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개발 국비, 땅 확보부터…29일부터 신청 강화
문화체육관광부가 29일 관광개발 국고보조사업 성과관리 제도를 시행했다. 지방자치단체의 토지 확보·투자심사 자료 제출부터 집행 데이터 관리, 사후 성과평가까지 연결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9일 관광개발 국고보조사업의 신청·집행·사후평가를 한 흐름으로 관리하는 성과관리 제도를 시행했다. 이날 시행된 개정 관광진흥법과 하위법령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새 사업을 신청할 때는 토지 확보 계획과 증빙, 지방재정 투자심사 결과 또는 향후 계획을 함께 내야 한다. 착공 뒤에는 전산 시스템을 통한 사업 정보 관리와 성과평가, 필요할 경우 컨설팅이 이어진다.

신청서에서 먼저 거르는 ‘부지·지방비’ 위험
관광지 조성은 계획 발표 뒤 실제 착공까지 토지 보상, 인허가, 지방비 확보 같은 변수가 많다. 부지 확보가 늦어지면 국비가 배정돼도 공사를 시작하지 못하고, 사업비 상승이나 이월이 반복될 수 있다. 이번 시행규칙 개정은 이런 위험을 예산 신청 단계에서 확인하도록 서류 요건을 보강한 것이 핵심이다.
지방자치단체는 토지 확보 현황과 앞으로의 확보 계획을 설명하고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내야 한다.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이미 받았다면 결과를, 아직 받지 않았다면 심사 계획을 제출한다. 중앙정부가 사업의 관광적 매력만이 아니라 실제 착수 가능성과 지방재정 부담을 함께 보겠다는 뜻이다. 다만 서류 강화가 사업 승인을 자동으로 막는 것은 아니다. 제출 자료를 토대로 타당성과 준비도를 판단하는 절차가 촘촘해진 것이다.
법이 만든 것은 ‘평가 권한과 데이터 기반’
개정 관광진흥법 제76조의3은 문체부가 국고보조를 받는 지방자치단체의 관광개발사업 성과를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사업 정보를 모으는 관광개발 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운영하고, 지자체에 컨설팅과 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담았다. 평가에 필요한 자료를 요구하면 지자체는 정당한 사유가 없을 때 따라야 한다.
평가와 지원 업무는 전문성과 연구 역량을 갖춘 기관에 맡길 수 있다. 문체부는 전문기관을 올해 안에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률은 제도의 골격을 세웠고, 실제 평가 대상과 지표, 일정은 문체부 고시와 매년 수립하는 평가계획에서 구체화된다. 따라서 첫해 성패는 어떤 지표로 준비도와 이용 실적, 지역 파급효과를 구분해 측정하느냐에 달렸다.
‘100억원 이상’은 자동 적용되는 법정선 아니다
문체부는 지난 4월 제도 도입 방향을 알리며 총사업비 100억원 이상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을 중점 평가 대상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100억원이라는 숫자가 법 조문에 적혀 모든 사업에 기계적으로 적용되는 기준은 아니다. 법은 평가 권한과 자료 제출, 시스템·전문기관의 근거를 두고, 구체적 대상은 연도별 평가계획으로 정하도록 했다.
이 차이는 현장에서 중요하다. 대규모 사업은 우선 점검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총사업비만으로 평가 여부나 지원 중단이 자동 결정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반대로 100억원 미만 사업도 연간 계획과 사업 성격에 따라 관리 대상이 될 수 있다. 지자체는 금액의 경계보다 토지 확보, 투자심사, 수요와 운영계획을 입증할 자료를 꾸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전체 지자체 보조사업 통계가 보여준 관리 필요성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지방자치단체 국고보조사업 운영 평가’에 따르면 2023년 전체 지방자치단체 국고보조사업의 예산현액은 86조289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77조5725억원이 집행됐고 5조7977억원은 다음 연도로 이월됐으며 2조6587억원은 쓰이지 않았다. 집행률은 90.2%였다.
이 수치는 관광개발사업만을 떼어 낸 통계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국고보조사업 전체를 집계한 것이다. 관광사업의 이월·불용 규모로 읽어서는 안 된다. 다만 중앙정부 재원과 지방비가 결합하는 사업에서 계획 단계의 검토, 집행 과정의 데이터 축적, 사후 성과 측정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재정 환경의 배경 자료다.
| 단계 | 새 관리 요소 | 확인할 쟁점 |
|---|---|---|
| 신청 | 토지 확보 계획·증빙, 지방재정 투자심사 결과·계획 제출 | 착수 가능성, 지방비 부담 |
| 집행 | 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한 자료 관리, 컨설팅·교육 지원 | 공정·사업비 변동, 자료의 적시성 |
| 사후 | 연도별 계획에 따른 성과평가와 결과 환류 | 이용 실적, 운영 지속성, 지역 파급효과 |
법 시행이 곧 현장 개선은 아니다
제도는 부실한 계획을 일찍 발견하고, 진행이 더딘 사업에는 컨설팅을 붙이며, 평가 결과를 다음 예산과 정책에 반영할 통로를 마련했다. 하지만 정보시스템에 입력하는 자료가 늦거나 평가 지표가 단순 집행률에 치우치면 관광객 이용 가치와 지역경제 효과를 제대로 판단하기 어렵다. 사업마다 개장 시점과 성숙 기간이 다른 만큼 단기 실적과 장기 운영 가능성을 나눠 볼 설계도 필요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전체 지자체 국고보조사업 평가에서 성과지표와 목표 설정이 미흡한 사례가 평가 대상의 약 80%라고 지적했다. 역시 관광사업만의 비율은 아니다. 새 관광개발 평가가 같은 한계를 피하려면 방문객 수 같은 양적 지표뿐 아니라 시설 가동률, 운영수지, 주민 편익, 민간투자 연계 여부처럼 사업 목적에 맞는 지표를 사전에 공개하고 일관되게 적용해야 한다.
여행자가 체감할 변화는 중장기적
29일 시행으로 관광지 입장료나 운영시간이 곧바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여행자에게 미치는 직접 효과는 시간이 걸린다. 사업 준비도가 낮은 시설의 착공 지연을 줄이고, 이미 조성된 시설이 실제로 쓰이는지 점검해 후속 투자의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것이 제도의 목표다.
앞으로 확인할 핵심은 문체부가 연도별 평가계획에서 대상과 기준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밝히는지, 전문기관을 어디로 지정하는지, 평가 결과를 예산 조정과 컨설팅에 어떻게 연결하는지다. 법적 근거는 마련됐지만 국비 낭비를 줄이고 쓸모 있는 관광 인프라를 남길지는 공개되는 데이터와 평가 결과의 환류 수준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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