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10.28 (수)
그린 모빌리티

전기 GLB 631km·국내 454km…같은 잣대 아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2026년 10월 28일 GLB 250+ 일렉트릭의 국내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제조사가 제시한 WLTP 최대 631km와 국내 상온 복합 인증 454km는 시험 체계가 달라 직접적인 성능 손실로 읽을 수 없으며, 국내 저온 복합 인증은 340km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2026년 10월 28일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 GLB 250+ 일렉트릭의 국내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국내 공식 예약 페이지의 시작 가격은 6990만원이다. 차량 소개에 등장하는 1회 충전 주행거리 ‘최대 631km’와 국내 인증표의 ‘상온 복합 454km’는 177km 차이가 나지만, 서로 다른 시험 체계의 결과여서 실제 성능이 그만큼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눈이 쌓인 프랑스 암플레퓌역 주차장의 전기차 충전기 두 대
2019년 2월 프랑스 암플레퓌역 주차장의 눈 덮인 전기차 충전시설. GLB와 무관한 자료사진. 사진: Sebleouf / 위키미디어 공용(CC BY-SA 4.0)

631km와 454km, 시험표준부터 다르다

신차 주행거리를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숫자 뒤의 기준이다. 메르세데스-벤츠 본사는 GLB 250+에 사용 가능 용량 85kWh 배터리를 적용하고 WLTP 기준 최대 631km를 제시했다. 반면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가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시스템(KENCIS)에 10월 26일 등록된 국내 인증값은 상온 도심 480km, 상온 고속도로 422km, 상온 복합 454km다.

WLTP 631km와 국내 상온 복합 454km를 나누면 국내 수치는 약 72.0%다. 그러나 이 비율을 ‘국내에서 28.0% 성능이 줄었다’고 표현하면 안 된다. 시험 주행모드, 보정 방식과 표시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차라도 어떤 표준으로 측정하고 어떤 조건을 반영하느냐에 따라 공인 숫자는 달라질 수 있다.

한국에너지공단 자동차연비센터는 국내 표시연비 측정에서 실외 주행저항을 측정한 뒤 실내 차대동력계에서 이를 재현한다고 설명한다. 도심은 FTP-75, 고속도로는 HWFET 모드를 사용한다. 최종 표시값에는 급가감속과 고온에서의 에어컨, 저온에서의 히터 작동 영향을 반영한 보정이 적용된다. 제조사가 밝힌 WLTP 수치와 국내 인증값은 각각의 용도가 있는 만큼 구매자는 국내 운행 판단에서는 국내 인증표를 우선 확인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저온 복합 340km, 도심 감소 폭이 컸다

국내 인증표는 겨울 판단에 필요한 저온 값도 따로 보여 준다. GLB 250+ 일렉트릭의 저온 도심은 305km, 저온 고속도로는 384km, 저온 복합은 340km다. 저온 복합은 상온 복합 454km보다 114km 짧고 상온의 약 74.9%다.

도심과 고속도로의 감소 폭은 같지 않다. 도심은 상온 480km에서 저온 305km로 175km, 36.5% 줄었다. 고속도로는 422km에서 384km로 38km, 9.0% 감소했다. 이 수치는 인증 시험 결과의 비교값이며 특정 운전자의 겨울 실주행거리를 보장하거나 예측하는 값은 아니다.

실제 주행거리는 외기온도뿐 아니라 히터 사용, 속도, 탑승 인원과 짐, 타이어, 노면, 배터리 상태, 출발 전 배터리 온도 관리 등에 따라 달라진다. 메르세데스-벤츠도 WLTP 수치가 운전 방식, 주변 환경, 배터리 노화, 공조장치, 선택 사양, 타이어, 적재량과 경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공인 수치는 동일 조건의 차량을 비교하기 위한 기준선이지 모든 도로에서 재현되는 약속이 아니다.

GLB 250+ 일렉트릭의 WLTP 최대 주행거리와 국내 상온·저온 인증거리. 시험 기준이 달라 세 수치를 직접적인 성능 손실로 해석할 수 없다. 자료: 메르세데스-벤츠, KENCIS(2026년 10월 26일 인증).
동영상 전용 페이지에서 보기
GLB 250+ 일렉트릭 1회 충전 주행거리
기준도심고속도로복합·최대
WLTP공개값 없음공개값 없음최대 631km
국내 상온480km422km454km
국내 저온305km384km340km

‘10분 260km’도 WLTP 기준

충전 속도 설명도 같은 원칙으로 봐야 한다. 제조사는 800V 전기 아키텍처와 최대 320kW 직류 급속충전을 제시하면서 10분 충전으로 최대 260km를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260km 역시 WLTP 기준이다. 국내 복합 인증거리 기준으로 10분마다 260km가 늘어난다는 뜻은 아니다.

‘최대 320kW’도 충전 전 과정에서 고정되는 속도가 아니다. 충전기 출력, 배터리 잔량과 온도, 차량의 충전 곡선 등에 따라 실제 전력은 달라진다. 10분 충전 수치는 최적 조건에서의 빠른 충전 능력을 보여 주는 참고값으로 보고, 장거리 계획에는 충전소 출력과 정차 시간을 별도로 계산해야 한다.

국내 계약서는 따로 확인해야

가격과 일정은 국내 공식 예약 페이지에서 확인된다. 시작 가격은 6990만원이며 페이지는 영상 속 모델의 사양과 옵션이 국내 판매차와 다를 수 있다고 안내한다. 본사 자료에 있는 5인승·7인승 구성이나 일부 충전 사양이 국내 차량에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단정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국내 계약서와 최종 사양표가 우선한다.

이번 GLB 사례는 전기차 주행거리 숫자를 읽는 세 단계를 보여 준다. 첫째 기준이 WLTP인지 국내 인증인지 확인하고, 둘째 국내 인증 안에서도 상온·저온과 도심·고속도로를 나눠 봐야 한다. 셋째 급속충전으로 추가되는 거리도 어떤 시험 기준에서 산출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631km, 454km, 340km는 서로 경쟁하는 세 개의 정답이 아니다. 631km는 WLTP 최대값, 454km는 국내 상온 복합 인증값, 340km는 국내 저온 복합 인증값이다. 숫자의 크기보다 조건을 먼저 읽어야 겨울 장거리 운행과 충전 계획을 현실에 맞게 세울 수 있다.

참고 자료

#메르세데스-벤츠 GLB #전기차 주행거리 #WLTP #국내 인증 #저온 주행거리 #급속충전
이
이강부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수입차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국산차, 사회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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