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밥그릇 뺏으려는 것 아냐"…김성주 이사장, 퇴직연금 참여 이유 밝혀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이 퇴직연금 시장 참여 의사를 밝히며, 이는 민간 금융권과의 경쟁이 아닌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한 모델 구축과 시장 선진화가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이 퇴직연금 시장 진출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는 민간 금융권과의 경쟁이 아닌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한 '모델 구축'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 김성주 이사장은 '경제 읽어주는 남자(김광석TV)' 영상에 출연해 퇴직연금 사업 참여에 대한 견해와 노후 빈곤 문제 해결 방안을 설명했다.
"국민연금만으론 부족한 노후 소득, 퇴직연금의 '연금화'가 핵심"
김성주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노후 빈곤율이 세계 OECD 1위인 원인으로 '연금 제도의 미성숙'을 꼽았다. 국민연금이 점차 성숙하며 빈곤율이 낮아지고 있으나, 국민연금 수령액만으로는 충분한 노후 생활을 영위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보장할 수 있는 노후 소득 수준은 평균적으로 약 70만 원 수준"이라며, "물론 200만 원 이상 받는 사람이 10만 명 넘게 있지만, 전체 수급자 760만 명에 비하면 적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연금의 보험료를 더 올리거나 소득 대체율을 높이는 방식으로는 이러한 부족분을 보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김 이사장은 현재 일시금 형태로 지급되어 목돈으로 끝나는 퇴직연금을 '진짜 연금'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100만 원을 보장하고 퇴직연금이 50만 원을 보장해준다면 총 150만 원의 노후 소득이 확보된다"며, "퇴직연금이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서 작용하도록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10년 전 국회에 있을 때부터 퇴직연금이 연금으로서 작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왔음을 언급했다.
"민간 금융권 밥그릇 뺏는 것 아냐…수익률·수수료 개선 위한 가이드 역할"
국민연금의 퇴직연금 시장 진출에 대해 은행, 보험, 증권사 등 기존 사업자들이 느끼는 우려에 대해서는 "이익을 추구하는 기관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퇴직연금 사업에 참여하더라도 기존 민간 금융사들과 경쟁하며 그들의 이익을 뺏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퇴직연금 시장의 문제점으로 '낮은 수익률과 높은 수수료'를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그동안 퇴직연금이 낮은 수익률과 높은 수수료를 기록한 원인이 제도 탓이 아니라 사업자들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민간 금융기관들이 왜 자유로운 경쟁을 안 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연금이 참여해 초기 모델을 만들면 민간 금융기관이 그 길을 따라오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거대 기금을 운용하며 쌓아온 경험과 인력,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방향을 제시하는 '가이드 역할'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민연금은 공적 기관이기에 수수료를 낮게 책정할 수 있고, 수익률 결과가 좋으면 고객을 뺏길 것이라는 불안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오히려 민간 기업 입장에서는 국민연금이 퇴직연금을 걷어 운영해줌으로써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민국 위상 높아져…글로벌 시장 진출 목표로 상생해야"
김 이사장은 퇴직연금 시장의 지향점으로 호주의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과 같은 글로벌 모델을 언급하며, 국내 시장 내의 소모적인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국민연금과 함께 퇴직연금 시장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선구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국내에서만 경쟁할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연금 본사가 전주에 위치해 해외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높아진 위상을 근거로 답변했다. 김 이사장은 "대한민국이 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운영하고 싶은 이들이 줄을 서 있다"며 "우리가 자금을 받기 위해 뉴욕이나 런던에 가서 '우리 돈 좀 맡아달라'고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글로벌 IB(투자은행) CEO나 자산운용사 CEO들을 만날 때 전주에서 만남을 갖는 사례를 언급하며, "수도나 공항 근처가 아니더라도 국민연금과 거래를 원하는 이들은 충분히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의 오마하(Omaha) 사례를 들어 "인구가 40만 명 정도인 도시에도 일 년에 한 번 투자자 대회가 열려 수만 명이 모이는데, 왜 대한민국은 해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AI 기업 CEO들을 초청할 만큼 위상이 높아졌고, 국민연금이 만나자고 하면 다 만나는 시대"라며 전주 본사 위치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마지막으로 김 이사장은 "퇴직연금 사업 참여 여부는 국회가 법으로 정해줄 일"이라며, "국회가 길을 열어준다면 자본시장 선진화와 제2의 소득보장 수단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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