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10.23 (금)
경제

활동기업 774만곳인데 신생률 11.7%…커지는 ‘역동성 경고’

국가데이터처가 22일 발표한 2025년 기업생멸행정통계에서 활동기업은 774만8000개로 늘었지만 신생기업과 신생률, 고성장기업은 일제히 줄었다. 총량 증가 뒤의 진입·생존·스케일업 약화를 공식 통계와 OECD 자료로 분석했다.

국가데이터처가 22일 발표한 ‘2025년 기업생멸행정통계(잠정)’에서 지난해 활동기업은 774만8000개로 1년 전보다 10만6000개 늘었다. 그러나 새로 생긴 기업은 90만8000개로 1만4000개 줄었고, 신생률은 11.7%로 0.3%포인트 떨어졌다. 경제에 존재하는 기업의 수는 늘었지만 새로운 기업이 들어오고 빠르게 성장하는 힘은 약해졌다는 뜻이다.

부산 국제시장의 가방 상점에 상품이 진열돼 있다
부산 국제시장에 상품이 진열돼 있다. 기사 속 통계와 직접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 Ka23 13 / 위키미디어 공용(CC BY 4.0)

기업 재고는 늘고 진입 흐름은 줄었다

활동기업은 해당 연도에 매출액이나 상용근로자가 있는 기업이다. 이 숫자는 해마다 새로 들어온 기업에서 사라진 기업을 뺀 결과가 누적된 ‘재고’에 가깝다. 반면 신생기업과 신생률은 그해 경제에 새로 유입된 흐름을 보여준다. 두 지표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점이 이번 통계의 핵심이다.

활동기업은 2023년 753만9000개, 2024년 764만2000개, 2025년 774만8000개로 2년 연속 1%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생기업은 95만6000개에서 92만2000개, 다시 90만8000개로 감소했다. 신생률도 12.7%, 12.1%, 11.7%로 내려왔다. 활동기업 총량만 보면 완만한 확장이지만, 진입 지표를 함께 놓으면 기업 생태계의 순환 속도가 둔해지는 그림이다.

기업생멸 주요 지표
지표기준 시점수치전년 대비
활동기업2025년774만8000개10만6000개·1.4% 증가
신생기업2025년90만8000개1만4000개·1.5% 감소
신생률2025년11.7%0.3%포인트 하락
소멸기업2024년76만9000개2만1000개·2.7% 감소
20% 이상 고성장기업2025년4534개855개·15.9% 감소
가젤기업2025년1146개208개·15.4% 감소
활동기업은 증가했지만 신생기업과 신생률은 하락했고 고성장기업도 줄었다. 단위는 개·%이며 기준 시점은 2025년이다. 자료: 국가데이터처 ‘2025년 기업생멸행정통계(잠정)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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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감소’는 1년 시차를 떼고 읽어야

소멸기업은 76만9000개로 2.7% 줄었고 소멸률도 10.1%로 0.4%포인트 낮아졌다. 겉으로는 긍정적 신호처럼 보이지만 기준 연도는 2025년이 아니라 2024년이다. 한 기업이 실제로 사라졌는지는 다음 해 행정자료와 대조해야 확정할 수 있어 소멸 통계에는 구조적으로 1년의 시차가 생긴다.

따라서 2025년 신생기업 감소와 2024년 소멸기업 감소를 단순히 빼서 지난해 기업의 순증 규모로 해석하면 안 된다. 서로 다른 연도의 흐름을 합치게 되기 때문이다. ‘폐업이 줄었으니 기업 환경이 좋아졌다’는 결론도 아직 이르다. 활동기업 증가가 휴·폐업 지연, 업종 구성 변화, 고용 없는 기업의 증가 가운데 무엇에서 비롯됐는지는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

더 무거운 경고는 고성장기업 감소

새로 생긴 기업의 수보다 더 눈여겨볼 대목은 성장 사다리다. 2025년 20% 이상 고성장기업은 4534개로 1년 전보다 855개, 15.9% 줄었다. 이 가운데 사업자등록 후 4~5년 된 가젤기업은 1146개로 15.4% 감소했다. 창업 감소가 진입 단계의 경고라면, 고성장기업 감소는 살아남은 기업이 일자리와 매출을 빠르게 늘리는 단계에서도 병목이 생겼음을 뜻한다.

