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오피스 공실 8.2%·서울 A급 3.1%의 차이
한국부동산원이 29일 발표한 2026년 3분기 조사에서 전국 오피스 공실률은 8.2%, 서울은 5.4%였다. 민간조사의 서울 A급 오피스 3.1%와 다른 이유를 조사범위·표본·산식에서 짚었다.
한국부동산원은 29일 ‘2026년 3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를 발표했다. 전국 오피스 공실률은 8.2%, 서울은 5.4%였다. 그런데 일주일 앞서 CBRE코리아가 내놓은 서울 A급 오피스 공실률은 3.1%다. 같은 분기, 같은 도시를 다룬 숫자가 최대 2.3%포인트 벌어진다. 어느 한쪽이 틀린 것이 아니라 조사 대상과 지역 경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상업용 부동산 지표는 숫자만 떼어 읽기보다 ‘무엇을 어디까지 셌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전국 824동과 서울 핵심 A급 자산은 다른 모집단
한국부동산원 조사는 전국의 업무시설과 상가를 정책·시장 통계로 포착하는 표본조사다. 공식 조사개요에 따르면 일반건물 1만2111동 가운데 오피스 824동, 중대형 상가 5761동, 소규모 상가 5526동을 조사한다. 집합상가는 별도로 2만9500호를 살핀다. 오피스 모집단은 건축물대장상 주용도가 업무시설이고 6층 이상인 일반건축물이다. 서울 핵심 업무지구의 초대형 빌딩뿐 아니라 전국 16개 시도의 다양한 업무시설이 범위에 들어간다.
반면 CBRE코리아의 3.1%는 서울 도심권역(CBD), 강남권역(GBD), 여의도권역(YBD)의 A급 오피스 평균이다. CBRE 자료에서 권역별 공실률은 도심 5.1%, 강남 1.0%, 여의도 1.7%였다. 핵심 권역의 고급 자산만 묶은 수치이므로 전국·전 등급을 포괄하는 한국부동산원 수치보다 낮게 나올 수 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 통계 안에서도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5.4%로 전국 8.2%보다 낮다.
두 통계를 함께 보면 시장의 층위가 드러난다. 서울 핵심 권역 A급 빌딩은 낮은 공실을 유지하지만, 전국 단위로 넓히면 지역과 자산 등급에 따른 빈 공간이 평균을 끌어올린다. CBRE는 3분기 서울 A급 오피스 임대료가 전 분기보다 0.4% 올랐고 신규 임대차 면적은 11만7521㎡였다고 집계했다. 한국부동산원도 전국 오피스 임대가격지수가 전 분기 대비 0.1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범위는 달라도 핵심 오피스 수요가 임대료를 지지했다는 방향성은 겹친다.

상가 공실 13.7%, 1층은 6.9%…층을 구분해야
상가 쪽은 전국 일반상가 공실률이 13.7%로 전 분기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중대형 상가는 14.7%, 소규모 상가는 8.7%였다. 구분등기가 된 집합상가는 11.4%로 0.9%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일반상가 1층만 떼면 공실률은 6.9%다. ‘상가 열 곳 중 한 곳 이상이 빈다’는 전국 평균과 길을 걷는 소비자가 보는 1층 풍경이 다를 수 있는 이유다.
한국부동산원은 공실률을 조사 대상의 빈 면적 합계를 임대가능면적 합계로 나눠 산출한다. 전체층을 포괄한 일반상가 공실률과 노출·접근성이 좋은 1층 공실률은 같은 지표가 아니다. 더구나 공실률 조사는 일정 비율 이상 임대 중인 건물을 표본으로 활용하므로 실제 시장 체감보다 낮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부동산원은 안내한다. 따라서 13.7%와 6.9% 중 하나를 대표 숫자로 고르는 대신, 건물 전체의 임대 리스크와 1층 영업면의 체감 리스크를 나눠 봐야 한다.
| 유형 | 공실률 | 분기 투자수익률 | 임대가격지수 전분기 대비 |
|---|---|---|---|
| 오피스 | 8.2% | 1.47% | 0.16% |
| 일반상가 통합 | 13.7% | - | -0.02% |
| 중대형 상가 | 14.7% | 0.78% | 0.01% |
| 소규모 상가 | 8.7% | 0.60% | -0.13% |
| 집합상가 | 11.4% | 1.19% | -0.03% |
오피스 임대료 상승, 상가는 약보합
임대가격지수는 오피스와 상가의 온도 차를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오피스는 전 분기보다 0.16% 올랐지만 상가 통합지수는 0.02% 내렸다. 중대형 상가는 0.01% 올랐으나 소규모 상가와 집합상가는 각각 0.13%, 0.03% 떨어졌다. 전국 평균에서 오피스 임대료 흐름은 플러스였고, 상가 전체는 약보합이었다.
