에 투입한다. 운전석과 운전대가 없는 전기 셔틀 2대가 왕복 4.8km를 하루 9회 달리지만 시험운전자가 상시 탑승한다. 운행규모와 안전·상권 효과를 가를 공개 지표를 짚었다.
서울시가 2026년 10월 22일 오후 7시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을 평일 야간에 투입한다. 운전석과 운전대가 없는 전기 셔틀 2대가 청계광장과 광장시장 사이 왕복 4.8km를 30분 간격으로 달린다. 서울시는 정기 야간 운행 사례로는 국내 최초라고 설명했다. 다만 차량마다 시험운전자 1명이 타는 만큼 이번 운행을 ‘무인 대중교통’으로 부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눈에 띄는 변화는 운행 시각만이 아니다. 기존 주간 실증은 평일 하루 11회였지만 야간에는 9회로 줄어든다. 승객 정원 8명을 기준으로 계산한 하루 이론상 좌석 공급량도 88명분에서 72명분으로 18.2% 감소한다. 서울시가 내세운 ‘야간경제 연결’ 효과를 판단하려면 신기함이나 탑승 건수보다 어느 정류소에서 누가 타고 내렸는지, 상권 방문으로 이어졌는지, 돌발상황에서 서비스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됐는지를 함께 공개해야 한다.

4.8km를 50분에…관광형 셔틀에 가까운 공급 규모
야간 운행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후 7시~11시 50분이다. 청계광장 출발 시각은 오후 7시부터 30분 간격이며 막차는 오후 11시다. 1호차와 2호차가 번갈아 출발해 하루 9회 운행한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운행하지 않는다. 정류소는 청계광장, 세운상가 일대, 광장시장 등을 포함해 양방향 11곳이다.
공개 시간표상 한 바퀴에 배정된 시간은 50분이다. 4.8km를 50분에 도는 일정으로 환산하면 정차 시간을 포함한 표정속도는 시속 약 5.8km다. 이는 차량의 기술적 최고속도가 아니라 도심 신호, 승하차, 혼잡 대응을 모두 포함한 운행계획의 속도다. 빠른 통과 수송보다 청계천 주변을 짧게 잇는 관광·체험형 셔틀의 성격이 강하다는 뜻이다.
기존 주간 운행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하루 11회였다. 같은 4.8km 노선을 기준으로 하면 계획 운행거리는 하루 52.8km에서 43.2km로 줄어든다. 좌석 공급과 운행거리 모두 18.2% 감소하지만, 수요가 생길 가능성이 큰 저녁 식사·공연·시장 방문 시간대로 공급을 옮긴다는 점이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 항목 | 기존 주간 | 신규 야간 | 산출 기준 |
|---|---|---|---|
| 평일 운행시간 | 10:00~16:50 | 19:00~23:50 | 서울시 시간표 |
| 하루 운행횟수 | 11회 | 9회 | 청계광장 출발 기준 |
| 이론상 좌석 공급량 | 88명분 | 72명분 | 운행횟수×승객 정원 8명 |
| 계획 운행거리 | 52.8km | 43.2km | 운행횟수×왕복 4.8km |
| 배차간격 | 30분(점심 제외) | 30분 | 서울시 시간표 |
‘운전석 없음’과 ‘무인 운행’은 다르다
청계 A01에 투입되는 ROii는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만든 전기 자율주행셔틀이다. 제조사가 공개한 제원은 70kWh 리튬이온 배터리, 이론상 주행거리 260km, 완속 충전 6시간이다. 그러나 배터리 용량과 자율주행 안전성은 별개의 지표다. 실제 야간 운행에서는 보행자, 자전거, 오토바이, 불법 주정차, 낮은 조도처럼 센서와 운영체계가 함께 처리해야 할 변수가 늘어난다.
