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10.27 (화)
사회

산안법 공포…작업중지·과징금은 내년 4월부터

고용노동부가 27일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법률을 공포했다. 작업중지 요청권 확대와 반복 사망사고 과징금 등 핵심 조항의 시행 시점은 2027년 1월·4월·10월로 나뉜다.

고용노동부가 27일 산업안전보건법 일부개정법률을 공포했다. 법률 제22122호로 확정된 이번 개정은 작업중지 요청권 확대와 반복 사망사고 기업에 대한 과징금, 안전한일터위원회 설치 등을 담았다. 다만 핵심 조항 대부분은 이날 곧바로 적용되지 않는다. 공포일과 3개월·6개월·1년 뒤로 시행 시점이 나뉘어 있어 노동자와 기업 모두 ‘무엇이 언제 달라지는지’를 구분해야 한다.

건설 노동자가 추락 방지용 안전대와 연결 장비를 착용한 모습
건설 노동자가 추락 방지용 안전대를 착용하고 있다. 국내 개정법 기사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 National Institute for 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NIOSH) from USA / 위키미디어 공용(퍼블릭 도메인)

오늘 달라진 것은 폭염·한파 공기 연장

공포일인 2026년 10월 27일부터 즉시 시행되는 내용은 두 갈래다. 먼저 건설공사 기간 연장을 요청할 수 있는 사유에 폭염과 한파가 명시됐다. 기상이변 때문에 정상적인 작업이 어려운데도 준공일을 맞추려고 무리하게 공사를 밀어붙이는 관행을 줄일 법적 근거가 보강된 셈이다.

수출을 목적으로 제조하거나 수입하는 유해·위험 기계·기구에 대해서는 안전인증 면제 범위가 넓어졌다. 이 조항은 국내에서 사용되는 장비의 안전기준을 낮춘다는 뜻이 아니라, 수출용 물품에 대한 인증 절차를 조정한 것이다.

나머지 주요 제도는 준비 기간을 둔다. 2027년 1월 28일에는 고용노동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노사 대표, 관계 부처 차관, 전문가 등 20명 이내가 참여하는 안전한일터위원회가 출범한다. 산업재해 예방 기본계획과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상설 협의 구조다. 같은 날 법령이나 명령 위반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줄 수 있는 근거도 시행된다.

그러나 신고 대상, 지급액과 절차는 하위법령으로 정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안전한 일터 신고포상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현장에서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나온 뒤에야 실제 신고 절차와 포상 기준을 확정적으로 알 수 있다.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의 시행 시점을 공포일, 3개월 뒤, 6개월 뒤, 1년 뒤로 나눈 모션 그래프. 출처: 고용노동부, 2026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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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중지권·과징금은 2027년 4월

관심이 큰 작업중지 관련 조항은 2027년 4월 28일부터 적용된다. 노동자뿐 아니라 근로자대표와 명예산업안전감독관도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그러한 위험이 우려될 때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청할 수 있다. 하청 노동자는 원청인 도급인에게 직접 중지를 요구할 수 있다.

개별 노동자의 작업중지·대피 요건도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서 ‘위험이 있거나 우려되는 경우’로 넓어진다. 다만 막연한 불안만으로 어떤 작업이든 중지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법이 요구하는 급박한 위험과 그 우려가 판단의 출발점이며, 사업장에는 요청 접수부터 위험 확인, 대피, 재개까지 이어지는 절차가 필요하다.

고용노동부 장관이 작업중지를 명령할 수 있는 상황도 확대된다. 노동자가 사고로 의식불명 상태이거나 생사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 붕괴 같은 급박한 위험이 사고 발생 전에 확인된 경우 등이 포함된다. 사업주가 안전난간 설치 같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위험이 계속되면 시정이 끝날 때까지 작업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다.

같은 날 반복 사망사고 사업장에 대한 과징금 제도도 시행된다. 단순히 사망자 세 명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부과되는 구조는 아니다.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제39조·제63조의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했고, 시행일 이후 1년 안에 그 위반과 관련한 산업재해로 노동자 세 명 이상이 사망한 경우가 대상이다.

