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익률 5.2%…이자도 못 번 곳 42.9%
한국은행은 21일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 98만2767곳을 전수 집계한 2025년 연간 기업경영분석을 발표했다. 평균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은 개선됐지만 이자비용이 있는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곳은 42.9%로 늘어, 업종·규모별 회복 격차가 확인됐다.
한국은행은 21일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 98만2767곳을 전수 집계한 ‘2025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2%로 전년보다 높아졌지만, 이자비용이 있는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 곳의 비중은 42.9%로 오히려 소폭 늘었다. 전체 평균의 개선만으로 기업 현장의 체력이 고르게 좋아졌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평균 이익률은 상승, 매출 증가세는 둔화
기업의 성장성부터 보면 속도가 느려졌다. 매출액증가율은 2024년 3.7%에서 2025년 2.4%로 낮아졌다. 총자산증가율은 7.0%에서 7.1%로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전년보다 증가 폭이 줄었고, 자산 규모의 확대는 이어진 셈이다.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의 평균치는 개선됐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6%에서 5.2%로,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4.3%에서 5.2%로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119.9%에서 116.2%로 낮아졌고 차입금의존도도 31.0%에서 30.4%로 내려갔다. 1000원을 팔아 본업에서 남긴 이익이 46원에서 52원으로 늘어난 동시에, 자기자본에 견준 부채 부담도 줄었다는 뜻이다.
| 지표 | 2024년 | 2025년 | 변화 |
|---|---|---|---|
| 매출액증가율 | 3.7 | 2.4 | -1.3 |
| 매출액영업이익률 | 4.6 | 5.2 | +0.6 |
| 매출액세전순이익률 | 4.3 | 5.2 | +0.9 |
| 부채비율 | 119.9 | 116.2 | -3.7 |
| 차입금의존도 | 31.0 | 30.4 | -0.6 |
|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 | 42.8 | 42.9 | +0.1 |
반도체·조선이 끌어올린 평균
평균 이익률 상승은 업종별로 고르게 나타난 결과가 아니었다.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5.1%에서 6.3%로 올랐지만, 전자·영상·통신장비는 8.3%에서 14.0%로 큰 폭 상승했고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도 6.4%에서 11.6%로 높아졌다. 반면 자동차는 5.9%에서 4.3%, 전기장비는 1.2%에서 0.3%, 1차금속은 3.6%에서 2.8%로 떨어졌다.
전자·영상·통신장비를 제외하면 전체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24년과 2025년 모두 4.3%로 같았다. 이 비교는 반도체를 포함한 특정 업종의 호조가 전체 평균을 얼마나 끌어올렸는지 보여준다. 다만 이는 해당 업종을 제외한 모든 기업의 사정이 같았다는 뜻은 아니다. 업종 안에서도 수출 비중, 원가 구조와 기업 규모에 따라 성과가 갈릴 수 있다.
규모별 격차도 뚜렷했다.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5.6%에서 6.7%로 상승했지만 중소기업은 3.0%에서 2.8%로 하락했다. 지난해 매출 1000원당 영업이익으로 바꾸면 대기업은 67원, 중소기업은 28원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는 2.6%포인트에서 3.9%포인트로 확대됐다. 전체 평균 5.2% 하나만으로는 이 차이를 읽어낼 수 없다.
매출 증가율에서도 산업별 온도 차가 컸다. 제조업은 4.6%에서 2.4%로, 비제조업은 2.9%에서 2.3%로 증가세가 둔화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와 기타운송장비 매출은 각각 14.2%, 13.1% 늘었지만 건설업은 7.6% 감소했다. 수익성 개선과 매출 성장 둔화가 동시에 나타난 배경에는 이렇게 서로 다른 업종 흐름이 겹쳐 있다.
42.9%의 분모는 ‘이자비용 있는 기업’
취약 기업을 볼 때는 이자보상비율이 핵심이다. 이 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100% 미만이면 한 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이 그해 이자비용보다 적었다는 의미다. 지난해 분석 대상 가운데 이자비용이 있는 기업은 47만7810곳이었고, 이 가운데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비중은 42.9%였다. 2024년의 42.8%보다 0.1%포인트 높다.
여기서 42.9%를 전체 98만2767개 법인 중 42.9%로 읽으면 안 된다. 이 수치의 분모는 이자비용이 발생한 기업으로 한정된다. 또한 한 해의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부도 상태이거나 여러 해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한 ‘한계기업’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현금 보유액, 자산 매각, 영업외이익과 만기 구조 등은 이 지표 하나에 모두 반영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분포의 양끝이 함께 커졌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자보상비율 500% 이상 기업 비중은 29.4%에서 29.5%로 0.1%포인트 상승했다. 반대로 100% 미만 기업 비중도 0.1%포인트 올랐다. 중간 구간인 100~300%는 20.8%에서 20.7%, 300~500%는 7.0%에서 6.9%로 각각 낮아졌다. 개선 기업과 취약 기업이 동시에 늘어난 모습이다.
부채비율 하락과 취약 기업 증가는 모순이 아니다
부채비율 116.2%와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 42.9%는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다. 부채비율은 금액을 합산한 재무구조의 평균에 가깝고, 42.9%는 조건에 해당하는 기업 수의 비중이다. 자산과 이익 규모가 큰 기업의 실적과 재무구조가 좋아지면 전체 부채비율은 낮아질 수 있다. 동시에 규모가 작은 다수 기업의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에 못 미치면 취약 기업의 수 비중은 올라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통계가 보내는 신호는 ‘기업 체력이 전반적으로 좋아졌다’거나 ‘절반 가까운 기업이 곧 위기에 빠진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하기 어렵다. 반도체와 조선의 회복이 수익성 평균을 높인 반면, 중소기업 수익성과 이자상환 능력의 분포는 개선되지 않았다. 금융기관과 거래 기업은 전체 평균보다 업종·규모별 현금창출력과 차입 만기를 함께 봐야 한다.
정책 판단에서도 같은 구분이 필요하다. 특정 업종의 호조가 설비투자와 고용으로 번지는 경로를 살피는 한편, 건설과 일부 제조업, 중소기업의 비용 부담이 공급망 전반으로 전이되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일률적인 지원보다 정상화 가능성, 생산성, 일시적 유동성 부족 여부를 가려내는 선별 기준이 중요해지는 대목이다.
6월 속보치와 직접 비교는 주의
이번 연간 결과는 국세청 법인세 신고자료 등을 이용한 비금융 영리법인 전수 통계다. 지난 6월 발표된 기업경영분석 속보는 외부감사 대상 법인 3만4456곳을 표본으로 삼았다. 조사 범위와 기업 구성이 다른 만큼 두 자료의 절대 수치를 그대로 연결해 추세를 판단하면 표본 차이를 경기 변화로 오인할 수 있다.
이번 전수 결과의 의미는 평균 수치의 방향보다 그 안의 분포를 함께 확인할 때 선명해진다. 영업이익률 상승과 부채비율 하락은 분명한 개선 신호다. 그러나 매출 증가세 둔화, 중소기업 수익성 하락,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기업 비중의 소폭 상승은 회복의 폭이 좁았음을 보여준다. 다음 통계에서는 반도체·조선의 이익 개선이 다른 업종과 중소기업으로 확산되는지가 핵심 확인 지점이 될 전망이다.
참고자료
- 한국은행, 2025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 2026년 10월 21일.
-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2025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 2026년 10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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