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과 발' 된 AI 에이전트…조직 도입 전 운영 체계부터 설계해야
김민정 HRX랩 부대표는 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하는 AI 에이전트를 조직에 들이려면 거버넌스와 역할 배분, 관리 체계를 먼저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업무를 잘게 쪼개 AI에 맡길 일과 사람이 검수할 일을 나누는 것이 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헤르메스나 오픈클로 같은 자율형 AI 에이전트는 그동안 설치부터 세팅까지의 과정이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설치 파일만 내려받으면 손쉽게 멀티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는 환경이 지원되면서 누구나 에이전트를 24시간 일하도록 만들 수 있게 됐다. 티타임즈TV 영상에 출연한 김민정 HRX랩 부대표는 에이전트를 사람의 '손과 발'에 비유했다. 이전의 AI 도구가 그림을 만들고 요약을 해주며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면, 에이전트는 손과 발이 되면서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번 써보고 포기하면 안 되는 이유
김 부대표는 에이전트를 한 번 써보고 대부분 포기한다고 짚었다. 초반에는 한 번에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고, 아무리 좋은 스킬을 넣어도 사용자에게 맞춤으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실패를 겪으면서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잘 이해하도록 계속 많은 대화를 통해 완성해 가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영상 설명 역시 하루 만에 실망하거나 포기하는 사용자가 많지만, 에이전트는 쓰면 쓸수록 똑똑해지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역할은 단계적으로 넓히라고 조언했다. 처음에는 요약 정도까지 맡기고, 그다음 그 결과로 링크드인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릴 콘텐츠를 만드는 식으로 역할을 하나씩 확장하는 것이다. 리서치, 요약, 이미지 제작, 발행 검수로 역할을 확장할수록 정확도는 더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개인 관심사로 먼저 익숙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업무를 쪼개면 맡길 일이 보인다
김 부대표는 결국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업무를 설계해 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컨설팅 자문, 교육, 고객 관리처럼 큰 카테고리를 두고 그 안의 일들을 다시 쪼개 보면 정말 불편하고 반복적인 일들이 발굴된다는 것이다. 그 일부터 에이전트에게 맡기면 된다. 예로는 뉴스 브리핑, 그리고 회의록을 매번 만들어 그 결과물로 투두 리스트를 만들고 액션 아이템에 대해 담당자들에게 메일을 발송하는 일을 들었다. 특히 주니어 직원들이 많이 하는 일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브리핑 같은 업무는 에이전트가 완전히 대신하고 마지막 검수만 사람이 하게 될 수 있다며, 그 일을 하던 사람에게서 일의 80%가 없어지면 그만큼을 어떤 일로 더 의미 있게 채울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무를 잘 쪼개 AI에게 시켜야 한다는 명제 자체는 헤르메스가 들어왔다고 해서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게 김 부대표의 설명이다.
조직용 에이전트, 개인 생산성 넘어 기업 가치 따져야
개인 에이전트가 회사 에이전트로 넘어가려면 무엇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김 부대표는 개인의 생산성과 회사의 생산성, 그리고 기업의 가치를 구분했다. 단순히 개인에게 좋은 것이 아니라 팀과 그다음 조직까지 넘어갔을 때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지를 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기업은 굳이 왜 이것을 사용해야 하느냐고 생각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에이전트가 기업에 도움이 된다고 보면서도, 탑다운으로 도입이 내려오면 직원 레벨의 반발도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이전트는 내가 하던 일을 대신하는 것, 즉 사람이 빠지는 것이어서 구성원들은 자신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큰 우려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부대표는 거버넌스와 조직 문화, 사람들의 역할 배분, 에이전트에 대한 관리·운영 체계를 사전에 설계하지 않고 도입하면 틀림없이 충돌이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빠른 기업들은 운영 체계와 관리 체계를 만드는 일을 시작한 만큼, 개인은 자신에게 적용 가능한 부분을 계속 고민하고 회사는 조직 측면의 준비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심스럽게 제언했다.
기업이 에이전트를 어떤 방식으로 쓰게 될지는 보안 정책에 따라 다르다고 봤다. 어떤 기업은 직원들에게 '깡통 에이전트'라고 부르는 빈 껍데기 에이전트만 주고, 직원들이 그 안에서 역할을 부여해 자신의 에이전트를 만들게 한다. 또 어떤 기업은 왼쪽의 에이전트를 클릭해 오른쪽으로 옮긴 뒤 모델과 시스템 프롬프트를 입력하고, 뉴스 클리핑과 리서치, 요약을 맡은 에이전트들을 차례로 연결하는 자동화 화면을 쓴다. 김 부대표는 역할을 명시하고 인풋과 아웃풋이 어디로 가는지를 하나하나 설계하는 이 과정이 에이전트를 설계하는 첫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보안 이슈가 있는 만큼 기업들은 직원들이 언제든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는 인프라와 구조를 만들어 줄 것으로 내다봤다.
24시간 에이전트, 토큰 비용과 보안 관리가 관건
헤르메스 같은 에이전트는 작업을 걸어두면 사용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도 맡긴 일을 계속한다. 김 부대표는 에이전트에게 사이트들을 살피고 X 등에서 무엇이 화제인지 감지하라고 맡겨 두었다고 소개했다. 다만 24시간 일을 시키면 토큰이 많이 낭비되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말 24시간 돌려야 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해 시간을 잘 설정하면 토큰 비용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사람이 정말 해야 할 일까지 잘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보안과 관련해서는 헤르메스 같은 메인 비서가 해킹되면 사용자의 스케줄 같은 정보가 드러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김 부대표는 텔레그램도 각각의 아이디와 토큰이 있어 그 토큰이 노출되면 안 된다며, API 키값을 늘 보안 유지하듯 유저 아이디와 키값을 잘 유지하면 된다고 답했다. 노트북을 누군가에게 빼앗기면 드러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상 크게 보안상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이다.
김 부대표는 AX 시대에 일하는 방식이 변화했다며 자신의 사례를 들었다. 자신은 점검하는 역할을 맡고, 일은 헤르메스 메인 비서실장이 하며, 그 밑의 서브 에이전트들이 함께 일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람이 하는 일, 사람과 AI가 하는 일, AI가 혼자 하는 일, 에이전트와 에이전트가 같이 하는 일로 나뉘는 것이 AX 시대로 넘어가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라며, 그 속에서 기존에 사람만 하던 일은 업무를 세부적으로 쪼개고 사람이 할 일을 정하는 업무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컨설턴트들이 1~3개월씩 프로젝트를 하며 프로세스를 정립했다면, 지금은 업무를 잘 아는 본인이 AI 도구의 도움을 받아 대화를 통해 해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0댓글
현재 댓글 작성이 비활성화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