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6.10.23 (금)
사회

쿠팡 감독서 206건 위반…‘처분’과 ‘혐의’ 갈라 읽기

고용노동부가 22일 쿠팡 계열사 물류센터·배송캠프 감독에서 노동관계법 위반 206건을 적발했다. 사법처리와 과태료는 아직 예정 단계이며, 불법파견과 취업방해 의혹은 법 위반이 확인되지 않았다. 숫자의 법적 단계와 미완료 개선 과제를 분리해 짚었다.

고용노동부가 22일 쿠팡과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쿠팡로지스틱스의 물류센터·배송캠프 등에 대한 기획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적발한 노동관계법 위반은 206건이며 61건은 사법처리, 145건은 과태료 부과를 예정했다. 다만 이 숫자는 확정 판결 206건이 아니라 행정기관의 감독 결과이므로, 위반 유형과 이후 절차를 나눠 읽어야 한다.

물류창고에서 작업자들이 컨베이어로 상자를 옮기고 있다
미국의 한 물류창고에서 작업자들이 컨베이어를 이용해 상자를 옮기고 있다. 기사 속 쿠팡 사업장과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 Pfc. Franklin E. Mercado / 위키미디어 공용(퍼블릭 도메인)

206건 가운데 205건은 산업안전 분야

감독의 중심은 산업안전이었다. 노동부는 지난 3월 16일부터 계열사 물류센터와 배송캠프 105곳을 살폈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205건을 적발했다. 이 중 61건을 사법처리하고 144건에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산업안전 분야 과태료 예정액은 모두 19억6000여만원으로, 감독 대상 한 곳당 평균 1800여만원이라고 노동부는 밝혔다.

나머지 1건은 근로기준 분야다. 회사가 성과향상프로그램(PIP)을 운영하면서 전체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선정 대상, 교육 내용과 기간 등을 취업규칙에 작성·신고하지 않은 사안이다. 노동부는 시정지시와 과태료 부과를 예고했다. 따라서 ‘206건’은 산업안전 위반 205건과 취업규칙 관련 위반 1건을 합친 숫자다.

쿠팡 계열사 기획감독 조치 예정 내역
구분건수주요 내용현재 단계
사법처리61건산재 은폐 정황 2건, 컨베이어·지게차 등 안전조치 59건범죄인지·수사 또는 사법처리 예정
과태료145건산재조사표 미·지연 제출 25건, 건강진단·휴게시설 등 119건, 취업규칙 1건부과 예정
합계206건산업안전 205건, 근로기준 1건행정감독 결과
감독 결과 206건의 조치 예정 경로. 사법처리와 과태료는 확정 판결을 뜻하지 않는다. 자료: 고용노동부, 2026년 10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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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보고 25건, 안전설비 178건

노동부가 확인한 산업안전 위반은 세 갈래다. 첫째, 합의금 지급이나 관리자 면담 뒤 산재요양 신청을 취하하게 한 정황 2건에 대해 범죄인지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둘째, 3일 이상 휴업이 필요한 부상·질병의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하지 않거나 늦게 낸 25건을 적발해 약 1억7000만원의 과태료를 예고했다.

산업재해조사표는 산재보험 신청과 별개의 의무다.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안내에 따르면 사망 또는 3일 이상 휴업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는 발생일부터 1개월 안에 관할 노동관서에 조사표를 제출해야 한다. 근로자가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더라도 사업주의 보고 의무가 없어지지 않는다.

셋째, 산재 은폐·미보고 외 안전보건법 위반 178건이 확인됐다. 컨베이어 비상정지장치와 덮개 등 방호조치 미실시, 지게차와 작업자의 접촉 방지 미흡 등 59건은 범죄인지 후 수사할 계획이다. 야간노동자의 특수건강진단 미실시 10건과 휴게시설 설치·관리 부적정 6건 등을 포함한 119건에는 약 17억8000만원의 과태료가 예정됐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2026년 기술지원규정은 컨베이어 구동부에 가드를 설치하고, 근로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비상정지장치를 두며, 유지보수 때 잠금·표찰 조치를 적용하도록 권고한다. 이번 적발 항목은 물류업에만 특수한 요구가 아니라 회전기계의 끼임·절단 위험을 줄이는 기본 통제와 맞닿아 있다.

