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10.28 (수)
사회·교육

등록금 지출계획 요구권…인상 거부권은 아니다

교육부가 2026년 10월 27일 대학 등록금 심의 절차와 장학금 감면 대상을 손보는 두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지출계획 요구와 회의록 확인 절차는 강화되지만 등록금 인상 거부권이나 장학금 총량 확대가 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교육부가 2026년 10월 27일 ‘고등교육법 시행령’과 ‘대학 등록금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의견 수렴 기간은 12월 7일까지다. 개정안은 등록금심의위원회가 인상분의 사용계획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회의록 확인과 심의 결과 후속조치 보고 절차를 보강한다. 다만 공개된 조문에는 대학의 인상안을 위원회가 거부하거나 승인해야만 효력이 생긴다는 내용은 없다.

2014년 평택대학교 캠퍼스 투어에 참가해 건물 앞을 걷는 학생들
2014년 평택대학교 캠퍼스 투어에 참가한 학생들. 이번 등록금 제도 개정과 무관한 자료사진. 사진: USAG- Humphreys / 위키미디어 공용(CC BY 2.0)

사용계획 요구권, 거부권은 아니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등록금 결정권의 이동이 아니라 정보와 기록의 정비에 가깝다. 등록금이 어디에 쓰일지 심의 단계에서 묻고, 회의가 끝난 뒤에는 기록이 실제 논의를 반영했는지 확인하며, 위원회의 결정 가운데 후속조치가 필요한 사안은 이행계획까지 보고하도록 하는 구조다. 학생에게는 확인할 문서가 늘어나지만, 그 문서가 곧바로 인상 억제 장치가 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도 등록금심의위원회가 등록금 산정 근거와 학교 회계 운용 현황 등 심의에 필요한 자료를 학교장에게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 개정안은 여기에 ‘등록금 인상과 연계된 지출계획’을 요청 가능한 자료의 예로 명시한다. 인상률만 제시하는 대신 추가 수입이 교육시설, 실험·실습, 교원 확보, 학생 지원 등 어떤 항목에 쓰일지를 심의 과정에서 연결해 보라는 취지로 읽힌다.

그러나 자료 요구권과 거부권은 다르다. 입법예고안은 지출계획 제출을 등록금 인상의 법적 승인 요건으로 만들거나, 위원회가 특정 지출을 허가해야만 집행할 수 있도록 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위원회가 사용처를 요구할 수 있다’는 문장을 ‘학생 위원이 인상을 막을 수 있다’는 뜻으로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 실제 효과는 대학이 어느 정도로 구체적인 계획을 내고, 위원회가 그 자료를 바탕으로 무엇을 질문하며, 이후 집행 결과가 다시 공개되는지에 달려 있다.

회의록 절차도 달라진다. 시행령 개정안은 회의록을 작성하고 공개할 때 위원들의 확인을 받도록 한다. 회의록이 찬반 의견과 자료 요구, 대학의 답변을 빠뜨리지 않았는지 당사자가 확인하는 절차를 넣는 것이다. 대학 등록금 규칙 개정안은 심의 결과 가운데 후속조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대학의 장이 이행계획을 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한다. 심의가 회의 당일 발언으로 끝나지 않도록 다음 단계의 문서를 남기는 장치다.

67.7% 인상 뒤 나온 절차 보강

절차 보강이 나온 배경에는 등록금 인상 대학의 급증이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2026년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에 따르면 4년제 일반대학과 교육대학 192곳 가운데 130곳, 67.7%가 등록금을 올렸다. 동결한 대학은 62곳이었다. 전문대학은 125곳 가운데 102곳, 81.6%가 인상했고 23곳이 동결했다.

평균 연간 등록금도 올랐다. 4년제 대학은 2025년 712만3100원에서 2026년 727만300원으로 14만7100원, 2.1% 증가했다. 전문대학은 같은 기간 647만8700원에서 665만3100원으로 17만4400원, 2.7% 늘었다. 이 수치는 재학생 1명이 실제로 내는 금액을 단정한 것이 아니라 공시 대상 대학 전체의 평균이다. 학교·계열·학년과 장학금 수혜 여부에 따라 개인 부담은 달라진다.

