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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6.10.31 (토)
경제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전망에도 "살기 힘들다"는 국민들, 이유는?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가 열리지만, 민간 소비와 고용은 오히려 위축되며 경제 지표와 체감 경기 사이의 극심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전망에도 "살기 힘들다"는 국민들, 이유는?
안경을 쓴 남성이 뉴스 스튜디오 배경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현훈교수의 경제포럼 유튜브 영상 캡처)

대한민국 경제가 지표상으로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수출 실적이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1인당 국민소득(GNI·GDI 등) 역시 4만 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화려한 통계 수치와 달리, 현장에서 체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IMF 시절보다 더 힘들다"는 비명에 가깝다. 경제 지표의 급성장과 서민 경제의 침체 사이에는 거대한 간극이 존재한다.

반도체가 끌어올린 4만 달러, 통계적 착시와 양극화

이현훈교수의 경제포럼이 전한 분석에 따르면, 최근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은 단연 수출이다. 올해 수출은 지난해 7,000억 달러 수준에서 40~50% 가까이 급증하며 1조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영상에서는 현재 수출 실적이 1조 달러를 넘어 1조 1,000억 달러까지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수출 호황은 경제성장률을 견인하며, 재정경제부의 발표대로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진입을 가능케 하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재경부는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4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내년에는 4만 9,000달러, 후년에는 5만 2,000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담대한 전망을 내놓았다.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를 4인 가구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간 소득이 약 3억 원(5,200만 원 × 4인)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다.

그러나 이 수치에는 심각한 '통계적 착시'가 숨어 있다. 이 교수는 1인당 소득이 모든 연령대와 가구를 아우르는 평균값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대다수 국민의 소득 수준이 이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특정 산업의 폭발적 성장이 만들어낸 평균값의 상승은 개인의 삶에 실질적인 온기로 전달되지 않는다. 특히 이번 성장은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액 증가가 실질 GDP를 18.8%나 끌어올린 측면이 크다. 한국은행의 3분기 자료에 따르면 실질 GDP는 전년 동기 대비 3.4% 성장했지만,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 동기 대비 18.8%나 급증했다. 이는 수출 상품의 평균 가격이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인해 크게 높아진 결과로, 수출 기업의 이익이 가계로 흐르지 않는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

실제로 수요 측면의 지표를 살펴보면 경제의 양극화가 뚜렷하다. 한국은행의 3분기 자료에 따르면 실질 GDP는 전년 동기 대비 3.4% 성장했지만, 민간 소비는 전기 대비 0.2% 감소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로도 1.1% 성장에 그쳤다. GDP의 50%를 차지하는 소비가 정체된 것이다. 반면 반도체를 포함한 제조업은 전년 동기 대비 7.0% 성장하며 성장을 주도했다. 반면 서비스업의 경우 전기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2.4% 성장했으나,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은 전기 대비 0.4%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수출과 설비 투자는 뜨겁지만, 서민 경제의 척도인 소비와 서비스업은 차갑게 식어 있는 'K자형'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제조업 성장에도 줄어든 일자리, 청년층의 고용 절벽

성장의 과실이 일자리로 이어지지 않는 점도 체감 경기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제조업 분야의 실질 GDP 성장률은 7%에 달할 정도로 높았지만, 정작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3만 명 감소했다. 건설업 역시 4.5만 명의 취업자가 줄어들며 고용 시장의 침체를 반영했다. 기업들이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설비 투자를 늘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대규모 고용 창출로 연결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청년층의 고용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15세부터 29세 사이의 청년층 고용률은 44%로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으며, 실업률은 5.4%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이 교수는 현재 발표되는 실업률 수치가 실제 청년들이 느끼는 고통을 반영하지 못하는 '허수'라고 지적했다. 대학 졸업 후 원하는 직장을 구하지 못해 아르바이트(파트타임)로 생계를 잇는 청년들이 통계상으로는 '취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청년들이 체감하는 실질 실업률은 통계치인 5.4%보다 2~3배 이상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영업자들의 경영 환경도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GDP 성장률이 높은 것과 대조적으로,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을 포함한 서비스업의 성적표는 부진하다. 특히 편의점이나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는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10월 소비자 동향 조사에 따르면 현재 생활 형편이 좋다고 느끼는 지수는 93으로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으며,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97)과 취업 기회 전망(86), 현재 경기 판단(82) 모두 100 미만에 머물러 국민들의 체감 경기가 얼어붙어 있음을 보여준다. 수출 호황의 온기가 골목상권으로 흐르지 못하고 대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에 갇혀 있는 셈이다. 실제로 10월 중소기업 경기 전망(BSI)은 제조업 83.3, 비제조업 81.3으로 나타나 기업들의 어려움을 뒷받침했다.

단기적 반등과 장기적 하락 추세의 혼동을 경계해야

현재의 고성장이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지금의 경제 상황을 '단기적인 경기적 반등'과 '장기적인 성장률 하락 추세'로 구분해 설명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GDP 성장률이 튀어 오른 것이지,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잠재성장률이 다시 상승 궤도에 오른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인구 고령화와 생산성 저하로 인해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반도체 수출이 이 추세를 일시적으로 방어하고는 있지만, 구조적인 저성장 기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현재의 지표상 호황에 안주하기보다는 성장의 과실이 가계와 중소기업, 자영업자에게 골고루 분배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드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남았다.

출처: 이현훈교수의 경제포럼 유튜브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 그런데... 왜 나는 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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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트렌드경제신문 · 기자

트렌드경제신문에서 경제 분야를 주로 취재합니다. 기업소식, 금융 기사도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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