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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1.03 (화)
기업소식

축음기에서 HBM까지…반도체가 바꾼 음악의 역사

에디슨의 축음기부터 SK하이닉스의 HBM까지, 반도체 기술의 진화가 음악의 기록과 소유, 그리고 AI를 통한 창조로 이어지는 역사를 분석했다.

축음기에서 HBM까지…반도체가 바꾼 음악의 역사
거실에 앉아 상업 라디오를 바라보고 있는 가족의 모습 (사진=SK하이닉스 [SK hynix] 유튜브 영상 캡처)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온 음악은 시대에 따라 그 형태를 달리해왔다. 과거 노래가 끝나면 소리도 함께 사라졌던 구전의 시대에서, 이제는 프롬프트 한 줄로 새로운 곡을 만들어내는 AI 음악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기술의 진보는 음악의 정의를 바꿔놓았다. SK하이닉스가 전한 이 이야기에는 소리의 기록부터 생성형 AI가 음악을 창조하는 과정까지, 반도체 기술이 음악의 역사를 어떻게 관통해왔는지가 담겨 있다.

소리의 기록과 증폭, 거실로 들어온 음악

소리를 물리적으로 기록할 기술이 없던 시절, 음악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거나 악보로만 남았다. 악보에는 선율과 리듬이 담겼지만, 연주가 끝나면 소리 그 자체를 다시 들을 수는 없었다. 변화는 1877년 토머스 에디슨이 소리의 진동을 원통 위의 홈으로 새기는 기계식 장치인 축음기를 발명하며 시작됐다. 이후 1887년 에밀 베를리너가 원반에 소리를 새기는 그레머폰을 발명하면서 클래식과 오페라 같은 음악이 공연장을 넘어 가정으로 보급될 수 있었다.

하지만 초기 기계식 장치들은 소리의 크기라는 한계가 있었다. 전기적 증폭 기술이 없던 시절의 나팔관 소리는 방 하나를 채우기에도 버거웠다. 이를 해결한 것이 20세기 초 등장한 진공관이다. 1906년 리 리드 포레스트가 삼극 진공관을 발명하며 미세한 전기 신호를 증폭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앰프와 스피커의 발전으로 음악은 더 크고 선명해졌다. 1920년대 상업 라디오 방송이 시작되자 음악은 전파를 타고 각 가정의 거실로 퍼져 나갔다.

진공관은 발열이 심하고 깨지기 쉽다는 단점이 있었으나, 1947년 벨 연구소 연구진이 반도체를 이용한 트랜지스터를 발명하며 음악의 청취 환경은 다시 한번 격변했다. 트랜지스터는 진공관보다 작고 저전력으로 작동해 전자기기의 소형화를 이끌었다. 1954년 등장한 세계 최초의 상용 트랜지스터 라디오 'TR-1' 덕분에 젊은 세대는 집 밖에서도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됐으며, 음악은 거실을 넘어 이동의 영역으로 확장됐다.

디지털 전환과 플래시 메모리가 연 '소유'의 시대

반도체 기술의 핵심인 집적회로(IC)의 등장은 음악을 듣는 방식을 '소유'의 개념으로 전환했다. 1950년대 말 잭 힐비와 로버트 노이스가 구현한 집적회로는 복잡한 부품들을 하나의 작은 칩 위에 모아 전자기기를 정교하게 만들었다. 이후 워크맨 같은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가 등장하며 사람들은 좋아하는 노래를 직접 테이프에 녹음해 담아 다니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날로그 매체인 테이프는 반복 재생 시 음질이 저하되는 한계가 있었다.

이 한계를 극복한 것이 소리의 파형을 0과 1의 숫자로 기록하는 PCM(Pulse Code Modulation) 방식이다. 1982년 소니와 필립스가 PCM 방식의 CD를 상용화하며 음악은 마침내 디지털 데이터가 됐다. 특히 한국인 반도체 과학자 강대원 박사의 혁신은 디지털 음악 시대를 앞당기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1960년 강 박사가 발표한 모스펫(MOSFET)은 현대 반도체의 기본 구성 요소가 되었고, 1967년 발표한 플로팅 게이트 구조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기억하는 플래시 메모리의 토대가 됐다.

이 기술적 토대 위에 1990년대 MP3 압축 기술이 더해지면서, 수천 곡의 음악을 손바닥만 한 칩 하나에 담아내는 시대가 열렸다. 이후 2010년대 스마트폰과 무선 네트워크의 대중화는 음악을 개인이 소유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 센터 서버에 저장된 음악을 실시간으로 불러오는 스트리밍 시대로 진입시켰다. 이제 음악은 개인의 기기가 아닌, 낸드 플래시 기반의 데이터 센터용 SSD와 서버용 CPU, GPU가 집약된 거대한 디지털 도서관 속에 존재한다.

AI 음악 시대의 엔진, HBM과 초고용량 메모리

현재 음악 산업은 다시 한번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새로운 음악을 창조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2017년 등장한 트랜스포머 모델은 데이터 간의 복잡한 관계를 학습해 소리와 음악의 패턴을 익히며 작곡의 영역까지 확장됐다. 이러한 거대 AI 모델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연산 능력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고대역폭 메모리(HBM)다.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한 SK하이닉스는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GPU에 데이터를 끊김 없이 공급함으로써 AI 음악 생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SK하이닉스는 2025년 8월 셀 하나에 4비트를 저장하는 321단 2테라비트 QLC NAND 플래시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에 돌입하며 데이터 센터의 저장 용량을 극대화하고 있다. 2026년 4월부터는 이를 탑재한 PC용 SSD 공급을 시작해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과거의 반도체 기술이 음악을 기록하고 이동시키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 진화한 메모리 기술은 음악을 상상하고 창조하는 새로운 악기로 기능하고 있다. 순간의 소리로 존재했던 음악은 이제 데이터가 되어, 인류의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출처: SK하이닉스 [SK hynix] 유튜브 「[칩바이칩] 작은 칩이 쌓아온 세상, 반도체가 바꾼 음악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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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임상우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경제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기업소식, 금융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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