2025년과 2026년의 4년제 대학 및 전문대학 평균 연간 등록금과 2026년 등록금 인상 대학 비율. 단위는 천 원. 출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2026년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 발표’.
동영상 전용 페이지에서 보기
2026년 대학 등록금 현황
구분2025 평균(천 원)2026 평균(천 원)증가율인상 대학 비율
4년제 일반·교육대학7,123.17,270.32.1%67.7%(130/192곳)
전문대학6,478.76,653.12.7%81.6%(102/125곳)

장학금 10%·30%의 뜻

등록금 규칙 개정안에는 교내 장학금 감면 대상에 관한 변화도 담겼다. 현행 규칙은 대학이 해당 연도 전체 등록금 수입 총액의 10% 이상을 학생에게 면제하거나 감액하도록 하고, 그 감면액 가운데 30% 이상을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에게 배정하도록 한다. 여기서 30%는 전체 등록금의 30%가 아니라, 학교가 마련한 전체 감면액 안에서의 비중이다.

개정안은 이 30% 몫에 포함할 수 있는 대상을 넓힌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에 더해 세 자녀 이상을 양육하는 가정의 자녀, 장애인, 대학의 장이 우선 지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학생을 포함하도록 했다. 동시에 전문가 위원의 임기를 2년 이내로 정하고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도록 한다. 특정 외부 위원이 장기간 자리를 유지하는 것을 제한하려는 조치다.

중요한 것은 총량과 배분을 구분하는 일이다. 이번 개정안은 등록금 수입 대비 감면 총액의 최저선인 10%를 올리지 않고, 감면액 중 30%라는 비중도 높이지 않는다. 30%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집단만 넓어지는 만큼 기존 저소득층 지원이 유지되는지, 새 대상에게 어느 정도가 배분되는지는 대학별 기준과 실제 집행에서 확인해야 한다. 대상 확대를 곧바로 장학금 총액 증가로 표현하면 개정의 효과를 과장하게 된다.

학생이 실제로 볼 문서

학생과 교직원이 실제로 확인해야 할 것은 네 가지다. 첫째, 인상분과 연결된 지출계획이 항목·금액·집행 시기로 나뉘어 제시됐는지다. 둘째, 위원회가 요구한 자료와 대학의 답변이 회의록에 남았는지다. 셋째, 위원 확인을 거친 회의록이 공개됐는지다. 넷째, 위원회 결정에 따른 후속조치가 계획대로 이행됐는지다. 계획서가 포괄적인 문구에 그치면 새 절차의 실질적 검증력은 약해질 수 있다.

12월 7일까지는 입법예고

이번 입법예고는 확정·시행 단계가 아니다. 교육부는 12월 7일까지 의견을 받은 뒤 제출 의견과 법제 심사 등을 거쳐 최종 문안을 정하게 된다. 입법예고안과 최종 공포문 사이에 조문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대학과 학생은 시행 시점과 확정 문구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결국 개정안은 등록금 인상 논의를 ‘얼마를 올릴 것인가’에서 ‘왜 올리고 어디에 쓰며 무엇을 이행했는가’까지 확장한다. 이는 심의의 추적 가능성을 높이는 변화다. 다만 위원회의 법적 권한과 장학금 총량을 그대로 둔 채 절차를 보강하는 방식인 만큼, 투명성이 실제 견제로 이어질지는 공개되는 자료의 구체성과 사후 이행 점검에 달려 있다.

참고자료

#대학 등록금 #등록금심의위원회 #고등교육법 시행령 #대학 등록금 규칙 #교내장학금 #대학정보공시
이
이강부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수입차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국산차, 사회 기사도 함께 씁니다.

기자의 다른 기사 ›
저작권자 ⓒ 트렌드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0댓글

현재 댓글 작성이 비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