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465개 제품 공개표, 단위·NQ부터 읽어야
정부가 10월 29일 담배 465개 제품의 유해성분 검사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지정기관 검사와 업체 제출 경로, 제품별 시료·단위, NQ와 공개범위를 확인해야 수치를 건강위험 순위로 오독하지 않을 수 있다.
정부가 10월 29일 국내 제조·수입 담배 465개 제품의 품목별 유해성분 검사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누리집에서 제품명과 판매사별 수치를 찾아볼 수 있지만, 숫자가 낮다는 이유로 덜 해로운 제품을 고르는 표는 아니다. 무엇을 검사했고 어떤 단위로 표시했는지부터 확인해야 공개자료의 의미를 제대로 읽을 수 있다.

숫자보다 먼저 볼 것은 배출물과 액상
공개표의 첫 구분은 성분이 아니라 제품 유형이다.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는 사용 중 발생한 배출물을 모아 개비당 함량을 측정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가열한 뒤의 배출물이 아닌 액상 자체를 검사했다. 같은 성분명이 나란히 놓여 있어도 측정한 대상부터 다르다.
식약처가 공개한 표 머리글의 ‘/cig’는 개비당, ‘/g’는 액상 1g당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성분별로 mg·μg·ng가 섞여 있어 질량단위와 분모를 함께 봐야 한다. 질량단위를 하나로 바꿔도 액상과 배출물이라는 차이는 없어지지 않으며, 개비당 값 역시 개인의 몸에 흡수되는 양을 그대로 나타내지는 않는다.
액상형을 액상 자체로 검사한 이유에 대해 정부는 기기와 사용조건에 따라 배출물 성분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액상형 결과를 실제 흡입 배출물 전체의 측정값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배출물 검사 확대를 위한 표준기기와 시험방법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65개 제품, 지정기관 검사 뒤 업체가 제출
자료가 만들어진 경로도 중요하다. 공개표 안내문에 따르면 담배 제조·수입업체가 식약처 지정 시험검사기관에서 검사를 받은 뒤 식약처에 제출한 자료다. ‘정부 공개자료’라는 표현을 ‘정부가 465개 제품을 모두 직접 실험했다’로 바꾸거나, 지정기관 검사를 빼고 ‘제조사 자체측정’으로만 설명하면 자료의 성격이 달라진다.
첫 공개의 범위는 담배유해성관리법 시행일인 2025년 11월 1일 당시 판매 중이던 20개 제조·수입판매업체 제품이다. 정부의 10월 29일 발표에 따르면 궐련 256개, 궐련형 전자담배 104개, 액상형 전자담배 105개가 포함됐다. 이 개수는 이번 공개대상의 구성이며 판매량이나 시장점유율, 흡연자의 노출비중을 뜻하지 않는다.
‘465’는 성분 수가 아니라 제품 수다. 검사성분은 궐련과 궐련형 전자담배 각각 44종, 액상형 전자담배 20종이며 중복을 제외하면 46종이다. 이를 한 제품마다 46종을 모두 검사했다거나 모두 검출됐다는 뜻으로 확대할 수 없다. 담배에 존재하는 모든 화학물질의 목록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 제품 유형 | 공개 제품 수 |
|---|---|
| 궐련 | 256개 |
| 궐련형 전자담배 | 104개 |
| 액상형 전자담배 | 105개 |
| 합계 | 465개 |
담뱃갑과 다른 포집법…NQ는 0이 아니다
담뱃갑에 적힌 니코틴·타르와 공개표의 수치가 달라도 곧바로 함량이 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이번 배출물 검사에는 강화포집법을 적용했고, 기존 담뱃갑 표시는 일반포집법으로 측정했다. 포집방법이 달라 이번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같은 이름의 성분도 시험조건을 확인한 뒤 읽어야 한다.
숫자 대신 적힌 ‘NQ’는 정량한계 미만이라는 표시다. 해당 장비와 시험법으로 정밀하게 수치화할 수 있는 최소 수준보다 낮다는 뜻이지, 성분이 완전히 없거나 값이 0이라는 뜻이 아니다. NQ를 0으로 바꾸어 평균을 내거나, NQ가 많다는 이유로 안전성을 판단하면 원래 자료에 없던 결론을 만드는 셈이다.
