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10.24 (토)
사회

주간활동 1.5만→3만명…돌봄 확대의 문턱은 공급망

보건복지부가 2026년 10월 23일 주요 발달장애인 부모단체와 만나 돌봄 국가책임제 실행 방안을 점검했다. 정부는 성인 주간활동서비스 대상을 2030년 3만명으로 늘릴 계획이지만,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는 선정 뒤 이용하지 못한 공급 병목이 확인된다.

보건복지부가 2026년 10월 23일 주요 발달장애인 부모단체와 만나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의 실행 방안을 점검했다.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신규·확대 사업을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시킬지, 위기가구를 어떻게 먼저 찾아갈지가 이날 논의의 핵심이었다. 정부는 성인 주간활동서비스 이용 대상을 올해 1만5000명에서 2027년 2만명, 2030년 3만명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숫자만 보면 4년 만에 두 배다. 하지만 국회예산정책처 자료를 함께 놓으면 정책의 성패를 가를 지점은 목표 인원이 아니라 ‘승인 뒤 실제 이용’이라는 사실이 선명해진다. 예산과 대상자를 늘려도 지역의 제공기관, 종사자, 차량과 이용시간이 따라오지 못하면 서비스는 서류 위 권리에 머문다.

미국 칼리지 오브 듀페이지의 자폐인 커뮤니티 행사 모습
미국 칼리지 오브 듀페이지의 자폐인 커뮤니티 행사 모습. 국내 정책과 직접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 COD Newsroom / Flickr(CC BY 2.0)

선정됐지만 이용하지 못한 사람이 남았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25년 10월 발간한 2026년도 예산안 분석에 따르면, 2025년 8월 기준 성인 주간활동서비스 대상자로 선정된 사람은 1만5504명이었다. 실제 이용자는 1만2289명, 이용률은 79.3%였다. 선정 뒤 대기하거나 이용하지 않은 인원은 3215명이었다.

청소년 방과후활동서비스의 간극은 더 컸다. 선정 인원 1만4786명 가운데 실제 이용자는 8955명으로 이용률이 60.6%에 그쳤다. 대기·미이용은 5831명이었다. 두 사업의 대기·미이용 수는 사업별 집계이므로 서로 더해 고유 인원처럼 해석해서는 안 된다. 다만 ‘대상을 정하면 서비스가 곧바로 공급된다’는 전제가 현실과 다르다는 점은 확인된다.

발달장애인 활동서비스 선정·이용 현황(2025년 8월 기준, 단위: 명·%)
사업선정실이용이용률대기·미이용
성인 주간활동15,50412,28979.33,215
청소년 방과후활동14,7868,95560.65,831

예산정책처는 원인을 단순한 신청 부족으로 보지 않았다. 제공기관 지정이 더디고, 지정된 기관의 정원도 충분하지 않으며, 방학과 방과후 특정 시간에 수요가 몰리는 문제를 짚었다. 이동지원 부족도 이용을 막는 요인이다. 특히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은 서비스 난도가 높아 제공기관 참여가 저조하고, 사업비 집행도 기대에 못 미쳤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책정한 2026년 발달장애인지원 사업 예산은 4810억4900만원으로 2025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보다 531억9600만원, 12.4% 늘었다. 이 가운데 주간활동서비스 예산은 2848억2200만원으로 16.8%, 방과후활동서비스는 685억200만원으로 8.6% 증가했다. 예산 확대는 필요한 출발점이지만, 증액률 자체가 이용 가능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성인 주간활동서비스 확대 목표와 선정·실이용 격차. 목표는 보건복지부 2026년 9월 발표, 이용 현황은 국회예산정책처가 제시한 2025년 8월 기준 자료다. 대기·미이용 수는 사업별 집계이며 중복을 제거한 고유 인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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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명’의 정의부터 바꿔야 한다