서울시는 긴급상황에 대응하는 시험운전자 1명을 차량마다 상시 탑승시킨다. 2025년 시민 시승 기록에서도 청계천로의 무단횡단과 불법 주정차가 돌발변수로 지적됐고, 노선 안 어린이보호구역에서는 수동주행으로 전환됐다. 따라서 운전석이 보이지 않는다는 외형만으로 ‘완전 무인’이라고 받아들이면 현재의 운영 단계를 실제보다 앞서 평가하게 된다.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려면 총 주행거리만 공개해서는 부족하다. 자율주행 해제와 수동 개입 횟수, 급정지·운행중단 건수, 시간대별 정시율, 기상 조건별 운행률을 함께 제시해야 한다. 특히 야간 실증은 낮보다 조도와 유동인구 패턴이 달라 같은 노선을 달려도 새로운 운영 데이터가 쌓인다. 이 지표들이 공개돼야 유료화와 완전 무인화 논의가 기술 홍보를 넘어 공공교통 정책으로 진전될 수 있다.
무료지만 교통카드 태그…유료화 전에 답할 세 가지
운임은 당분간 무료지만 승차할 때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는 향후 유료 전환 시 성인 1,400원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안내했다. 카드 태그는 정류소별 승하차와 잔여 좌석을 파악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 데이터가 단순 탑승객 합계에 머물지 않고 정류소별 수요, 재탑승, 혼잡 시간대를 구분하는 데 쓰여야 노선 연장이나 배차 조정의 근거가 생긴다.
첫째 과제는 수요다. 하루 최대 72명분의 좌석은 대규모 수송보다 틈새 이동에 맞는 규모다. 무료 체험 수요가 반복 이용으로 이어지는지, 광장시장과 세운상가 주변에서 실제 이동 공백을 메우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석률뿐 아니라 탑승 실패 인원과 정류소별 대기시간도 공개할 필요가 있다.
둘째는 경제 효과의 측정이다. ‘야간경제 활성화’는 탑승자 수만으로 입증할 수 없다. 익명화된 하차 정류소 분포, 주변 체류시간 변화, 상인 설문이나 매출지수 등 교통 외 지표가 필요하다. 버스가 관광 콘텐츠가 되는 것과 상권 매출을 늘리는 것은 서로 다른 결과이기 때문이다.
셋째는 친환경성의 검증이다. ROii가 배터리 전기차라는 사실만으로 노선의 탄소 절감량을 계산할 수는 없다. 차량의 실제 전력소비량, 충전 전력의 배출계수, 대체한 이동수단이 승용차인지 보행인지, 공차 운행 비중이 얼마인지가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확인 가능한 자료만으로는 ‘전기 자율주행셔틀’이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온실가스 감축량을 수치로 제시하는 것은 이르다.
야간 전환의 성패는 ‘운행 뒤 데이터’에 달렸다
청계 A01의 야간 전환은 새 차량을 추가하는 사업이라기보다 같은 소규모 공급을 낮에서 밤으로 재배치하는 실험에 가깝다. 시민 입장에서는 청계천 산책과 시장 방문 뒤 돌아갈 수 있는 선택지가 하나 늘어난다. 사업자와 서울시 입장에서는 복잡한 도심에서 야간 자율주행 데이터를 축적할 기회다.
반면 30분 간격, 승객 8명, 평일 9회라는 제약은 분명하다. 서울형 야간경제를 지탱하는 교통수단으로 평가받으려면 체험형 셔틀을 넘어 환승 연결, 정시성, 수요 대응, 안전 개입 감소가 확인돼야 한다. 22일 첫차보다 더 중요한 시점은 한두 달 뒤다. 그때 서울시가 좌석 이용률과 개입 건수, 정시율, 상권 연계 지표를 함께 공개하는지가 이번 실증의 깊이를 가를 것이다.
참고자료
- 청계천의 밤, 자율주행으로 잇는다…'청계 A01' 22일부터 야간운행 — 서울특별시, 2026년 10월 20일
- 청계천 밤길 달리는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 출발 — 내 손안에 서울, 2026년 10월 20일
-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버스' 청계천 운행 시작! 무료 탑승 — 내 손안에 서울, 2025년 9월 23일
- 청계천 자율주행셔틀에 운전석이 사라졌다! 노선·운행시간 확인하세요 — 내 손안에 서울, 2025년 9월 25일
- ROii(Mid Shuttle) — 오토노머스에이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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