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재순 연출가, '제1공화국' 기획하다 중앙정보부 불려갔던 시절
표재순 연출가가 TBC 조연출 시절부터 MBC에서 '제1공화국', '조선왕조오백년'을 기획하며 겪었던 정치적 고초와 계약 비화를 회상했다.
TBC 조연출로 방송에 입문해 MBC 드라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표재순 연출가가 격동의 시대 속에서 겪었던 드라마 제작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가 전한 이번 이야기에는 정치 드라마 '제1공화국' 제작 과정에서 겪은 고초와 '조선왕조오백년'의 계약을 둘러싼 비화가 담겼다.
콘티도 모르던 조연출 시절과 TBC에서 MBC로의 이적
표재순 연출가는 TBC 조연출로 시작했던 초기 시절을 회상했다. 당시에는 콘티 개념이 희박했던 시기로, 선배로부터 단막극 제작을 맡게 되었을 당시에는 콘티를 짜는 법조차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는 당시 TBC 소속이었던 일본 TBS 출신 PD로부터 콘티 짜는 법을 배웠으며, 대학 연구 시절부터 알고 지낸 김지혁 PD로부터 연수를 받으며 본격적인 연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TBC에서 약 3년 가까이 활동하던 중, 1969년 MBC가 개국하면서 당시 TBC에 있던 인력 7명이 함께 MBC로 스카우트되어 이동했다. 이후 MBC가 드라마 전성기를 맞이하며 표 연출가는 '제1공화국'과 '조선왕조오백년' 같은 대작들을 기획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제1공화국' 제작과 중앙정보부 호출의 기억
정치 드라마를 기획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시절, 표 연출가는 '제1공화국'을 기획하며 겪었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당시 정권 초기의 분위기를 고려해 정권이 잡힌 지 1년 안에 제작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판단하에 기획이 추진되었다. 하지만 제작 과정에서 간첩을 미화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며 위기를 맞았다.
그는 드라마 속 인물을 구국의 영웅처럼 묘사한 것이 문제가 되어, 작가와 함께 중앙정보부(남산)로 불려 가 며칠간 조사를 받아야 했던 경험을 밝혔다. 당시 검열이 엄격했던 시대적 배경 속에서 드라마 속 인물 묘사가 불러온 결과는 제작진에게 큰 고초로 다가왔다.
'조선왕조오백년' 계약 전날의 반전과 1년 뒤의 귀환
대작 '조선왕조오백년'을 둘러싼 드라마 제작사의 엇갈린 운명도 언급되었다. 표 연출가는 신봉승 작가와 함께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모든 계약 조건을 조율하고 계약 전날 밤까지 축배를 들 정도로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계약 직전에 작가가 KBS로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접하며 큰 허탈함을 느꼈던 순간을 회상했다.
당시 KBS 측은 예산과 국책 방송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계약을 가져갔으나, 표 연출가는 이후 1년의 계약 기간이 종료된 뒤 해당 프로젝트가 다시 MBC로 돌아오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결국 '조선왕조오백년'은 MBC에서 제작되어 역사 교육의 일환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출처: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 유튜브 「[송승환의 원더풀라이프] 연출가 표재순 2화 (제1공화국과 조선왕조오백년의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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