정부 계획은 2027년 주간활동서비스 대상을 2만명으로 넓히고, 방과후활동서비스도 1만1500명에서 1만3000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24시간 1대1 지원은 평일에서 주말까지 넓히고, 긴급돌봄 제공기관은 2곳에서 5곳으로 늘리는 방안도 제시했다. 최중증 통합돌봄 대상은 2340명에서 2760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성과지표가 ‘선정 인원’에 머물면 공급 부족은 통계 뒤로 숨을 수 있다. 2만명을 선정했더라도 실제 정기 이용자가 1만6000명이라면 가족이 체감하는 돌봄은 2만명분이 아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공개해야 할 지표는 선정 인원뿐 아니라 실제 이용자, 평균 대기기간, 이용을 포기한 사유, 권역별 제공기관 정원, 시간대별 미충족 수요까지 포함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대기·미이용’을 하나로 묶은 현재 통계는 정책 설계에 한계가 있다. 원하는 기관이 없어 기다리는 사람과 건강 악화, 이동 문제, 서비스 시간 불일치로 이용을 포기한 사람은 해법이 다르다. 전자는 기관과 인력 확충이, 후자는 차량지원·방문형 서비스·이용시간 조정이 우선이다. 원인을 나누지 않으면 같은 예산을 늘리고도 병목은 반복될 수 있다.

기관 숫자보다 ‘감당 가능한 정원’

공급망의 첫 고리는 제공기관이다. 하지만 지정 기관 수만 늘리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중증도가 높은 이용자를 받을 수 있는 전문인력, 휴게·교대가 가능한 인력 배치, 도전행동 대응 공간, 차량과 보호장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명목상 정원과 실제 수용 가능 인원을 분리해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둘째 고리는 종사자다. 처우가 낮고 업무 강도가 높으면 신규기관이 지정돼도 정원을 채우기 어렵다. 특히 24시간 1대1 지원은 교대인력과 야간근무 체계가 필수다. 예산정책처가 제공기관 참여 유인을 보완하라고 지적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수가를 일률적으로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중증도, 야간·주말, 이동거리 같은 비용 요인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셋째는 지역 격차다. 대도시는 기관이 있어도 특정 시간에 이용자가 몰리고, 농어촌은 거리 자체가 장벽이 된다. 2030년 모든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지역사회 자립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는 활동지원·주거·고용·의료를 따로 운영하지 않고 한 사람의 일상에 맞춰 연결할 때 의미가 있다. 기관이 없는 지역에는 공동운행 차량이나 순회형 프로그램 등 다른 공급 모델도 필요하다.

긴급돌봄은 위기 이전에 연결돼야 한다

국회는 2026년 9월 17일 보호자의 입원, 경조사, 신체·심리적 소진 때 24시간 임시 돌봄을 제공할 수 있도록 발달장애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긴급돌봄은 2023년 4월 시범사업을 시작해 2025년 본사업으로 전환됐다. 법적 근거가 생긴 것은 진전이지만, 위기가 발생한 뒤 가족이 직접 정보를 찾고 신청해야 한다면 가장 취약한 가구는 다시 누락될 수 있다.

보건복지부가 부모단체와 함께 추진 중인 ‘손잡아드림’은 그래서 중요하다. 지방자치단체와 부모단체가 취약가구를 확인하고 동행 방문해 공적 지원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다만 발굴 건수만 세기보다 실제 신청 완료율, 서비스 연결까지 걸린 기간, 연결 뒤 중단 사유를 공개해야 제도의 효과를 판단할 수 있다.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가 약속을 지키는 기준은 목표 인원을 크게 제시하는 데 있지 않다. 선정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집 근처에서, 필요한 시간에, 감당 가능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실제 이용하는지에 있다. 2027년 예산 집행 단계에서 정부가 가장 먼저 메워야 할 빈칸은 ‘몇 명을 선정했나’와 ‘몇 명이 일상을 바꿀 만큼 이용했나’ 사이의 차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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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강부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수입차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국산차, 사회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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