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바이오틱스 100억 상한 삭제…‘많을수록 좋다’는 뜻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0월 23일 건강기능식품 기준·규격 개정안 두 건을 행정예고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100억 CFU 고정 상한은 없애되 기타원료 사용량은 일일섭취량의 30% 미만으로 낮추고, 간 질환 관련 주의 원료 15종의 혼합은 제한한다. 고함량 허용이 효능 우위를 뜻하지 않는 이유와 소비자가 확인할 지점을 짚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6년 10월 23일 건강기능식품의 기준·규격을 손보는 행정예고 두 건을 동시에 냈다. 한쪽은 간 질환 관련 주의사항이 붙은 기능성 원료 15종의 혼합을 제한하고 ‘기타원료’ 사용량을 낮추는 안전 강화안이다. 다른 쪽은 프로바이오틱스의 하루 섭취량 기준에서 100억 CFU 고정 상한을 없애고 영양성분 원료 선택지를 넓히는 정비안이다. 두 안 모두 의견 제출 기한은 12월 23일이다.
방향이 반대로 보이는 두 조치를 함께 읽어야 이번 개정안의 성격이 드러난다. 식약처는 여러 건강기능식품을 겹쳐 먹을 때 생길 수 있는 과다 섭취 위험은 줄이되, 제조 기술과 과학적 근거가 달라진 영역에서는 획일적인 상한을 걷어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지금은 행정예고 단계다. 최종 고시가 아니므로 현재 판매 제품의 기준이나 표시가 즉시 바뀌는 것은 아니다.

100억 CFU 상한 삭제, 고함량 권장과는 다르다
현행 프로바이오틱스의 하루 섭취량 기준은 1억~100억 CFU다. CFU는 살아 있는 미생물의 수를 나타내는 집락형성단위다. 공고 제2026-512호는 이를 ‘1억 CFU 이상’으로 바꿔 100억 CFU 상한을 삭제하는 안을 담았다. 식약처는 보도자료에서 이 조치가 고함량 제품 섭취를 권장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상한이 사라져도 숫자가 효능의 순위를 뜻하지는 않는다. 세계소화기학회(WGO)의 2023년 가이드라인은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 용량이 균주와 제품에 따라 다르며, 모든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일반 용량을 정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사람을 대상으로 특정 건강 효과가 확인된 균주 또는 균주 조합과 그 시험 용량을 연결해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다.
미국 국립보완통합건강센터(NCCIH)도 같은 속도 조절을 주문한다. 프로바이오틱스 종류마다 효과가 다를 수 있고, 어떤 종류를 어느 정도 먹어야 누가 도움을 받는지는 상당 부분 아직 연구 중이라고 정리한다. 중증 질환자나 면역기능이 저하된 사람에게는 감염 등 위해 가능성을 별도로 따져야 한다고도 경고한다. 따라서 ‘100억 초과 허용’은 제조 기준의 선택지를 넓히는 일이지, 소비자가 CFU가 큰 제품으로 일괄 교체해야 한다는 의료적 권고가 아니다.
| 항목 | 현행 | 행정예고안 |
|---|---|---|
| 기능성 원료를 기타원료로 사용할 때 | 일일섭취량의 100% 미만 | 일일섭취량의 30% 미만 |
| 프로바이오틱스 하루 섭취량 | 1억~100억 CFU | 1억 CFU 이상, 고정 상한 삭제 |
| 의견 제출 기한 | - | 2026년 12월 23일 |
겹쳐 넣는 원료는 30% 미만으로
공고 제2026-513호는 복합 기능성 제품의 설계에 더 촘촘한 제한을 건다. 기능성 원료를 주된 기능성 성분이 아닌 기타원료로 쓸 때 허용량을 일일섭취량의 100% 미만에서 30% 미만으로 낮추는 내용이다. 한 제품 안에서 부수적으로 들어간 원료까지 합산하면 소비자가 알기 어려운 중복 섭취가 생길 수 있다는 문제를 겨냥했다.