소비 지표도 상가 시장의 배경을 설명한다. 국가데이터처가 9월 30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소매판매는 승용차와 음식료품 판매 감소로 전월보다 1.8% 줄었다. 한 달짜리 소비 지표만으로 분기 상가 공실의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임대가격지수와 투자수익률이 함께 약해진 흐름이 소비 둔화 국면과 맞물렸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
지역별 예외도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서 서울 상가 임대가격지수는 0.43%, 부산은 0.13% 올랐다. 뚝섬은 9.92%, 명동은 4.53%, 광안리는 4.02% 상승해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상권이 전국 평균과 다른 궤적을 보였다. 반대로 세종은 0.28% 하락했다. 전국 평균 하나로 임차 수요를 판단하면 관광상권의 회복과 지방 공실의 누적을 동시에 놓칠 수 있다.
‘수익률’은 월세 수익만 뜻하지 않는다
3분기 투자수익률은 오피스 전국 1.47%, 서울 2.04%였다. 상가는 중대형 0.78%, 소규모 0.60%, 집합상가 1.19%로 집계됐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상가 투자수익률은 중대형 0.33%포인트, 소규모 0.26%포인트, 집합상가 0.11%포인트씩 낮아졌다.
여기서 투자수익률은 임대료에서 비용을 뺀 소득수익률만이 아니다. 한국부동산원은 분기 중 순영업소득을 기초 자산가치로 나눈 소득수익률과, 토지·건물 가격 변동을 반영한 자본수익률을 합산한다. 재산세 등 운영비가 늘거나 자산가치가 내려가면 임대료가 유지돼도 투자수익률은 낮아질 수 있다. 개인 투자자가 자기자본 대비 현금흐름으로 계산하는 수익률과도 개념이 다르다.
임대료의 기준층도 다르다. 부동산원은 오피스 임대료를 업무시설 성격을 반영해 3층부터 최고층까지 평균으로 산정하고, 매장용 부동산은 효율성이 높은 1층 임대료를 기준으로 삼는다. 보증금은 전환율로 월세화하며 관리비와 부가가치세는 제외한다. 오피스와 상가의 ㎡당 임대료를 숫자만으로 직접 비교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번 분기 오피스는 전분기 공실률과 잇지 말아야
한국부동산원은 이번 조사에서 오피스 표본을 전면 재설계하고 권역을 새로 구획했다. 임대가격지수를 제외한 오피스 임대료·투자수익률·공실률은 이전 분기 수치와 직접 연결해 해석하지 말라고 안내했다. 따라서 8.2%를 직전 분기 9.0%와 단순 비교해 ‘공실이 0.8%포인트 줄었다’고 말하면 표본 변화와 실제 시장 변화를 섞게 된다. 이번 수치는 새 표본에서 관측한 3분기 현재 수준으로 보는 것이 안전하다.
투자자와 임차인은 세 가지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첫째, 전국·서울·핵심 권역 중 어느 공간을 말하는지, 둘째 A급 오피스·일반상가·집합상가 등 어떤 자산을 묶었는지, 셋째 표본과 기준층이 전 분기와 같은지다. 공실률 한 줄을 시장 전체의 신호로 읽는 대신 조사 범위를 맞춰 비교해야 자산별 양극화가 보인다.
참고자료
- 2026년 3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 발표 — 한국부동산원, 2026년 10월 29일
- 한국부동산원-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 조사대상·표본·기준시점
- 한국부동산원-통계산출항목 — 공실률·임대료·투자수익률 산식
- Seoul Figures Q3 2026 — CBRE Korea, 2026년 10월 20일
- 2026년 8월 산업활동동향 — 국가데이터처, 2026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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