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안 되면 위축된다"…멕시코·인도네시아·미국, 세 이민자의 생존 기록
멕시코, 인도네시아, 미국 등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세 명의 이민자가 모여 언어 장벽과 정체성 혼란, 그리고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험을 나눈 대화 기록이다.
몸은 한 곳에 머물러도 마음은 지구 반대편에 걸쳐 있는 사람들. 여권의 국적과 마음의 국적이 달라 두 개의 시간대를 동시에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유튜브 채널 '경험이 이렇게 많은데 얘기할 사람이 없어'가 전한 이번 영상에는 멕시코, 인도네시아, 미국 등 각기 다른 환경에서 삶의 터전을 일궈온 세 명의 이민자가 모여 그들의 생존과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대화에는 멕시코에서 4년째 거주하며 최근 영주권을 취득한 코미꼬(김병선), 인도네시아에서 16년간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김성구, 그리고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으로 한국에서 9년째 거주 중인 대니초가 출연했다. 이들은 단순히 여행객으로 머무는 것과 삶의 터전을 옮겨 정착하는 것의 본질적인 차이에 대해 입을 열었다.
"맥도날드에서 해피밀을 못 시켰다"…언어 장벽이 가져온 위축과 분노
이민 생활의 가장 큰 벽으로 꼽힌 것은 단연 '언어'였다. 호주 시드니에서 4년간 거주했던 이용주 진행자는 어린 시절 겪었던 언어의 한계를 회상했다. 그는 당시 아버지가 현지 언어에 서툴러 맥도날드에서 해피밀을 주문하는 과정조차 쉽지 않았던 경험을 떠올렸다. 장난감을 갖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지 못해 결국 햄버거와 음료만 받게 되었던 기억은, 언어 소통이 되지 않을 때 느끼는 무력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코미꼬 역시 페루에서의 경험을 통해 언어 장벽이 주는 심리적 압박을 고백했다. 코이카(KOICA) 활동을 위해 페루 시골 마을에 머물렀던 그는 생존을 위해 스페인어를 익혀야만 했다. 그는 당시 전화 통화조차 제대로 할 수 없어 창문 없는 모텔 방에서 눈물을 흘렸던 순간을 언급했다. 단순히 외로움 때문이 아니라, 성인으로서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음에도 기초적인 의사소통조차 되지 않아 발생하는 '분노' 때문이었다는 설명이다.
언어의 부재는 단순히 소통의 문제를 넘어 삶의 반경을 좁히는 결과로 이어진다. 코미꼬는 언어가 통하지 않으면 위축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새로운 음식이나 환경에 도전하기보다 익숙하고 안전한 곳(예를 들어 맥도날드 같은 패스트푸드점)만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스페인글리시부터 인도네시아어까지, 경계에 선 정체성
이민자들의 정체성은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혼합에서도 나타난다. 대니초는 미국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거주 지역의 특성에 따라 영어와 스페인어가 섞인 '스페인글리시(Spanglish)'를 사용해야 했던 혼란을 털어놓았다. 동양인으로서 겪는 외형적 차이와 언어적 특수성이 결합하며 겪었던 정체성의 혼란은 이민자라면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지점이다.
김성구는 인도네시아에서 16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낸 '유년기 이민자'로서의 삶을 공유했다. 부모님의 사업으로 인해 의지와 상관없이 타국에서 성장해야 했던 그는, 현재 인도네시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며 그 시절의 경험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타국에서 '생존'해야 한다는 공통된 지점에서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삶의 터전으로서의 이민, 그리고 돌아감에 대하여
이들은 이민을 선택한 목적과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코미꼬는 멕시코에서 가족과 함께 새로운 꿈을 꾸기 위해 이민을 선택했으며, 현재는 영주권을 취득하며 정착의 단계를 밟고 있다. 반면 대니초는 미국에서 태어난 이민자로서 한국에 비자로 머물며 '리버스(Reverse) 이민자'의 삶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민은 단순히 거주지를 옮기는 행위를 넘어, 자신의 정체성을 재구성하고 낯선 환경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점이 이번 대화의 핵심이다. 세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두 개의 고향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이민자들의 삶을 통해, '고향'이라는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했다.
출처: 경험이 이렇게 많은데 얘기할 사람이 없어 유튜브 「타국에서 치열하게 살아남아온 사람들의 경험을 들어봤습니다 | 미국 대니 초, 멕시코 코미꼬, 인도네시아 김성구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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