간 질환 관련 섭취 주의사항이 설정된 기능성 원료 15종은 서로 혼합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조 기준도 신설한다. 고시형 원료 5종과 개별인정형 원료 10종으로, 녹차추출물·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홍국 등이 포함된다. 이 조항은 제품 제조 단계의 혼합 기준이다. 특정 원료가 들어간 모든 제품이 위험하다는 선언이나 질환 치료 지침으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 간 질환이 있거나 여러 제품을 함께 먹는 사람은 제품별 섭취 주의사항을 확인하고 의료진과 상의할 필요가 있다.
2025년 재평가 결과를 반영해 녹차추출물, 알콕시글리세롤 함유 상어간유, L-테아닌의 주의사항도 손질한다. 특히 L-테아닌은 인정된 기능인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음’과 동떨어진 용도로 쓰이지 않도록 기준을 명확히 한다. 기능성 문구의 범위를 넘어 질병 예방이나 치료 효과로 읽히게 하는 광고와는 거리를 두겠다는 의미다.
원료 선택지는 넓히고 단위 오류는 줄인다
안전 규정만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공고 제2026-512호는 엽산·마그네슘·철의 제조에 쓸 수 있는 원료를 각각 한 종씩, 모두 세 종 추가한다. EPA·DHA 함유 유지의 제조 방법을 확대하고, 뮤코다당·단백 원료로 철갑상어와 가오리 연골 조직을 추가하는 내용도 포함한다.
홍삼과 인삼 농축액의 미생물 규격 단위는 액체를 전제로 한 mL에서 고형 성상에 맞는 g으로 바로잡는다. 또 22개 기능성 원료는 기능성분 또는 지표성분 함량을 기준으로 하루 섭취량을 더 명확히 표시하도록 정비한다. 소비자 선택과 직접 맞닿은 변화는 고함량 경쟁보다 ‘무엇이 얼마만큼 들어 있는지’를 같은 기준으로 읽게 만드는 부분이다.

소비자가 지금 확인할 세 가지
첫째, 개정안은 아직 확정 규정이 아니다. 12월 23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친 뒤 최종 고시 내용과 시행 시점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둘째,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은 총 CFU만 비교하지 말고 표시된 균주, 기대하는 기능과 관련된 인체 적용 근거, 그 연구에서 사용한 용량을 함께 봐야 한다. 국제프로바이오틱스프리바이오틱스학회(ISAPP)도 2025년 소비자 자료에서 용량이 크거나 균주 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더 효과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한다.
셋째, 여러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먹고 있다면 원료명과 일일섭취량, 섭취 시 주의사항이 겹치는지 점검해야 한다. 이번 30% 기준과 15종 혼합 제한은 중복 섭취를 제조 단계에서 줄이려는 장치다. 그러나 서로 다른 제품을 소비자가 동시에 복용하는 상황까지 자동으로 막아 주지는 못한다. 간 질환, 면역저하, 중증 기저질환이 있거나 약을 복용 중이면 판매 문구가 아니라 전문가 상담을 우선하는 편이 안전하다.
이번 행정예고의 핵심은 ‘더 많이 넣을 자유’와 ‘겹쳐 넣지 않을 의무’를 동시에 제시했다는 데 있다. 최종안에서 두 원칙의 경계가 어떻게 정해지는지, 특히 30% 산정 방식과 15종 혼합 금지의 적용 범위가 제조 현장과 소비자 표시에서 얼마나 분명해지는지가 다음 확인 지점이다.
참고자료
-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 안전관리 강화·영양성분 원료 확대 등 기준 정비」
-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일부개정고시(안) 행정예고(공고 제2026-512호. 2026.10.23)
-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일부개정고시(안) 행정예고(공고 제2026-513호. 2026.10.23)
- World Gastroenterology Organisation, “Probiotics and Prebiotics”
- National Center for Complementary and Integrative Health, “Probiotics: Usefulness and Safety”
- International Scientific Association for Probiotics and Prebiotics, “Are all probiotics the s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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