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10.23 (금)
그린정책

법정기념일 된 재생에너지의 날…100GW는 집행의 몫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6년 10월 23일을 처음 법정기념일인 ‘재생에너지의 날’로 맞았다. 정부 주관 행사와 포상 근거는 생겼지만, 2030년 100GW 목표는 별도 계획·예산·계통 투자의 집행으로 증명해야 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6년 10월 23일을 처음으로 법정기념일인 ‘재생에너지의 날’로 맞았다. 2019년 민간단체들이 같은 날짜에 기념일 제정을 선언한 지 7년 만이다. 정부가 공식 행사와 포상을 주관할 제도적 틀은 생겼지만, 재생에너지 설비와 전력망이 기념일 지정만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은 10월 20일 시행됐다. 개정문은 재생에너지 확대, 녹색산업 육성, 기술혁신을 통한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촉진을 목적으로 매년 10월 23일을 재생에너지의 날로 지정했다.

민간 선언에서 정부 주관 기념일로

날짜의 출발점은 정부가 아니었다. 기후변화센터와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등 16개 민간단체는 2019년 10월 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재생에너지의 날 제정을 선언했다. 당시 자료에는 세계재생에너지총회 기간 열린 기념식에 국내외 관계자 약 300명이 참석했다고 적혀 있다.

이번 법정기념일 지정으로 달라진 핵심은 주체다. 현행 대통령령 제2조는 정부가 주관하는 기념일과 주관 부처, 행사 내용을 별표에 두도록 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도 지난 9월 법정기념일 지정을 근거로 재생에너지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에게 장관표창을 주는 계획을 공고했다. 민간 캠페인이 정부의 공식 기념·포상 체계로 들어온 셈이다.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 송전탑이 한 화면에 놓인 재생에너지 설비 자료사진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 뒤로 송전탑이 보인다. 한국의 특정 사업지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 Kenueone / 위키미디어 공용(CC0 1.0)

다만 이 대통령령은 기념식의 주관과 행사 체계를 정하는 규정이다. 설비 보급 의무, 전력망 접속 물량, 사업 인허가 기한이나 별도 예산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조항은 아니다. 법정기념일의 실효성은 별도의 법률·계획·예산과 현장 집행으로 확인해야 한다.

상징의 무게는 100GW 이행표에서 갈린다

정부가 내놓은 가장 큰 숫자는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100GW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5월 19일 발표한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은 2035년 발전량 가운데 재생에너지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이는 목표도 함께 제시했다. 설비용량은 순간적으로 낼 수 있는 발전능력이고 발전비중은 실제 생산 전력의 몫이므로 두 수치는 서로 대체할 수 없다.

보급 경로도 숫자로 제시됐다. 정부는 수도권·충청권·강원권의 계통 여유지역 등에 10개가 넘는 GW급 태양광 신규사업을 발굴해 모두 12GW를 2030년까지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공장 지붕, 영농형·수상형, 도로·철도·농수로 등 4대 정책입지에는 같은 해까지 태양광 44.2GW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계획이 발표된 뒤 초기 속도는 빨라졌다.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가 5월 29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1분기 태양광 신규 보급은 2024년 780MW, 2025년 802MW에서 2026년 1,087MW로 늘었다. 다만 한 분기의 증가량은 2030년 누적 목표 달성을 보증하지 않는다. 인허가와 주민 수용성, 접속 가능한 전력망, 출력제어 위험을 함께 공개해야 진도를 제대로 읽을 수 있다.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의 2030·2035년 핵심 목표. 계약가격은 상한 목표다. 단위는 GW, %, 원/kWh. 자료: 기후에너지환경부, 2026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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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전기와 국내 공급망도 함께 평가해야

설비 숫자만 늘면 정책이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기본계획은 2035년 계약가격 목표를 태양광 80원/kWh 이하, 육상풍력 120원/kWh 이하, 해상풍력 150원/kWh 이하로 잡았다. 이는 현재 가격을 설명하는 통계가 아니라 정부가 제시한 미래 목표다. 입찰 결과와 금융비용, 계통 보강비용을 함께 보지 않고 목표가격만 성과처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산업 기반에는 또 다른 시계가 걸려 있다. 정부는 2030년 국내 연간 제조역량을 태양광 모듈 10GW 이상, 풍력 터빈 3GW 이상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국내 설치량이 늘어도 핵심 부품과 장비의 국산 공급망이 약하면 에너지 안보와 산업 육성이라는 기념일 지정 취지 가운데 한 축은 비게 된다.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 주요 목표
지표기준 시점목표단위·성격
재생에너지 설비용량2030년100GW·누적 설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2035년30 이상%·발전량 비중
태양광 계약가격2035년80 이하원/kWh·목표
육상풍력 계약가격2035년120 이하원/kWh·목표
해상풍력 계약가격2035년150 이하원/kWh·목표
태양광 모듈 제조역량2030년10 이상GW/년·국내
풍력 터빈 제조역량2030년3 이상GW/년·국내

정책 성과를 매년 같은 형식으로 비교하는 공개 점검표가 필요한 이유다. 최소한 신규 허가와 실제 준공을 구분하고, 준공 설비 가운데 계통 접속을 마친 용량과 출력제어량을 따로 보여줘야 한다. 계약가격과 주민 이익공유 실적, 산업재해와 폐패널 재활용량도 보급량 옆에 놓아야 한다.

기본계획은 재생에너지 공사·운영·폐기·재활용 전 주기 안전관리 강화와 1,000만명 규모의 이익공유 참여도 내걸었다. 그러나 목표의 정의와 연도별 중간값이 공개되지 않으면 같은 ‘참여’라도 단순 가입자 수와 실제 소득을 받은 사람 수가 섞일 수 있다. 안전도 사고 건수만이 아니라 설비 규모 대비 사고율로 봐야 비교가 가능하다.

기념일을 연례 결산일로 만들 때

첫 법정기념일은 7년 전 민간 선언을 국가 의제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성과를 기리고 공론장을 열 수 있게 된 것도 변화다. 다만 상징을 정책 성과로 바꾸려면 매년 10월 23일 전년도 약속과 실제 실적의 차이를 설명하는 날이 돼야 한다.

올해의 기준선은 이미 나와 있다. 2030년 100GW, 2035년 발전비중 30% 이상, 발전원별 계약가격과 국내 제조역량 목표다. 내년 기념일에는 행사 규모보다 설비·계통·가격·안전·지역소득의 진척을 동일한 단위로 공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법정기념일의 무게는 달력에 이름을 올린 사실보다 그날마다 갱신되는 이행표에서 확인될 것이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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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강부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수입차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국산차, 사회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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