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농사 안 지으면 위험"…농지법 위반 의심 27% 분류에 농지은행 수탁 폭증
안경을 쓴 남성이 마이크 앞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전국 농지를 대상으로 진행된 전수조사 결과, 조사 대상의 상당수가 농지법 위반 의심 대상으로 분류되면서 농지 소유자들의 움직임이 급변하고 있다. 정부의 정밀 조사와 함께 위반 신고 포상금이 대폭 상향되면서, 불법 농지 임대차 등을 신고하려는 움직임과 함께 농지를 제도권 내로 편입시키려는 수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위반 의심 농지 27% 분류…신고 포상금 1,500만 원으로 10배 상향
절세미남_세무사tv이성호 영상에 따르면, 최근 실시된 농지 전수조사 결과 1,013만 필지를 조사한 결과 약 27%에 해당하는 284만 필지가 농지법 위반 의심 농지로 분류됐다. 가장 많은 불법 사유는 불법 임대차(21% 이상)였으며, 무단 휴경과 불법 전용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전북 진안군의 경우 1단계 기본조사 대상인 5,174필지 중 무려 3만 2,000필지가 심층조사 대상으로 분류될 만큼 지역별로 구체적인 조사가 진행 중이다.
정부는 이러한 위반 의심 농지를 대상으로 현장 심층 조사를 진행한다. 특히 농지조사 및 제도 개선을 전담할 '농지조사과'를 9월 중 신설하여 14명 규모의 인력이 전수조사 집행과 제도 개선을 직접 담당할 예정이다. 조사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서면 위주의 조사에서 벗어나 드론 영상과 AI 분석 기술, 위성 데이터를 활용해 농지 이용 형태 변화나 불법 건축물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정밀 조사가 병행된다. 캠코와 한국농촌공사는 드론 영상과 AI 분석 기술을 통해 연도별 항공 영상을 비교하며 불법 용도 변경 여부를 파악할 계획이다.
신고 포상금 제도도 대폭 강화됐다. 농지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위반 신고 포상금의 연간 상한액이 기존 150만 원에서 1,500만 원으로 10배가량 늘어났다. 과거에는 처벌 단계까지 가야 포상금이 지급됐으나, 앞으로는 행정 처분이 확정된 경우에도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범위가 넓어졌다. 불법 농지 임대차 역시 신고 포상 대상에 포함되어 국민에 의한 상시 감시 체계가 강화될 전망이다. 영상에서는 농촌 지역의 특성상 인근 주민들이 실제 경작 여부를 가장 잘 알고 있는 만큼, 높아진 포상금이 국민에 의한 상시 감시를 유도하는 단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지은행 임대수탁 계약 77.5% 급증…"제도권 안으로 편입"
조사 결과 발표 이후 농지 소유자들은 이행강제금 등 행정 처분에 대비하기 위해 농지은행을 통한 임대수탁 계약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영상에 따르면 올해 5월 18일부터 7월 31일까지 농지은행에 접수된 위탁 계약 건수는 전년 동기 1만 4,000건에서 올해 2만 5,000건으로 77.5% 증가했다. 면적 기준으로는 4,590헥타르에서 8,480헥타르로 84.9% 급증했다. 단 두 달 반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수치상으로 큰 폭의 증가세가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농지 소유자들이 불법 임대차 위험을 피하기 위해 기존의 사적 임대차 관계를 농지은행을 통해 양성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농지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임대수탁 신청의 약 90%가 기존 임차인과 함께 신청하는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토지 소유자가 임의로 신청하기보다 이미 농사를 짓고 있는 소작인과 함께 신청함으로써, 기존의 사적 관계를 국가가 관리하는 제도권 안으로 옮기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정부의 목적 또한 농지를 임의로 처분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권 안에서 농지가 목적에 맞게 이용되도록 관리하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8년 자경농지 양도세 감면 개편 논의…'경자(耕者) 경영'으로 전환
농지 정책의 무게중심도 '직접 경작 여부'에서 '농지의 목적에 맞는 적절한 이용'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24년 기준 65세 이상 농업 경영주 비중이 약 69.7%에 달하고, 주요 농작업의 60~80%가 타인에게 위탁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단순히 농기계를 직접 움직이는 '경자(耕者) 경영'보다는 실제 농업 생산을 책임지는 '경영' 중심의 정책, 즉 '경자(耕者) 경영'으로의 전환이 논의되고 있다.
이에 따라 8년 자경농지 양도소득세 감면 규정에 대한 개편안도 국회와 농림축산식품부 TF 등에서 논의 중이다. 현재는 8년을 채우지 못하면 감면 혜택이 아예 없지만, 향후에는 실제 경작 기간에 비례하여 감면액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한 농지은행에 10년 이상 위탁하는 경우 등 객관적인 이용 상태를 세제 혜택에 반영하자는 제안과, 경작 기간을 8년, 12년, 16년, 20년 등으로 세분화해 혜택을 차등화하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이는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성실한 경작을 유인하기 위한 취지다.
다만, 영상에서는 이러한 세제 개편안들이 아직 확정된 법률이 아니라는 점을 명시했다. 2026년 9월 7일 현재, 8년 자경농지 양도세 감면 폐지·개편안과 농지종합 DB 구축, 농지관리전담기구 신설 등은 국회와 농특위, TF에서 논의 중인 사안이다. 따라서 감면 혜택 폐지를 우려해 성급하게 농지를 처분하는 등의 판단은 주의가 필요하며, 향후 입법 과정에서 내용이 변경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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