빈칸도 NQ와 같은 뜻으로 자동 처리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액상형의 타르 항목이 없는 이유를 배출물이 아니라 액상 자체를 검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이 설명만으로 표의 모든 공란을 같은 의미로 정할 수는 없다. 서로 다른 성분의 질량을 더해 ‘총유해량’을 만드는 방식 역시 이 공개표가 제공하는 지표가 아니다.
| 표기·항목 | 확인되는 뜻 | 뜻하지 않는 것 |
|---|---|---|
| /cig | 궐련·궐련형 배출물의 개비당 함량 | 개인 몸에 그대로 흡수되는 양 |
| /g | 이번 액상형 검사의 액상 1g당 함량 | 가열 후 흡입 배출물의 개비당 양 |
| mg·μg·ng | 성분별 질량 표시 단위 | 단위만 맞추면 제품 간 건강위험 비교 가능 |
| NQ | 정량한계 미만 | 0·성분 완전부재·안전 |
| 빈칸 | 항목별 검사범위·설명을 따로 확인할 부분 | 일괄적으로 0 또는 NQ로 대체 가능 |
| 낮은 특정 성분량 | 정해진 시험조건의 해당 성분 측정결과 | 낮은 질병발생 확률·덜 유해한 제품 인증 |
성분 측정값은 건강위험 순위가 아니다
숫자와 건강위험 사이의 간격은 독립적인 보건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가열담배 관련 성명에서 일부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노출 감소가 제품의 무해함이나 인체 건강위험 감소로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번 한국의 465개 제품을 검증한 성명이 아니라, 성분값을 건강위험으로 바꿔 읽을 때 지켜야 할 해석의 한계다.
WHO의 올해 6월 ‘Tobacco and nicotine’ 자료도 모든 형태의 담배사용이 해로우며 안전한 노출수준은 없다고 밝힌다. 공개표는 정해진 조건에서 측정한 성분정보이지 개인의 질병발생 확률을 계산하는 자료가 아니다. 특정 성분 몇 개만 골라 제품의 건강위험 순위를 매기거나 안전한 제품을 추천하는 근거로 사용할 수 없다.
이번 공개에서 빠진 대상과 앞으로의 계획
공개되지 않은 범위도 남아 있다. 이번 결과는 담뱃잎 유래 니코틴 담배가 대상이며 합성니코틴 담배와 무니코틴 액상형 흡입제품은 제외됐다. 정부는 합성니코틴이 올해 4월 24일 시행된 담배사업법 개정으로 담배 정의에 포함됐다고 설명하고, 2027년부터 검사·공개할 계획을 제시했다. 이번 제외를 현재 담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으면 안 된다.
같은 날 발표된 제1차 담배 유해성 관리 기본계획은 2027~2031년을 대상으로 한다. 성분 사용용도 제출, 불시 현장점검, 신규제품 판매 후 1개월 내 검사의뢰 등은 계획에 담긴 개선방향으로, 새 의무가 이미 시행됐다는 뜻은 아니다. 독자는 공개표에서 제품형·판매사·제품명을 확인한 뒤 성분별 단위와 기호를 읽고, 현재 확인된 결과와 앞으로의 제도개선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참고 자료
- [정부합동] 정부, 국내 판매 담배 465개 제품 유해성분 검사결과 최초 공개 — 식품의약품안전처·정부합동(2026.10.29.)
- 제품별 유해성분 함량 — 식품의약품안전처(2026.10.30. 확인)
- WHO statement on heated tobacco products and the US FDA decision regarding IQOS — 세계보건기구(2020.7.27.)
- Tobacco and nicotine — 세계보건기구(2026.6.26.)
- [정부합동] 백해무익(百害無益)한 ‘담배’...유해성분 검사 확대, 정보 제출 강화 — 식품의약품안전처·정부합동(2026.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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