생존율도 안심하기 어렵다. 2023년 신생기업의 1년 생존율은 63.9%로 0.5%포인트 하락했다. 2019년 신생기업이 5년 뒤까지 남은 비율은 36.5%였다. 5년 생존율은 전년보다 0.1%포인트 올랐지만, 같은 출발 집단 10곳 가운데 4곳에도 못 미친다는 절대 수준이 더 중요하다.

업종별 격차는 지원 정책을 한 묶음으로 설계하기 어려운 이유를 보여준다. 5년 생존율은 전기·가스·증기 78.3%, 보건·사회복지 64.0%였지만 숙박·음식점업은 27.8%, 금융·보험업은 24.8%, 광업은 20.1%였다. 진입 비용, 수요 안정성, 규제와 자본 구조가 다른 업종을 동일한 창업 건수 목표로 평가하면 정책 효과가 왜곡될 수 있다.

지원 건수보다 ‘성장 이후’를 성과표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1년 한국 포용성장 검토에서 중소기업 지원 제도가 1300개를 넘는데도 생존과 스케일업 비율이 낮다고 지적했다. 당시 시장서비스업에서 직원 10명 미만으로 출발한 기업 중 성장한 비율은 한국이 2.5%, 비교 대상 OECD 국가 평균은 6%였다. 일정 규모를 넘을 때 지원이 끊기는 문턱이 성장을 간접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OECD 수치는 과거 자료와 별도 정의에 근거하므로 이번 국가데이터처 통계와 직접 연결해 계산할 수는 없다. 다만 ‘창업 수는 많지만 규모를 키우는 기업은 적다’는 구조적 진단은 최신 고성장기업 감소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지원 정책의 목표를 창업 신청 건수나 사업자등록 수에만 두면 진입 직후 성과는 잡아도 3년, 5년 뒤의 생산성과 고용 확대는 놓칠 수 있다.

성과표를 나눌 필요가 있다. 첫째, 창업 지원은 1년·3년·5년 생존율을 추적해야 한다. 둘째, 생존기업 가운데 상용근로자를 두고 생산성을 높인 기업의 비중을 봐야 한다. 셋째, 고성장기업이 감소한 업종과 지역을 찾아 자금, 인력, 규제 가운데 실제 병목이 무엇인지 사후 평가해야 한다. 지원 규모를 늘리는 것보다 기업이 지원의 경계선을 넘어설 때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도를 정리하는 일이 우선이다.

774만개라는 총량 뒤의 질문

활동기업 774만8000개는 한국 경제의 사업 기반이 넓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러나 신생률 11.7%, 5년 생존율 36.5%, 고성장기업 15.9% 감소를 함께 보면 총량만으로 역동성을 판단할 수 없다. 기업이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지와 기업이 얼마나 자주 진입하고 살아남아 커지는지는 서로 다른 문제다.

다음 통계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2025년 소멸기업이 확정됐을 때 진입 감소와 퇴출 흐름이 어떻게 맞물리는지다. 동시에 고용을 보유한 신생기업과 고성장기업의 업종별 분포도 공개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숫자가 늘어난 기업 생태계가 성장의 사다리를 넓혔는지, 아니면 오래된 기업이 더 오래 머무는 저회전 구조로 바뀌는지는 그때 더 선명해진다.

참고자료

#기업생멸통계 #신생기업 #고성장기업 #가젤기업 #기업생존율 #국가데이터처 #스케일업
이
이강부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수입차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국산차, 사회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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