과징금 상한은 최근 3개 사업연도 평균 영업이익의 5%다. 영업이익이 없거나 산정하기 어렵거나, 5%로 계산한 금액이 30억원보다 적으면 대통령령이 정하는 방식에 따라 30억원 이내에서 부과할 수 있다. 부과 여부와 액수는 위반 횟수, 사업 규모, 사망자 수와 가중·감경 사유를 따져 심의위원회가 결정한다. ‘매출의 5%’도, 모든 대상 기업에 일률적으로 5%를 매기는 제도도 아니다.

징수된 과징금은 산업재해보상보험 및 예방기금에 들어가 산재 예방 사업에 쓰인다. 구체적인 부과·징수 절차는 하위법령에 위임돼 있다. 법무법인 세종도 국회 통과 직후 낸 분석에서 사업주가 작업중지 관련 사내 제도와 산업재해 위험 감소 방안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등록 취소 요청은 ‘반복 처분’이 전제

사업 등록 말소나 취소 요청도 2027년 4월 28일부터 가능해진다. 이 역시 한 차례 사고만으로 곧바로 등록이 취소되는 조항은 아니다.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으로 동시에 두 명 이상이 숨진 산업재해가 발생해 3년 동안 두 차례 이상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뒤 다시 영업정지 요청 대상이 됐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관계 행정기관에 등록 말소나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의무도 단계적으로 넓어진다. 건설업은 2027년 4월 28일, 건설업 밖의 업종은 2027년 10월 28일부터 적용된다. 종전 건설공사 발주자 중심의 의무를 도급인과 다른 업종으로 확장하고, 수급인이 비용을 계상해 목적에 맞게 쓰며 사용명세를 보존하도록 하는 방향이다. 적용 대상과 계상 기준은 하위 규정 확인이 필요하다.

사망자 줄었지만 제조업은 역행

개정법이 나온 배경에는 여전히 큰 산업재해 부담이 있다. 고용노동부가 10월 20일 발표한 잠정 통계에 따르면 2026년 1∼9월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366명, 사고는 342건이었다. 사망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91명, 19.9% 줄어 2022년 통계 작성 이후 3분기 누적으로는 가장 적었다.

2026년 1∼9월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 현황(단위: 명, 전년 동기 대비)
구분사고사망자증감증감률
전체366-91-19.9%
건설업150-60-28.6%
제조업132+13+10.9%
기타 업종84-44-34.4%

전체 감소세만 보면 안심하기 어렵다. 건설업은 150명으로 28.6%, 기타 업종은 84명으로 34.4% 감소했지만 제조업은 132명으로 10.9% 늘었다. 고용노동부는 자동차 부품공장 화재, 방산업체 폭발, 동물성 유지 제조공장 화재 같은 대형 사고의 영향을 원인으로 들었다. 사고 건수는 줄어도 한 번의 화재·폭발이 여러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개정법의 실효성은 높은 과징금 상한 자체보다 현장에서 위험을 얼마나 빨리 발견하고 작업을 멈추는지, 신고가 불이익 없이 작동하는지, 안전관리비가 실제 예방에 쓰이는지에 달려 있다. 시행일이 넉 달로 나뉜 만큼 기업은 조항별 준비 일정을 따로 만들고, 노동자는 현재 행사할 수 있는 권리와 내년에 추가되는 권리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특히 2027년 4월 시행을 앞둔 작업중지 제도는 원·하청 간 연락망과 판단 책임, 작업 재개 확인 절차를 문서화해야 분쟁을 줄일 수 있다. 과징금과 등록 취소 요청 역시 사고 발생 숫자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안전조치 의무 위반, 기간, 처분 이력을 각각 확인해야 한다.

공포는 제도의 출발점일 뿐 완성점은 아니다. 포상금 규모, 과징금 산정과 심의,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적용 범위 등은 앞으로 나올 하위법령에서 구체화된다. 정부가 이 규정을 언제 입법예고하고 현장 의견을 어떻게 반영하는지가 다음 점검 대상이다.

참고자료

고용노동부, 「노사정이 함께 만드는 안전한 일터 구축을 위한 제도적 기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공포-」

국가법령정보센터, 「산업안전보건법 [시행 2026. 10. 27.] [법률 제22122호, 2026. 10. 27., 일부개정]」

고용노동부, 「2026년 3분기(누적)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

법무법인 세종, 「‘영업이익 5% 과징금’, ‘작업중지 범위 확대’ 산안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연합뉴스, 「1년에 산재 3명 이상 숨지면 영업익 5% 과징금…국무회의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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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강부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수입차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국산차, 사회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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