2024년 권고 뒤에도 남은 두 과제

이번 감독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 점검이 아니다. 노동부는 2024년 쿠팡로지스틱스 감독 때 제시한 노동자 건강보호 권고의 이행 여부도 확인했다. 차량과 작업자 동선 분리, 물품분류 자동화 설비, 심리상담 프로그램은 이행된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소분류 상차 작업환경 개선과 신형 프레시백 교체, 현행 3회전 배송 방식 개선 등 작업시간 경감 방안은 미완료 과제로 남았다. 노동부는 이를 조속히 끝내도록 재차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쿠팡로지스틱스는 2025년 3월 위탁배송기사 대상 종합건강검진과 8주 맞춤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확대한다고 발표했지만, 건강지원과 작업시간 단축은 서로 대체할 수 없는 별도 과제다.

확인된 위반과 확인되지 않은 의혹

감독 결과에는 법 위반으로 확인되지 않은 사안도 함께 담겼다. PIP 대상자를 선정·운영한 사실은 확인됐지만 이를 통해 해고한 사례는 찾지 못해 해고 제한 위반은 발견되지 않았다. 과거 일부 퇴사자 명단을 채용 참고자료로 활용한 사실은 확인됐으나 다른 회사의 취업을 방해하려 외부에 공유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아 근로기준법상 취업방해 위반은 인정되지 않았다.

불법파견 의혹도 인정되지 않았다. 노동부는 현장과 전산시스템, 배송노동자와 관리자 조사 결과 쿠팡과 쿠팡로지스틱스가 각자 소속 노동자에게 노선과 업무를 배정하고 배송 상품도 나뉘어 있어 실질적 편입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PIP의 대상·목표·기간과 이의제기 절차를 구체화하고, 불법파견 논란을 막기 위한 관리자 교육을 하도록 지도했다.

2020년 사망 사건은 법적 결론과 사실 판단 구분

2020년 10월 대구센터 노동자 사망 사건에 관해 노동부는 당시 대표이사가 고인의 근무기록과 관련해 부적절한 지시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고인은 2021년 2월 교대제 야간근무와 높은 육체적 업무강도의 복합 노출을 이유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다만 노동부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점 등을 들어 불기소 의견으로 공소청에 송치할 계획이며, 추가로 제기된 산재 은폐 의혹 조사는 계속한다고 밝혔다.

쿠팡은 22일 입장문에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적극 조치하고 필요한 사안은 충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대표의 지시에 관한 노동부 발표에는 전직 임원의 일방적 주장으로 관련 수사에서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행정기관의 조사 결과와 회사의 반론이 엇갈리는 부분은 이후 수사와 처분 문서로 확인해야 한다.

다음 성과표는 ‘완료 여부’여야

206건이라는 큰 숫자만 남기면 감독의 실효성을 판단하기 어렵다. 앞으로 공개돼야 할 것은 61건의 수사·송치 결과, 145건의 과태료 최종 부과액과 불복 여부, 시정명령별 완료 기한, 미이행 과제의 재점검 결과다. 105개 사업장 전체의 위반 개선률과 산재 미보고 재발 여부도 같은 기준으로 추적할 필요가 있다.

노동부는 산업재해조사표 작성 가이드라인과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승인 사유를 재해 사업장에 알리는 제도를 2027년 도입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보고 누락을 줄이는 제도 개선은 필요하지만, 이번 감독에서 확인된 방호장치와 건강진단 문제는 이미 현장에서 지켜야 할 기준이다. 감독 발표의 무게는 적발 건수가 아니라 시정 완료와 재발 방지로 증명돼야 한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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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강부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수입차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국산차, 사회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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